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 챔피언 라파엘 나달, 2번 시드를 받은 캐스퍼 루드의 탈락에 이어 또 하나의 우승 후보 다닐 메드베데프까지 떨어져 나갔다. 메드베데프가 이 대회 남자단식에서 최근 두 번의 준우승을 기록한 실력자였기에 코르다가 만든 이 결과가 더 놀라울 수밖에 없다.

미국 남자 테니스 차세대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는 22살 세바스티안 코르다(31위)가 우리 시각으로 20일(금) 오후 호주 멜버른 파크에 있는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벌어진 2023 호주 오픈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3라운드에서 2021년 US오픈 챔피언 다닐 메드베데프(러시아, 8위)를 2시간 59분 만에 3-0(7-6, 6-3, 7-6)으로 물리치고 4라운드(16강)에 올라 폴란드의 실력자 후베르트 후르카츠(11위)를 만나게 됐다.

집중력과 결단력 돋보인 코르다

반대쪽 코트에 선 다닐 메드베데프는 호주 오픈 3년 연속 결승 진출을 노리고 뛴 우승 후보임에 틀림없었다. 첫 서브 성공률(코르다 63%, 메드베데프 64%)이나 서브 에이스(코르다 3개, 메드베데프 9개), 서브 최고 속도(코르다 204km/h, 메드베데프 205km/h) 등 주요 지표만 봐도 충분히 알 수 있다.

그런데 세바스티안 코르다는 상대적으로 중요한 고비 포인트에서 메드베데프보다 집중력과 결단력이 돋보였다. 메드베데프가 서브를 넣은 1세트 첫 게임부터 끈질기게 듀스로 따라붙더니 반 박자 빠른 포핸드 다운 더 라인으로 끝내 브레이크 포인트를 가져온 것이다. 

1세트 타이 브레이크를 9-7로 끝낼 때에도 코르다의 서브 리턴은 메드베데프가 서 있는 베이스 라인 바로 앞에 떨어져 그가 3구를 받아넘기기가 매우 곤란했다. 무려 85분이나 걸린 1세트를 세바스티안 코르다가 따낸 것이다.

이렇게 자신감을 얻은 코르다의 2세트는 상대적으로 더 가벼워보였다. 193km/h 속도의 위력적인 서브에 이은 백핸드 크로스 앵글 발리샷이 코르다의 2세트 포인트 위너였다. 이 기세는 메드베데프가 서브를 넣은 3세트 첫 게임까지 그대로 이어져 러브 게임으로 끝났다. 198cm나 되는 메드베데프의 큰 키를 가볍게 넘긴 코르다의 포핸드 로브가 3개의 브레이크 포인트를 만든 것부터 특별한 순간이었다.

3세트 네 번째 게임 네트 가까이에서 두 선수가 만난 순간이 압권이었다. 오른쪽 옆줄을 따라 뿌린 포핸드 다운 더 라인, 네트를 살짝 넘긴 백핸드 드롭 샷, 그리고 감각적인 백핸드 발리에 이르기까지 세바스티안 코르다가 구사할 수 있는 테니스 기술이 모두 담겨있는 듯 보였다. 메드베데프도 코르다의 이 공들을 따라 포기하지 않고 뛰어다녔지만 30:15를 만든 코르다의 빠른 포핸드 크로스 위너는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각도였다.

3세트도 타이 브레이크가 열렸고 9개의 랠리가 이어진 끝에 마침표가 찍힌 세바스티안 코르다의 위너는 오른쪽 옆줄을 따라 뻗어나가는 포핸드 다운 더 라인이었다. 2020년 롤랑 가로스, 2021년 윔블던 챔피언십에 이어 세바스티안 코르다의 메이저 대회 세 번째 4라운드 진출 소식이 떴다. 

2023 호주 오픈 테니스 남자단식 3라운드 결과
(1월 20일, 로드 레이버 아레나 - 멜버른 파크)

★ 세바스티안 코르다 3-0(7-6{9TB7}, 6-3, 7-6{7TB4}) 다닐 메드베데프

◇ 주요 기록 비교
서브 에이스 : 세바스티안 코르다 3개, 다닐 메드베데프 9개
더블 폴트 : 세바스티안 코르다 5개, 다닐 메드베데프 3개
첫 서브 적중률 : 세바스티안 코르다 63%(74/118), 다닐 메드베데프 64%(78/122)
첫 서브로 포인트 성공률 : 세바스티안 코르다 72%(53/74), 다닐 메드베데프 67%(52/78)
세컨드 서브로 포인트 성공률 : 세바스티안 코르다 43%(19/44), 다닐 메드베데프 43%(19/44)
브레이크 포인트 성공률 : 세바스티안 코르다 50%(5/10), 다닐 메드베데프 67%(4/6)
네트 포인트 성공률 : 세바스티안 코르다 75%(36/48), 다닐 메드베데프 62%(16/26)
위너 : 세바스티안 코르다 50개, 다닐 메드베데프 28개
언포스드 에러 : 세바스티안 코르다 55개, 다닐 메드베데프 26개
서브 최고 속도 : 세바스티안 코르다 204km/h, 다닐 메드베데프 205km/h
첫 서브 평균 속도 : 세바스티안 코르다 188km/h, 다닐 메드베데프 187km/h
세컨드 서브 평균 속도 : 세바스티안 코르다 147km/h, 다닐 메드베데프 157km/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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