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국민의힘 김기현·천하람·안철수·황교안 당대표 후보가 13일 제주도 제주시 퍼시픽호텔에서 열린 '힘내라! 대한민국 - 제3차 전당대회 제주 합동연설회'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며 자리에 앉아 있다.
 국민의힘 김기현·천하람·안철수·황교안 당대표 후보가 13일 제주도 제주시 퍼시픽호텔에서 열린 '힘내라! 대한민국 - 제3차 전당대회 제주 합동연설회'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며 자리에 앉아 있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대통령 탄핵 언급하는 정신 상태의 당대표, 총선 이길 수 없다." - 안철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우리는 대통령과 부부 관계... 별거 관계 아니다." -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집권 여당의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의 막이 본격적으로 오르면서 당대표 후보자간 설전도 뜨거워지고 있다. 전당대회 본경선에 진출한 후보자들의 첫 합동연설회에서, 김기현·안철수·천하람·황교안 네 후보는 각자 분명한 메시지 차이를 보였다.

특히 '친윤(윤석열 대통령)'과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의 지원을 받고 있는 김기현 후보가 집중 견제를 받았다. 반면, 김기현 후보를 위시한 친윤 성향의 최고위원·청년최고위원 후보들은 '당정 분리'를 비판하며 당과 정부, 대통령실의 일체감을 강조하고 나섰다.

[안철수] "힘 빌려 줄 세우기하는 당대표로는 총선 이길 수 없다"
 
국민의힘 안철수 당대표 후보가 13일 제주도 제주시 퍼시픽호텔에서 열린 '힘내라! 대한민국 - 제3차 전당대회 제주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국민의힘 안철수 당대표 후보가 13일 제주도 제주시 퍼시픽호텔에서 열린 '힘내라! 대한민국 - 제3차 전당대회 제주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당대표 후보 중 첫 연설자로 무대에 오른 안철수 후보는 "당 혁신을 위해 저부터 내려놓겠다고 약속했다"라며 "제 출마 지역도 전적으로 당에 맡기겠다고 약속했다. 당이 원한다면 이곳 제주도 좋다"라고 외쳤다. "수도권 험지보다 어렵더라도 기쁘게 출마하겠다"라며 "이런 도전 할 수 있는 당대표 누구겠느냐? 당을 위해 몸 던질 당대표 누구겠느냐?"라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동시에 안 후보는 "정권교체 과정에서 저 안철수가 했던 일들, 기억해주시라"라며 "4.7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 몸을 던져서 정권교체의 물꼬를 텄다. 대선후보 단일화를 통해 0.73%p 기적의 승리로 정권교체를 이루는 데 기여했다"라고 자평했다. "이제 저는 건강한 보수주의자로서 국민의힘에 완전히 뿌리를 내렸다"라는 주장을 폈다.

이어 그는 "어떤 당대표를 원하시느냐?"라며 "줏대 없이 이리저리 끌려 다니는 당대표, 힘 빌려 줄 세우기 시키고 혼자 힘으로는 설 수 없는 당대표, 이런 당대표로는 총선에서 이길 수 없다"라고 꼬집었다. "당대표 후보가 대통령 탄핵을 언급하는 정신 상태라면, 이런 실수를 또 계속 반복한다면, 이런 당대표로는 결코 총선에서 이길 수 없다"라고도 강조했다. 실명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경쟁자인 김기현 후보를 저격하고 나선 셈이다.

또한 "이번 전당대회는 안철수와 김기현 두 사람 중 하나를 선택하는 선거"라며 "국민과 당원이 우리 둘 중에 누가 더 당대표 적임자인지를 판단할 수 있도록 저와 김기현 후보는 더 많은 토론으로 경쟁해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김기현 후보와의 일대일 구도를 내세우며 별도의 양자토론을 제안한 것이다.

[김기현] "당정분리하려면 야당해야... 당은 대통령과 공조하는 부부관계"
 
국민의힘 김기현 당대표 후보가 13일 제주도 제주시 퍼시픽호텔에서 열린 '힘내라! 대한민국 - 제3차 전당대회 제주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국민의힘 김기현 당대표 후보가 13일 제주도 제주시 퍼시픽호텔에서 열린 '힘내라! 대한민국 - 제3차 전당대회 제주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반면 마지막 주자로 나선 김기현 후보는 본인이 당의 화합을 만들어낼 적임자라고 주장했다. 그는 "당내 여러 가지 분란이 있었다"라며 "당대표의 가출사건, 당의 엄청난 혼란이 있을 때 제 자존심 다 버리고 그야말로 정말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그리고 뚝심을 가지고 우리 당대표와 우리 대선후보의 화합을 잘 만들어내서 대선 승리를 이끌었다"라고 이야기했다. 천하람 후보를 지원하며 친윤을 비판하고 있는 이준석 전 대표를 꼬집은 것.

그는 "당을 안정시켜야 한다"라며 "몇 달 전까지 여러분 기억하시느냐? 당내 지도부의 불협화음이 생겨서 난리법석이 났다"라고 강조했다. "지지율이 폭락했다. 그 후유증이 지금도 남아있다"라며 "그래서 이번에 임시 전당대회 성격의 전당대회를 하는 거다. 그렇다면 이번에 뽑는 당대표가 또 이런 불협화음을 일으키면 되겠느냐?"라고도 따져 물었다.

김 후보는 "정통보수 뿌리를 무려 20년간 입당한 이후로 지금까지 지켜온 사람"이라고 자평했다. 또한 "성과를 만들어 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 대통령과 손발이 맞아야 될 거 아닌가?"라고 말했다. "대통령과 자꾸 어긋난 길로 가고, 당정분리라고 하면서 당 지도부가 대통령을 견제해야 된다고 하면 우리가 왜 여당을 하느냐? 야당을 해야지"라는 주장이었다.

이어 "여당은 대통령하고 당정협의를 하면서 긴밀히 공조하고 협력하는 거 아닌가?"라며 "우리는 대통령과 공조와 협력을 해야 하는 부부관계인 것이지, 서로 따로 떼서 사는, 별거하는 관계가 아니다"라고도 언급했다. 

정책에 집중한 천하람, 세 후보 모두 비난한 황교안
 
국민의힘 천하람 당대표 후보가 13일 제주도 제주시 퍼시픽호텔에서 열린 '힘내라! 대한민국 - 제3차 전당대회 제주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국민의힘 천하람 당대표 후보가 13일 제주도 제주시 퍼시픽호텔에서 열린 '힘내라! 대한민국 - 제3차 전당대회 제주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천하람 후보는 난방비 문제를 언급하며, 제주 지역 도시가스 보급률을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했다. 사전에 언론에 배포한 연설문에는 당내 친윤 세력을 비판하는 메시지가 일부 포함돼 있었으나, 실제 무대 위에서는 정책에 온전히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황교안 후보는 '모두까기' 전략을 택했다. 본인을 제외한 나머지 세 후보를 모두 비난하고 나선 것이다. 황 후보는 우선 천하람 후보가 과거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 "평가할만한 대통령은 아니다"라고 말한 점을 지적하며 꼬집었다. 이어 온라인 커뮤니티의 일부 지지자들이 만든 '천하람 찍어야 자유로운 정치 발언 지킨다' 포스터를 비판하며 "우리 당의 정체성과는 차이가 많이 있지 않느냐?"라고 따져 물었다.

또한 안철수 후보를 향해서는 "다 아시는것처럼 새정치민주연합, 또 국민의당, 바른미래당, 여러 당을 많이 만들었지만 자신이 만든 당마다 다 망가뜨렸다"라며 "그리고 다시 우리 국민의힘으로 들어왔다. 그래서 제가 뻐꾸기라고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기현 후보에 대해서는 "보수는 깨끗해야 하는데 요즘 KTX 울산역세권 연결도로 관련된 의혹이 제보되고 있잖느냐"라며 "이거 제대로 해명해야 된다. 만약 잘못되면 우리가 이재명처럼 되는 것"이라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황교안 당대표 후보가 13일 제주도 제주시 퍼시픽호텔에서 열린 '힘내라! 대한민국 - 제3차 전당대회 제주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국민의힘 황교안 당대표 후보가 13일 제주도 제주시 퍼시픽호텔에서 열린 '힘내라! 대한민국 - 제3차 전당대회 제주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친윤-비윤 후보들 사이 설전도... 김기현은 세 후보에게 손 내밀어
 

최고위원과 청년 최고위원 후보들 사이에서도 이처럼 계파간 견제구가 오갔다. 장예찬 청년최고위원 후보는 "당 지도부가 자기 정치한다고 윤석열 대통령 흔들고, 당원권도 정지된 전직 대표 뒤나 졸졸 따라다니고, 윤석열 정부 일 못하게 막아버리면, 민간공항도 미디어특구도 미래산업도 뭐 하나 제주에 들어오겠느냐?"라고 이준석계를 직격했다.

장 후보는 "지금 같은 상황에서 '당정분리'는 정치를 모르는 철부지들의 말장난에 불과하다"라며 "확실한 당정일체로 대통령과 정부와 당이 하나 돼서 제주를 미디어와 미래, 꿈의 도시로 만들겠다"라고도 주장했다.

친윤 성향 후보들의 메시지는 "우리 당내에서 내부총질이 나온다면 그것은 있을 수 없는 해당행위"(조수진 최고위원 후보), "아주 튼튼한 당정 관계를 끌고 갈 수 있는 적임자"(김병민 최고위원 후보) 등 대동소이했다.

반면 김용태 최고위원 후보는 "이 자리에 후보로 나와 계신 지난 지도부의 몇몇 최고위원들은 권력과 야합해 당원과 국민들께서 뽑아주신 최고위원직을 버리고 떠났다"라며 "다들 사퇴의 변을 장황하게 늘어놨지만, 결국 그들에겐 당원의 뜻보다 권력의 아첨이 우선이었다"라고 날을 세웠다. "당시 권력과 야합해 사퇴한 일부 최고위원들이 다시 전당대회에 출마하겠다는 것은 어떤 명분을 들어도 저는 이해할 수 없다"라는 주장이었다.

이어 "김기현 후보를 지지하는 당원 여러분들께서는 한번 생각해보시라"라며 "김기현 후보가 당대표가 된다고 하더라도 이들이 최고위원이 되면 자신의 공천이 여의치 않을 때, 혹은 권력의 압박에 의해 또다시 직을 버리고 지도체제를 붕괴시킬 수 있지 않겠느냐?"라고 따져 물었다.

다만, 김기현 당대표 후보는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러한 갈등 분위기에 거리를 뒀다. 김 후보는 이준석 전 대표를 향해서는 "이번 전당대회 대표 후보가 천하람인지 이준석인지 헷갈린다"라고 꼬집으면서도, 개별 후보들을 향해서는 "전당대회에서 대표가 되면 함께 선의의 경쟁을 펼친 안철수-천하람-황교안 후보와 함께 손잡고 한 팀을 이뤄갈 것"이라고 손을 내밀었다.

그는 "당 대표 김기현의 상임특별고문으로 모시고 상시 의견을 경청하도록 하겠다"라고 공약했다. 또한 지지자들 간 다툼이 발생하는 데 대해서도 "전당대회는 페스티벌이니 어느 후보를 지지하든 함께 가야 할 동지라는 인식을 공유하는 게 좋겠다"라고 이야기했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과 천하람·김기현·안철수·황교안 당대표 후보 및 최고위원 후보들이 13일 제주도 제주시 퍼시픽호텔에서 열린 '힘내라! 대한민국 - 제3차 전당대회 제주 합동연설회'를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과 천하람·김기현·안철수·황교안 당대표 후보 및 최고위원 후보들이 13일 제주도 제주시 퍼시픽호텔에서 열린 '힘내라! 대한민국 - 제3차 전당대회 제주 합동연설회'를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태그:#김기현, #안철수, #천하람, #황교안, #국민의힘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