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가 영입한 에릭 페디

NC 다이노스가 영입한 에릭 페디 ⓒ NC 다이노스

 
NC가 올해 빅리그에서 풀타임 선발로 활약했던 투수를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NC다이노스 구단은 20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2023시즌 함께 할 외국인 투수로 빅리그 6년 경력의 에릭 페디와 총액 100만 달러(계약금 20만+연봉 80만)의 조건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페디는 계약 후 "NC다이노스의 일원이 돼 기쁘다. 내 목표는 선발로 많이 출장해 양질의 이닝을 소화하며 팀 승리를 돕는 것이다. 최상의 몸 상태로 내년 스프링 트레이닝에 합류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193cm 92kg의 뛰어난 신체조건을 가진 미국 출신의 우완 정통파 투수 페디는 지난 2017년 워싱턴 내셔널스에서 빅리그에 데뷔해 6년 동안 21승 33패 평균자책점 5.41의 성적을 올렸다. 무엇보다 올 시즌에도 빅리그에서 풀타임 선발 투수로 활약하며 127이닝을 소화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NC는 단순한 빅리그 '출신' 외국인 선수가 아니라 올 시즌까지 메이저리그에서 풀타임으로 활약했던 '현역 빅리거'를 새 외국인 선수로 영입한 것이다.

내년 시즌 잔류 불투명한 에이스 루친스키

NC는 지난 4년 동안 외국인 에이스에 대해 걱정을 할 필요가 없었다. 2019년부터 올해까지 NC 유니폼을 입고 121경기에 등판해 53승 36패 ERA 3.06의 뛰어난 성적을 기록한 드류 루친스키라는 든든한 외국인 투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루친스키는 같은 기간 58승 31패 ERA 2.89를 기록한 LG트윈스의 메릴 켈리, 51승 33패 ERA 2.71을 기록한 키움 히어로즈의 에릭 요키시와 함께 리그를 대표하는 장수 외국인 투수로 활약했다.

2018년 11월 총액100만 달러에 NC와 계약한 루친스키는 2019년 30경기에서 9승 9패 ERA 3.05의 성적을 올렸다. 전반기 5승 7패 ERA 2.58로 호투했던 루친스키는 후반기 4승 2패를 기록했지만 평균자책점이 3.99로 치솟으며 불안함을 남겼다. 하지만 NC는 팀의 1선발로 활약하며 177.1이닝을 소화했던 루친스키의 꾸준함을 믿고 총액 140만 달러에 재계약을 했다. 그리고 NC의 믿음은 2020년 큰 결실로 다가왔다.

루친스키는 2020년에도 NC의 에이스로 30경기에서 183이닝을 소화하며 19승 5패 ERA 3.05의 성적으로 다승 2위와 평균자책점 5위, 이닝 4위를 기록, 리그를 대표하는 선발투수로 맹활약했다. 특히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에서는 3경기에 등판해 두 번의 선발승을 포함해 13이닝 3실점 1자책 호투로 2승 1세이브 ERA 0.69의 'MVP급 활약'을 선보이며 NC의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NC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일등공신이 된 루친스키는 작년 1월 총액 180만 달러에 재계약하며 3년 연속으로 NC 유니폼을 입었다. 루친스키는 작년에도 30경기에서 178.2이닝 동안 15승 10패 ERA 3.17의 성적으로 NC의 순위 하락(7위)과 별개로 한결같은 활약을 펼쳤다. 루친스키는 올해 KBO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승(10승)보다 패(12패)이 더 많은 시즌을 보냈지만 처음으로 2점대 평균자책점(2.97)을 기록하기도 했다.

올해 193.2이닝 동안 194개의 탈삼진(2위)을 기록하며 위력적인 구위를 뽐낸 루친스키는 시즌이 끝난 후 복수의 메이저리그 구단들로부터 관심을 받았다. 내년이면 만 34세가 되는 루친스키도 빅리그에 재도전할 수 있는 실질적인 마지막 기회였다. 사실 NC입장에서는 루친스키 때문이 아니라도 올해 4승을 합작하는 데 그친 웨스 파슨스와 맷 더모디를 대체할 투수가 필요했고 현역 빅리거인 페디를 영입하며 외국인 투수 한 자리를 채웠다.

'현역 빅리거' 페디, 니퍼트의 상위호환?

네바다 대학교 출신의 페디는 2014년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18순위로 워싱턴의 지명을 받았다. KBO리그에서도 마찬가지지만 메이저리그에서 1라운드 지명을 받았다는 것은 대단한 유망주로 인정 받았다는 뜻이다. 하지만 대학시절 많은 공을 던진 페디는 워싱턴에 입단하자마자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으며 재활에 매달렸고 본격적인 마이너리그 생활은 2015년부터 시작했다.

페디는 약 2년 반에 걸친 마이너리그 과정을 거친 후 2017년 빅리그에 데뷔했다. 그리고 워싱턴이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2019년 선발 12경기를 포함해 21경기에서 4승 2패 ERA 4.50의 성적을 기록했다(하지만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월드시리즈에서는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했다). 페디는 작년과 올해도 워싱턴의 풀타임 선발투수로 활약하며 2년 동안 54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페디는 과거 빅리그를 찍고 대부분의 커리어를 마이너리그에서 보냈던 여느 외국인 투수들과 달리 빅리그 102경기 중 무려 88경기를 선발로 등판했을 정도로 메이저리그에서 확실한 실적을 올렸던 투수다. 게다가 풀타임 선발 경험이 수년 전 이야기가 아니라 당장 올해 빅리그 27경기에서 선발로 등판해 127이닝을 소화했다. 게다가 나이도 투수로서 기량이 무르익을 시점인 만 29세(물론 내년 시즌이 개막할 땐 만30세가 된다).

결론적으로 페디는 현재 KBO리그에서 영입할 수 있는 최고수준의 외국인 투수라고 할 수 있다. KBO리그에 입성하는 시기만 보면 페디는 KBO리그 역대 최고의 외국인 투수로 불리는 더스틴 니퍼트의 '상위호환'이라고 해도 큰 과장이 아니다. 물론 빅리그에서 시즌 21승을 기록했던 고 호세 리마나 빅리그 통산 90승 투수 이반 노바가 KBO리그에서 시즌을 완주하지 못하고 퇴출됐던 전례가 있는 만큼 페디의 리그 적응 여부는 별개의 문제다.

팀 내 핵심선수였던 FA 양의지(두산)와 노진혁(롯데 자이언츠)을 붙잡지 못한 NC는 지난 11월 23일 내야수 박민우를 5+3년 총액 140억 원의 초대형 계약으로 붙잡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16일에는 토종에이스 구창모와도 6+1년 총액 132억 원의 비FA 다년계약을 체결했다. 여기에 새 외국인 투수로 빅리그 21승 투수이자 현역 빅리거 페디를 영입하면서 NC는 조금 늦게나마 2023시즌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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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NC 다이노스 외국인 투수 에릭 페디 현역 빅리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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