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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동구의회 전경.
 대전동구의회 전경.
 

대전 5개 구 지방의원 의정비가 무더기로 인상될 전망이어서 시끄럽다. 월정수당을 많게는 월 100만 원, 적게는 월 53만 원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이는 현재까지 파악된 전국 지자체의 지방의원 의정비 인상 폭 중 가장 높은 축에 속한다.

"70만원도 부족... 100만원 인상하자"

일례로 대전 동구는 지방의원 월정수당을 100만 원 인상할 예정이다. 인상폭은 무려 45.4%에 달하며 동구의원의 연 의정비는 1200만 원이 인상된 연 5159만 원이 된다. 지방의원 의정비는 의정 활동비와 월정수당으로 나뉜다. 의정 활동비는 법정 상한액이 정해져 있고, 의정비 인상 폭은 월정수당에서 결정된다. 의정비 최종결정은 각 자치단체가 구성하는 의정비심의위원회에서 한다.

현재 대전 5개 구 의정비는 서구의회 4432만 원(월정수당 3112만 원), 유성구의회 3983만 원(월정수당 2663만 원), 동구의회 3959만 원(월정수당 2639만 원), 대덕구의회 3913만 원(월정수당 2593만 원), 중구의회 3799만 원(월정수당 2479만 원)을 받고 있다.

동구의회 의정비심사위원회 회의록을 보면 애초 대전 동구의회의 안은 월 70만 원 인상이었다. 그런데 10명 위원 중 한 명인 정재욱 동구의회 의원이 월 100 만원 인상안을 들고 나왔다. 정 의원은 "구 의원님들이 얼마나 많은 민원을 처리하시는지는 다들 아실 것"이라며 "동구의 재정자립도는 떨어졌지만 예산 상황은 나아지고 있어 월 100만원 인상하는 것이 좋겠다"고 제안했다.

이에 김용민 심의위원(대전대 교수)은 "일 열심히 한 사람이 많은 대가를 가져가는 것은 당연하다"며 "능력 대우를 해주지 않으면 구의원 할 사람은 많지 않다"며 100만 원 인상에 적극 동의 의사를 밝혔다. 이우순 심의위원회 위원장(동구 주민자치의원)도 "김용민 위원의 의견에 동감한다"고 맞장구를 쳤다.

이외에 대전중구심의위원회는 애초 1.3% 인상안을 의결했다가 취소하고 월정수당 53만 원 인상을 추진 중이다. 또 유성구심의위원회는 월 60만 원(인상률 27%)을 인상하기로 하고 오는 24일 주민 공청회를 연다. 대덕구심의위원회는 재심의를 통해 80만 원, 서구심의위원회도 공무원 보수인상률 1.4%를 적용하기로 했다가 철회하고 70만 원을 인상하기로 했다.

전국 최고 강남구의회보다 더 많이

대전 5개 구에서 심의안대로 의결할 경우 대전 자치구 지방의원들은 현재 전국 기초의원 중 가장 많은 보수를 받고 있는 서울 강남구 의원(연 5252만 원, 월정수당 3932만원+의정활동비 1320만원)보다 더 많거나 유사한 보수를 받게 된다. 강남구는 공무원 보수 인상률(1.4%)만큼 올리는 안을 논의 중이다.

월정수당은 지자체의 재정자립도와 주민 수, 지방의회 의정활동 실적 등을 고려해 올리게 돼 있다. 하지만 심의위원으로 참여한 지방의원들과 지방의원 편에 선 일부 심의위원들이 이를 무시하고 최고액을 받는 대전 서구의회를 목표로 인상을 추진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대전 서구에 사는 한 주민은 "고물가·고금리로 경제 상황이 여의찮아 공무원 임금도 1.4%만 올린 때에 지방의원 의정비만 올릴 이유가 없다"며 "게다가 많게는 월 100만 원에서 적게는 53만 원씩 큰 폭으로 올리는 게 말이 되냐"고 말했다.

유성구에 사는 한 주민은 "주민자치회 간사 월 임금이 월 150만 원 수준"이라며 "주민자치회 보조 인력 채용 요구에 예산 부족을 이유로 난색을 보이던 유성구와 유성구의원들이 의정비만 대폭 올려달라는 게 부끄럽지 않냐"고 말했다. 이어 "한 번 욕 먹으면 4년이 행복하다는 인식에 무리수를 둔 것으로 보인다"며 "오는 24일 공청회 때 심의위원들에게 터무니없는 인상 폭을 제시한 데 대해 따져 묻겠다"고 말했다.

대전지역시민사회단체에서는 의정비 대폭 인상에 대해 의정비심의위원 명단 공개와 회의록 공개 요구 등 대응에 나설 예정이다.

충남도는 의정비 동결... 강원도의원은 0.9% 인상

한편 인근 충남도의정비심의위원회는 의정비를 동결하기로 했다. 충남도의정비심의위원회는 최근 "코로나19 사태 이후 어려워진 경제 상황 등을 감안, 고통 분담 차원에서 의정비를 동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광역의원인 충남도의회의 현재 연간 월정수당은 4116만 원이고 의정 활동비는 1800만 원으로 모두 5916만 원의 의정비를 받고 있다.

기초의회인 충남 서산시심의위원회는 월정수당을 5% 인상(현재 의정비 3722만원)하기로 잠정 결정했다. 천안시의회는 현행 동결안(4669만원)에서부터 5% 인상안(4803만원)까지 다섯 단계(0~5%)로 구분해 시민 여론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강원도의회의정비심의위원회는 내년 강원도의원 의정비 인상 폭 상한선을 0.9%로 결정했다. 내년부터 강원도의원의 연봉은 5517만 원으로, 지금보다 연간 51만 원 오르게 된다.

광주 지역은 5개 자치구 모두 구의원 의정비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광주 남구가 구의원들의 월정수당을 10% 인상하기로 의결했고, 광산구는 최소 동결하거나 최대 20%까지 인상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동구와 북구, 서구는 공무원 보수 인상률(1.4%)만큼 올리기로 했다.

전남 지역은 월정수당을 기준으로 여수시의원은 13% 인상, 순천시의원 8% 인상, 곡성군의원 9.5% 인상안을 내놓았다. 완도군은 1% 인상을 제시했다. 목포시와 무안·진도·해남·담양·함평·장성·보성·영광군은 공무원 보수 인상률만큼 인상하기로 했다.
 
전국 지방의원 의정비 현황( 2022년 1월 기준)
 전국 지방의원 의정비 현황( 2022년 1월 기준)
 
 

태그:#의정비, #대전 동구의원, #대전 유성구의원, #지방의회, #대전서구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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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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