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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수정 : 2월 6일 오전 9시 17분]
 
고 임보라 섬돌향린교회 목사. 사진은 지난 2017년 11월 5일 오후 창원YMCA 강당에서 "성소수자와 인권"에 대해 강의하는 모습
 고 임보라 섬돌향린교회 목사. 사진은 지난 2017년 11월 5일 오후 창원YMCA 강당에서 "성소수자와 인권"에 대해 강의하는 모습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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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의 인권을 옹호하고, 다양한 사회운동에 참여해온 임보라 섬돌향린교회 목사가 지난 3일 향년 55세로 별세했다. 

1993년 강남향린교회 전도사로 목회 활동을 시작한 임 목사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대의원, NCCK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을 지냈고 섬돌향린교회 담임 목사를 맡아왔다.

그는 특히 성소수자에 배타적인 기독교계를 비판하며 '차별 없는 세상을 위한 기독교 연대' 공동대표를 맡는 등 꾸준히 성소수자와 연대했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담은 <퀴어성서주석> 번역본 발간에도 참여했다.

하지만 보수교단은 그를 '이단'으로 규정했다. 임 목사는 2018년 당시 <오마이뉴스>에 실린 비온뒤무지개재단과 한 인터뷰에서 "다들 놀라서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고, 설명을 하니까 '아 알겠다. 그럼 이단 아닌 거네' 이러시고. 차라리 이걸 계기로 더 (성소수자 인권이) 얘기될 수 있다면 잘됐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 "혐오범죄의 온상지와 같은 극우 기독교 보수, 수구 이런 사람들의 목소리는 점점 힘을 잃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임 목사는 성소수자 외에도 우리 사회의 수많은 약자들과 함께 했다. 그는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저지 운동에도 동참했다가 벌금형을 선고받자 '벌금은 시민운동을 위축시킨다'며 노역을 선택했다. 또 성폭력 근절, 동물권 보호, 장애인 이동권 보장 등을 위해 꾸준히 목소리를 냈다. 지난해 11월 13일에는 고 전태일 열사의 52주기를 추모하는 거리기도회를 청계천 전태일 다리에서 열기도 했다.
 
지난 2015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제주해군기지 건설저지를 위한 전국대책회의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가 개최한 집회 및 시위의 자유 쟁취를 위한 기자회견에서 임보라 섬돌향린교회 담임목사가 제주 해군기지 건설 반대 집회 참가자들에 부과된 벌금형 대신 노역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지난 2015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제주해군기지 건설저지를 위한 전국대책회의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가 개최한 집회 및 시위의 자유 쟁취를 위한 기자회견에서 임보라 섬돌향린교회 담임목사가 제주 해군기지 건설 반대 집회 참가자들에 부과된 벌금형 대신 노역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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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목사의 빈소는 강동경희대병원 장례식장이고, 6일 오후 7시에는 장례식장에서 인권·시민사회장 추모문화제가 열린다. 발인은 7일 오전 7시, 장지는 서울시립승화원이다. 유족으로는 남편과 딸 2명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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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임보라 목사, #성소수자, #인권, #차별금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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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정치부. sost38@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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