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는 '축구종가'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지만 그에 어울리지 않게 1966년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을 제외하곤 한 차례도 메이저대회 우승 트로피를 들지 못했다.

그랬던 잉글랜드는 2017년 FIFA U-20 월드컵을 시작으로 FIFA U-17 월드컵 우승과 2018 러시아 월드컵 4강, 유로 2020 준우승등 메이저대회에서 서서히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그런 잉글랜드가 56년만에 월드컵 우승에 성공하면서 그간 노력의 결실을 맺을 수 있을까.
 
 1966년 이후 56년만에 월드컵 우승에 도전하는 잉글랜드

1966년 이후 56년만에 월드컵 우승에 도전하는 잉글랜드 ⓒ 카타르 월드컵 공식 홈페이지 캡쳐

 
5년 사이 메이저대회에서 두각 나타낸 잉글랜드

2016년 이 전까지 잉글랜드는 1966년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우승을 한 것 외에는 4강에 오른 것이 단 두 차례(1990 이탈리아 월드컵, 유로 1996)에 불과할 정도로 메이저대회에서 인연이 없었다.

급기야 2010 남아공 월드컵 16강,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에 이어 유로 2016에선 아이슬란드의 돌풍에 무너지며 16강 탈락에 머무르는 등 2010년대 들어서는 '축구종가' 이미지에 먹칠을 하는 결과만 지속적으로 이어졌다.

이러한 변화는 2016년 이후 시작됐다. 불미스러운 일로 퇴진한 샘 앨러다이스 감독의 후임으로 부임한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유로 2016이후 이어진 혼란을 수습하면서 조직력을 극대화한 축구로 잉글랜드만의 장점을 살리면서 팀 전력을 한 층 더 강화시켰다. 여기에 2013년부터 3년간 21세이하 대표팀 감독직을 맡은 경험을 바탕으로 젊은 선수들을 적극 등용하며 세대교체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먼저 두각을 나타낸 건 연령별 대표팀이었다. 2017년 열린 FIFA U-20 월드컵에 이어 U-17 월드컵을 연달아 우승하면서 1966년 이후 처음으로 FIFA 주관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이러자 국가대표팀의 성적도 올라갔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28년 만에 4강 진출을 이룩한 데 이어 2018-2019 네이션스리그에서도 4강에 올랐다. 그리고 지난해 열린 유로 2020에선 11득점에 2실점의 완벽한 공수조화를 바탕으로 역사상 최초로 유로 결승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이탈리아에 승부차기 끝에 패해 아쉽게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 전까지 잉글랜드의 메이저대회 최고 성적이 8강이었다는 점을 상기했을 때 대단한 결과라 해도 무방하다.

지난 월드컵 예선에서도 잉글랜드의 상승세는 계속됐다. 폴란드, 알바니아, 헝가리와 한 조에 속한 잉글랜드는 10경기 8승 2무의 성적속에 39득점의 막강한 화력을 앞세워 수월하게 월드컵 본선진출을 확정지었다.

전력 강화된 잉글랜드, 56년 만에 월드컵 우승할까?

기존 멤버들이 자리매김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 월드컵과 유로 2020등을 거치면서 젊고 재능있는 선수들이 팀에 자연스레 녹아들었다. 전력이 한층 강화됐다는 평가다.

이 중 팀의 에이스 역할을 수행할 선수는 해리 케인이다.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와 함께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라 해도 손색이 없는 그는 지난대회 득점왕에 이어 유로 2020에서도 4골을 터뜨리면서 대표팀의 4강과 준우승을 이끌었다. 이번 대회를 통해 역사상 최초로 월드컵 2회연속 득점왕에 도전하는 가운데 1골만 더 넣으면 게리 리네커가 갖고 있는 잉글랜드 역대 메이저대회 최다득점 신기록도 경신하게 된다.

그의 파트너로는 라힘 스털링이 손꼽힌다. 폭발적인 스피드와 드리블 능력을 비롯해 준수한 득점력을 갖추고 있는 그의 개인기량은 상대 수비에게 충분히 위협이 될만하다. 케인에게 편중될 수 있는 득점루트를 분산시킬 수 있는 자원이다. 이밖에 러시아 월드컵 이후 수혈된 필 포든, 잭 그릴리쉬, 부카요 사카, 타미 에이브레험 등이 공격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중원에는 젊은 피들이 대거 자리 잡았다. 2선에서 공격의 창의성을 불어넣어줄 23세 신예 메이슨 마운트를 중심으로 수비력이 좋은 데클런 라이스와 왕성한 활동량이 장점인 캘빈 필립스가 3선에서 그를 보좌한다. 여기에 2003년생 신예 주드 벨링엄과 정확한 킥으로 제2의 베컴이라 불리는 제임스 워드-프라우스역시 출격을 대기중이다.

수비에는 존 스톤스를 중심으로 해리 매과이어, 카일 워커, 키에런 트리피어 등 러시아 월드컵 출전 멤버들이 여전히 자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타이론 밍스, 벤 화이트와 같은 신진급 선수들의 출전 가능성도 남아있다. 그리고 이들의 최후방에선 부동의 넘버 원 골키퍼 조던 픽포드가 지킬 예정이지만 최근 소속팀 아스널에서 엄청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애런 램스데일의 주전 가능성도 남아 있다.

선수층이 두꺼운 데다 이 선수들이 다양한 메이저대회와 클럽무대 경험을 통해 기량을 발전시키면서 팀 전력이 한층 올라가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로 인해 잉글랜드는 이번 대회가 1966년 이후 56년 만에 우승을 할 수 있는 적기로 평가받는다.

이들이 우승으로 가기 위해선 해리 케인에게 의존되는 득점루트를 분산시킬 필요가 있다. 러시아 월드컵과 유로 2020, 지난 월드컵 예선에서 팀 득점의 1/3을 케인이 기록했는데 이 외에는 득점을 책임져 줄 선수가 없었다. 

중요한 순간에 나오는 사우스게이트 감독의 전술적 판단미스도 아쉽다. 6년 동안 팀을 잘 이끌어가면서 성장시켰지만 중요한 순간마다 판단미스를 범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지난 유로 2020 이탈리아와의 결승전에서 2001년생 신예 부카요 사카를 5번째 키커로 배치시킨 것이었는데 이것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비판을 받았다. 잉글랜드가 월드컵 우승을 차지하기 위해선 이 리스크를 반드시 최소화 해야한다.

여기에 최근 네이션스리그에서 보인 부진도 뼈아프다. 6월부터 이어진 네이션리그 조별라운드에서 헝가리에게 0대 4 대패를 비롯해 단 1승도 거두지 못해 다음시즌 리그B로 강등되는 수모를 당했다. 월드컵 본선을 얼마 남겨두지 않았기에 자칫 팀 분위기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잉글랜드는 러시아 월드컵 4강, 유로 2020 준우승등 메이저대회에서 꾸준히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아쉬움이라면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해 우승의 결실을 맺지 못했다는 데 있다. 이번 카타르 월드컵에선 그 아쉬움을 풀고 56년만에 월드컵 우승을 차지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잉글랜드(England)
FIFA 랭킹: 5위
역대 월드컵 출전 횟수: 16회(1950, 1954, 1958, 1962, 1966, 1970, 1982, 1986, 1990, 1998, 2002, 2006, 2010, 2014, 2018, 2022)
역대 월드컵 최고 성적: 우승(1966)
역대 월드컵 전적: 29승 21무 19패
감독: 가레스 사우스게이트(잉글랜드, 1970. 09. 03)

*잉글랜드 경기일정(한국시각)*
11월 21일 22:00 이란, 알 라얀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
11월 26일 04:00 미국, 알 코르 알 바이트 스타디움
11월 30일 04:00 웨일즈, 알 라얀 아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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