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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중도성향 일간지 Salzburger Nachrichten 11월 29일자 기사
 오스트리아 중도성향 일간지 Salzburger Nachrichten 11월 29일자 기사
ⓒ Salzburger Nachrich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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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방송인 김어준씨는 6년 넘게 진행해오던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올해 말까지만 진행하고 하차하겠다고 밝혔다.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시의회가 TBS에 대한 서울시 예산 지원을 중단하는 조례안을 통과시킨 것이 결정적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 '언론탄압'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유럽의 여러 매체들이 TBS 예산 삭감 건을 언급하는 등 윤석열 정부의 언론관에 관심을 보여왔던 것으로 확인돼 눈길을 끈다. 

영국의 정론지 <가디언>은 지난달 16일자 '언론의 자유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한국은 방송에 대한 예산 삭감'이란 제목의 기사를 통해 서울시의 TBS방송 제작비 삭감 문제를 다룬 바 있다. 

해당 보도에서 <가디언>은 "TBS 라디오의 스타 김어준씨는 그동안 보수 여당과 정부를 노골적으로 비판해왔다"라며 "보수 언론이 지배하는 나라에서 그의 아침 쇼인 뉴스공장은 꾸준히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 중 하나로 선정되었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보수진영인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원들에 의해 통과된 TBS 예산삭감 조례에 대한 반대시위를 벌이는 TBS노조 성명의 일부를 인용하기도 했다. 

<가디언>은 또 "최근의 움직임은 보수적인 윤 정부가 언론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에 나온 것"이라며 9월 말 윤 정부가 '국익에 위배되고 편향된 외교정책 취재'를 이유로 MBC에 내린 '전용기 탑승거부' 조치를 묘사한 뒤, 서울외신기자클럽(SFCC)의 우려 또한 그대로 전했다.

"SFCC는 성명에서 '왜곡'된 것으로 간주되는 보도를 한 매체에 대한 제한조치는 국내외 모든 언론의 자유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킨다고 밝혔다. 당사자인 MBC는 헌법소원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국제기자연맹(IMF)도 MBC에 대한 거부조치를 '정당을 초월한 언론자유 보장이라는 민주적 기본질서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고 규탄했다."

독일 언론도 윤석열 정부의 비민주적인 언론탄압과 야당 탄압에 대해 큰 관심을 보여왔다. 독일 전역에 방송되는 대표적인 독일 공영 라디오 방송국, <도이칠란트풍크(Deutschlandfunk)>는 지난달 28일, MBC 방송국이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 기간 비속어 발언을 보도한 이후, 아세안정상회의와 G20 정상회의 참석하려다가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거부당한 사실을 집중조명했다.

이에 대해 <도이칠란트풍크>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한 지 반 년 밖에 되지 않았지만 이미 몇 년 간 실패한 정부 수준으로 지지율이 낮다"라며 "종종 도널드 트럼프와 비교되는 포퓰리스트인 윤 대통령의 민주주의에 대한 '독특한' 이해가 점점 더 눈에 띈다. 이것은 이제 그가 비판적 저널리즘을 다루는 방식에도 영향을 미친다"라고 평했다. 
   
오스트리아의 중도성향 일간지 <잘츠부르거 나흐리히텐>(Salzburger Nachrichten)도 지난달 29일자 기사에서 윤 대통령의 도어스테핑 취소와 MBC에 대한 탄압을 다뤘다. "한국의 '트럼프', 언론을 공격하다 (Südkoreas „Trump" führt Feldzug gegen Medien)"라는 제목으로 소개된 기사의 한 대목이다.

"기존의 정기 기자회견인 도어스테핑 폐지는 많은 사례 중 하나에 불과하다. 한국언론인협회는 언론의 자유가 이미 현 정부 하에서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고 믿고 있다. (중략) 한국의 대통령은 비판적인 언론인에 대한 복수를 원하고 있으며 이제 전체 산업에 대한 불화를 주도하고 있다."

독일의 유력 일간지인 <쥐트도이체 차이퉁>(Süddeutsche Zeitung)도 최근 현 정부의 언론 탄압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언론의 자유: 불행히도 초대받지 못함 (Pressefreiheit:Leider ausgeladen)"이라는 제목의 11월 27일자 기사는 대통령실의 MBC 대통령 전용기 탑승거부 사태와 아울러 서울시의 TBS라디오 교통방송 뉴스공장 예산삭감 문제 등을 언급하고 있다. 

<쥐트도이체>는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MBC의 '비속어 논란' 보도를 가짜뉴스로 규정한 것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매체는 "윤석열 대통령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면, 그가 직접 가짜뉴스를 만들고 있는 것"이라며 "책임 있는 저널리즘에 대한 차분한 토론은 그와 그의 정당에게 어려운 것 같다"라고 썼다. 

또한 이 매체는 김어준의 저널리즘에 대해서도 "날카로운 재치와 폭로 인터뷰를 통해 대부분 우익인 정치에 반대하는 팟캐스트를 진행해 왔다"라며 "그런 이유로 진보주의자들은 그를 좋아하고 보수주의자들은 싫어한다"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서울시장이 2021년 봄 서울시장 선거 전에 언급한 "김어준이 앞으로 교통 뉴스를 읽는 데만 전념할 경우에만 공영방송인 TBS와 진행자 김어준을 계속 놔두겠다"라는 부분까지 자세히 언급했다. 이어 올해 6월 국민의힘이 서울시의원 최다의석을 차지한 뒤, 과반수로 11월 15일 시의회에서 예산삭감조례를 통과시킨 결과에 대해서도 "남한이 독재정권이었던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라고 덧붙이며 심각성을 강조했다. 

태그:#외신, #독일언론, #언론탄압, #정치탄압, #김어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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