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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19일 오후 제주시 김만덕기념관에서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이 자신의 신간 '권력과 안보-문재인 정부 국방비사와 천공 의혹' 북콘서트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2월 19일 오후 제주시 김만덕기념관에서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이 자신의 신간 '권력과 안보-문재인 정부 국방비사와 천공 의혹' 북콘서트를 진행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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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술인 '천공'이 윤석열 대통령의 새 관저 선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의 저서 <권력과 안보 : 문재인 정부 국방비사와 천공 의혹>에 대해 국방부가 판매금지가처분을 신청했다.

국방부 법무관리관실 관계자는 지난 3일(금) 판매금지가처분 신청서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현재 국군방첩사령부(아래 방첩사)는 부 전 대변인이 위 책을 통해 군사기밀을 유출한 혐의(군사기밀보호법 위반)가 있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방첩사가 부 전 대변인을 기소할 경우 재판이 군사법원에서 진행될 것으로 보이지만, 책에 대한 판매금지가처분 여부는 민간법원을 통해야 한다.

국방부 측은 가처분 신청 직전 부 전 대변인 측에 군사기밀에 해당할 만한 내용을 삭제해줄 것을 요청했다. 출판사 관계자는 "지난주 국방부 법무관리관실에서 찾아와 몇몇 내용을 삭제해서 재출간을 하면 가처분 신청을 안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면서 "삭제 요청했던 부분은 주로 한미 안보협의회(SCM) 관련 내용으로, 양이 꽤 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국방부가 문제를 삼고 있는 부분은 이미 당시에 언론을 통해 보도가 나왔던 내용으로 특별히 비밀이라고 할 수 없다는 것이 저자인 부승찬 박사의 입장"이라며 "지난 금요일(3일) 최종적으로 삭제 거부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결국 부 전 대변인 측에서 삭제를 거부한 당일 바로 국방부는 판매금지가처분을 신청한 것이다.

판매금지 여부에 대한 법원의 판단은 다른 가처분 사건과 달리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와 출판사 양측 취재를 종합하면, 현재 국방부가 가처분신청서를 내기는 했지만 일부 내용을 보정 및 보강할 뜻을 밝힌 상태다.

국방부의 '10개월 늦은 보안서약서' 요청 시점은 책 출판 직후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의 책 <권력과 안보> 표지.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의 책 <권력과 안보> 표지.
ⓒ 해요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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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국방부는 부승찬 전 대변인이 대변인직을 사임하고 퇴직한 지 10개월 뒤에야 뒤늦게 보안서약서를 써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월 7일 국방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부 전 대변인에게 경황이 없어서 받지를 못했다며 퇴직자용 보안서약서를 지난해 4월 퇴직 날짜에 맞춰서 써달라고 요청했다. 2월 7일은 부 전 대변인의 책이 출판되고 용산 대통령실이 그를 형사고발(2월 3일)한 직후다.

부 전 대변인은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퇴직한 지가 언제인데 이제 와서 보안서약서를, 그것도 퇴직날짜에 맞춰서 써달라는 것이 황당해서 거부했다"면서 "그로부터 약 2주가 지난 2월 23일 방첩사의 압수수색이 들어왔다"고 말했다. 그는 "오는 금요일(3월 10일) 방첩사에서 조사를 받기로 했다"면서 "군사기밀 유출로 나를 엮으려고 하지만, 이는 명백히 천공 관련 정권의 역린을 건드린 대가"라고 말했다.

부 전 대변인은 국방부가 이번에 판매금지가처분 신청을 한 회고록 <권력과 안보 : 문재인 정부 국방비사와 천공 의혹>을 통해 지난해 3월 대통령실을 용산으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천공이 한남동 육군참모총장 공관과 국방부 영내 육군서울사무소를 다녀갔다는 말을 남영신 당시 육군총장으로부터 들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통령실은 즉각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하면서 부 전 대변인을 비롯한 기자 개인을 명예훼손 혐의로 형사고발했다. 이후 방첩사가 나서 민간인 신분의 부 전 대변인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 해 논란이 커진 상황이다.

[관련 기사]
[단독] 군 방첩사, '천공 의혹' 부승찬 전 대변인 집 압수수색 https://omn.kr/22uiy
부승찬 전 대변인 인터뷰 "내가 아니라 천공을 수사해야" https://omn.kr/22mdt

태그:#천공, #부승찬, #국방부, #방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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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선임기자. 정신차리고 보니 기자 생활 20년이 훌쩍 넘었다. 언제쯤 세상이 좀 수월해질랑가.

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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