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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 산내면의 한 폐병원이 유튜버들의 흉가체험장으로 전락해 주민들이 극심한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경주시 산내면의 한 폐병원이 유튜버들의 흉가체험장으로 전락해 주민들이 극심한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 경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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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경주시 산내면의 한 폐병원이 유튜버들의 흉가체험장으로 전락해 주민들이 극심한 피해를 호소하고 있지만 행정과 치안의 손길이 미치지 못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민간 소유의 폐건물이라는 이유에서다.

"들어오지 말라 했다가 욕설·폭언 들어"

이곳 폐병원은 지난 2005년 건립된 요양병원이다. 6만6600여㎡ 부지에 건물 2동 규모로 내과·신경과·정신과·가정의학과·병리과 등이 개원했다. 또 병상 214개, 장례식장을 갖춰 건립 당시만 해도 주민들의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경영난으로 인해 개원 후 9개월 만에 문을 닫은 뒤로 현재까지 십수년째 방치되고 있다.
      
문제는 수년 전부터 유튜버들의 야간 흉가체험 영상이 올라오면서 소위 이들이 말하는 '명소'로 부상했다. 그러면서 흉가체험 영상을 찍으려는 유튜버들이 야간에 수없이 몰려들자 주민들의 피해가 점점 커지고 있다.

이곳 주민들에 따르면 폐병원 건물은 층층마다 유리창이 깨진 채 방치됐고, 각종 쓰레기와 함께 노숙의 흔적도 있다고 했다. 범죄와 연관된 중대한 사건이 발생할 우려도 크다는 것이 주민들의 설명이다.

또 주민들은 저녁부터 새벽녘까지 콘텐츠를 찍기 위해 많은 차들이 이곳을 찾으며 자동차 불빛과 소음으로 인해 밤잠을 설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특히 출입을 못하게 막으면 유튜버들이 폭언과 협박 등을 일삼아 주민들은 위협감마저 들고 있다고 호소했다.

폐병원 인근의 한 주민은 "젊은 사람들로부터 평생 듣지도 못할 정도의 심한 욕설을 많이 들었다. 밤늦게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사유지니 들어갈 수 없다고 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욕설과 폭언, 협박이었다"면서 "수차례 경찰에 신고했지만, 거리가 멀어 출동에 걸리는 시간도 오래 걸리고, 사유지라 경찰이 오더라도 문제를 해결할 수 없었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실제 병원 입구에는 출입을 금지하는 폴리스라인이 설치돼 있었지만, 유튜버들에 의해 손상된 것으로 보였다. 손상된 폴리스라인과 출입금지 현수막 외에는 유튜버들의 출입을 통제하기 위한 행정과 치안의 제기능은 찾아볼 수 없었다.
 
폐병원으로 가는 길목에 설치된 출입금지 현수막 안내문.
 폐병원으로 가는 길목에 설치된 출입금지 현수막 안내문.
ⓒ 경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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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 산내면의 한 폐병원이 유튜버들의 흉가체험장으로 전락해 주민들이 극심한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경주시 산내면의 한 폐병원이 유튜버들의 흉가체험장으로 전락해 주민들이 극심한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 경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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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경주시 "사유지라 제재 어려워"

경주경찰서 산내파출소 관계자는 "유튜버들에게 사유지에서 나오라고 해도 나오지 않고, 또 법적으로 명확하게 제재할 수 없어 어려움이 많다"고 했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서 주민들은 경주시로 민원을 제기했지만 해답을 찾지는 못하고 있다. 경주시는 해당 장소가 사유지라 행정적으로 민원 대응이 어렵다는 답변만하고 있다는 것이다.

주민 A씨는 "인근 마을에는 나이 많은 노인들 밖에 없어 젊은 사람들을 막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오토바이와 자동차 소음에 잠조차 잘 수도 없는 생활을 언제까지 해야할 지 모른 채 고통 속에 살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주민 B씨는 "외부 차들이 들어오지 못하게 입구를 막아버리고 싶지만, 농사짓는 경운기도 지나는 자리라 함부로 막지도 못한다"며 "사유지라서 아무런 조치를 못한다는 말만 돌아올 뿐인 상황에서 폐병원 내 흉악한 사건사고라도 나면 어떻게 할 것인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서야 산내면사무소에서 출입금지를 안내하는 현수막을 내걸었지만 흉가체험은 여전해 우려가 앞선다"며 발 빠른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덧붙이는 글 | 경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태그:#경주, #유튜버, #폐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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