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유포자들> 관련 이미지.

영화 <유포자들> 관련 이미지. ⓒ KBS


 

한 전도유망한 교사가 협박을 당한다. 다름 아닌 핸드폰에 담겨 있는 동영상 때문이다. 연인과 동의하에 찍은 거라지만, 그 내용이 알려지면 자신의 사회적 지위는 물론이고 연인마저 명망에 금이 갈 게 뻔하다.
 
영화 <유포자들>은 제목 그대로 디지털 성범죄와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지능형 범죄를 소재로 한다. 훤칠한 외모 덕에 소싯적 인기를 끌었을 교사 도유빈(박성훈)이 겪는 각종 협박을 중심으로 사건의 전말을 제시해 나가는 식이다.
 
기본적으로 추격 스릴러 장르 성격을 갖고 있다. 휴대폰 판매업자이자 유빈의 죽마고우 공상범(송진우), 그리고 클럽에서 유빈에게 접근한 뒤 그의 휴대폰을 훔친 의문의 여성이 영화를 관통하는 사건이라면, 유빈이 가르치는 학생이 불법 영상 촬영물 소지자로 낙인찍혀 옥상에서 투신하는 등 중심 인물을 압박하는 부수 사건들이 덧붙는다.
 
영화가 추구하는 주제의식은 충분히 동의할 만하다. 디지털 성범죄가 개인의 사생활과 민감한 정보를 대상으로 하기에 인생 자체를 망가뜨릴 수 있다는 내용에 공감할 수 있는 반면, 영화적 구성은 다소 산만한 편이다.

유빈 또한 과거에 불법 동영상을 찍고 저장하는 등 잘못이 있기에 그 대가를 치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유빈이 당하는 협박이 어느 정도 인과관계가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의 주변 캐릭터와 그들이 함께 겪는 몇몇 별개의 사건은 다소 사족처럼 느껴진다. 

"미래에도 있을 수 있는 사건"
  
 영화 <유포자들> 관련 이미지.

영화 <유포자들> 관련 이미지. ⓒ KBS


 
드라마 <메리는 외박중>, <오! 삼광빌라> 등 지상파 방송국 프로듀서로 경력을 쌓아온 홍석구 감독은 사회적 공분을 산 'N번방 사건'을 접하고 해당 작품을 착안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11일 언론시사회에 참석한 홍 감독은 "과거 사건도 아니고 미래에도 있을 수 있는 사건 같아서 영화를 통해 영상을 찍는 행위가 어떤식으로 개인과 사회에 영향을 주는지 고민해보고 싶었다"고 연출 취지를 전했다. <유포자들>은 그의 영화 감독 데뷔작이기도 하다.
 
주연 캐릭터 외에 극중 몇몇 보조 캐릭터에선 일부 배우들의 연기 톤이 다소 어색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전반적으로 박성훈, 김소은, 박주희, 송진우 등이 중심을 잘 잡아줬다. 이야기 구성 면에서 일부 약점이 있다는 걸 제외하면, 제법 그럴싸한 심리 추적극이 나왔다고 볼 수 있다.
 
한줄평: 디지털 성범죄에 경종을 울리겠다는 강한 의지
평점: ★★★

 
영화 <유포자들> 관련 정보

감독: 홍석구
각본: 정우철
출연: 박성훈, 김소은, 송진우, 박주희, 임나영
제공: KBS 한국방송
공동제공: 웨이브
제작: KBS 한국방송, 아센디오
배급: 와이드 릴리즈㈜
러닝타임: 100분
관람등급: 15세이상관람가
개봉: 11월 23일

   
유포자들 N번방 디지털 성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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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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