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첫 방영된 SBS '모범택시2'의 한 장면

지난 17일 첫 방영된 SBS '모범택시2'의 한 장면 ⓒ SBS

 
"5283 운행 시작합니다."

지난 2021년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SBS 금토드라마 <모범택시>가 시즌2로 돌아왔다. 지난 17일 오후 첫 방영된 <모범택시2>는 전작에 이어 이제훈, 김의성, 표예진, 장혁진, 배유람 등 기존 무지개운수 식구들이 다시 모이면서 틀을 마련했다. 법이 제대로 심판하지 못하는 집단, 법망을 교묘히 빠져나가는 불법의 온상을 뿌리 뽑는 사적 복수 대행 업체라는 독특한 소재로 <모범택시>는 시청자들의 든든한 지지를 받았다.

​당연히 시즌2에 대한 기대, 갈망이 컸고 2년만의 후속편은 방영 즉시 곳곳에서 환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모범택시2>는 첫회부터 긴장감과 궁금증, 그리고 약간의 유머를 곁들이면서 공권력이 미치지 못하는 부정의 그늘에 다시 한번 이들이 발을 내딛은 것이다. 

​군더더기 없는 이야기 구성과 박진감 있는 전개, 초반부터 시선을 잡아 끄는 자동차 스턴트 액션이 등장하면서 <모범택시2>는 실패를 모르는 SBS 금토드라마의 계보를 확실하게 써 내러가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바다 건너 해외, 베트남으로 악당들을 손봐주기 위해 무지개운수의 모범 운전사 김도기(이제훈 분)가 위험한 불구덩이 속으로 혼자 뛰어들었다.  

정의가 실종된 사회, 전화 한통이면 OK
 
 지난 17일 첫 방영된 SBS '모범택시2'의 한 장면

지난 17일 첫 방영된 SBS '모범택시2'의 한 장면 ⓒ SBS

 
<모범택시2>의 이야기는 지금으로부터 2년 전 무지개 운수의 해산 무렵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더 이상 동료들이 다치는 걸 볼 수 없었던 장성철 대표(김의성 분)는 멤버들을 각자의 위치로 되돌려 보내고 홀로 경찰에 체포되었다. 그리고 1년이 지난 어느날, 경찰이 된 안고은(표예진 분), 다시 회사의 연구원으로 일하는 최주임(장혁진 분), 온하준(신재하 분)등은 여전히 무지개 운수를 그리워하고 있었다.  

유일하게 장대표의 곁에 남은 김도기는 그 무렵 반성하지 않는 불법공유방 범죄자들에게 참교육을 시켜주고자 교도소에 위장 잠입하는 대담한 움직임을 보인다. 죄수 호송 버스가 갑작스런 사고로 뒤집힌 순간 그들을 자신의 택시에 태워 탈옥시킨 김도기는 수면제가 든 드링크를 마시게 만들었고 결과적으로는 교도관 폭행과 무기 탈취 등의 혐의를 씌워 더욱 엄중한 처벌을 받게끔 만들었다.  

그러던 중 모두가 떠난 무지개운수에는 새로운 사건 의뢰가 접수되었다. 해외 취업 나간 아들의 연락이 끊어지면서 이를 찾아 나선 아버지의 애타는 사연이 그것이었다. 경찰에도 신고했지만 20세가 넘은 성인이라는 이유로 단순 가출 등으로 취급되자 아버지는 생업도 포기하면서 백방으로 아들의 행방을 쫒고 있었다.  

베트남 불법 도박 작업장에 뛰어든 김도기
 
 지난 17일 첫 방영된 SBS '모범택시2'의 한 장면

지난 17일 첫 방영된 SBS '모범택시2'의 한 장면 ⓒ SBS

 
국제 우편으로 도착한 아들의 유서 같은 편지에는 숨겨진 메시지가 있었다. 바로 모스 부호임을 직감한 김도기는 이를 해독해 "살려주세요"라는 문장을 찾는 데 성공했다. 이와 더불어 해외 위장 취업 공고의 흔적을 쫒아간 그는 직접 지원서를 내고 베트남으로 신분을 숨긴 채 위험한 조사에 돌입했다.  

​예상대로 취업 희망자들과 함께 현지 조직원들에게 납치된 김도기는 불법 작업장에 손발이 꽁꽁 묶인 채 감금되고 말았다. IT 전공 청년들을 협박해 도박 게임을 만들어 돈을 긁어 모으는 것이 그곳의 주된 일이었다. 협박, 폭행 등 상상을 초월하는 현장을 목격한 김도기는 과연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그런가 하면 무지개운수 옛 동료들은 뭔가 심상찮은 낌새를 갖고 독자적으로 조사에 들어갔다. 아들을 찾는 전단지 내용과 관련해 현재 장대표와 김도기가 움직이고 있음을 직감했다. 한편 시즌1 당시 보이스피싱 조직책의 두목이었던 림복자(심소영 분)는 왕따오지라는 위장 신분으로 자신을 속였던 김도기를 향한 복수의 칼날을 갈고 있었다.

있어서는 안 되는 일... 그럼에도 응원하는 이유
 
 지난 17일 첫 방영된 SBS '모범택시2'

지난 17일 첫 방영된 SBS '모범택시2' ⓒ SBS

 
<모범택시> 시즌1이 큰 사랑을 받았던 건 사회의 악을 향한 통쾌한 심판 덕분이었다. 법, 공권력이 할 수 없는 단죄를 무지개운수라는 사적 복수 대행 업체의 손을 빌려 처벌한다는, 현실에선 상상할 수 없는 방법이 활용되면서 많은 시청자들에게 통쾌함을 만끽할 수 있게 해줬다.  

실제 존재했던 사건들의 절묘한 각색은 보는 이들의 공감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영화나 드라마 등 어디서 본 것 같은 익숙한 이야기들임에도 불구하고 설득력 있게 다가온 건 이러한 이유에서 비롯되었다. 드라마 속 질주하는 자동차들 마냥 속도감 있는 전개와 때론 코믹한 상황 설정으로 완급조절도 무난히 할 만큼 <모범택시>는 오락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담당해줬다.  

이와 같은 시즌1의 기조는 시즌2 첫회에서도 변함 없었다. 가슴을 뛰게 하는 신시사이저 사운드의 BGM과 록 음악으로 채운 삽입곡들은 이 드라마가 지닌 주제를 적절히 표현해준다. 확실한 캐릭터를 구축했던 시즌1 인물들이 대부분 복귀하면서 더욱 끈끈해진 케미는 <모범택시2>의 본방 사수 의지를 키워주는 발화점이기도 하다.  
 
 지난 17일 첫 방영된 SBS '모범택시2'의 한 장면

지난 17일 첫 방영된 SBS '모범택시2'의 한 장면 ⓒ SBS

 
어찌보면 현실 속 냉정한 가슴으로 판단해보면 분명 잘못되고 위험한 행동들의 연속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라마 속 무지개운수 사람들의 고군분투는 충분한 당위성을 부여 받으며 극의 주제인 '악에 대한 응징'의 면죄부가 되었다. 이러한 기조는 시즌2에도 여전히 계속된다. 본 방송에 앞서 지난 16일 방영된 <모범택시 리턴즈>에 출연한 무지개운수 식구들 중 한 명인 배우 김의성은 드라마의 의미를 이렇게 표현했다.  

​"실제로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있어서도 안 되는 일들이지만... 드라마에서라도 속 시원하게 악을 응징하는 모습을 보여드림으로써 힘과 기쁨이 되는 멋진 판타지다."  

앞선 시즌 1이 드라마 방영 막판 작가 교체의 진통 속에 이야기의 혼선을 빚는 옥의 티를 남겼지만 시즌2는 이를 의식이라도 하듯 하차했던 오상호 작가가 복귀했고 탄탄한 준비로 모든 촬영을 끝마친 상태다. 엔진 가동을 위해 열쇠를 꽂은 자동차들마냥 <모범택시2>는 첫회 시작 부터 힘차게 가속 페달을 밟기 시작했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in.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모범택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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