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KBO 준플레이오프 1차전 kt wiz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5회초까지 무실점 호투를 펼친 키움 선발투수 안우진이 역투하고 있다. 2022.10.16

16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KBO 준플레이오프 1차전 kt wiz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5회초까지 무실점 호투를 펼친 키움 선발투수 안우진이 역투하고 있다. 2022.10.16 ⓒ 연합뉴스

 
키움 히어로즈 타선에는 이정후만 있는 게 아니었다. 모든 타자들이 합심한 덕분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

키움은 16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1차전서 kt 위즈에 8-4로 승리를 거두었다. 역대 준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 확률은 87.1%로, 2014년부터 8년 동안 단 한 번도 빠지지 않고 1차전 승리팀이 플레이오프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그만큼 1차전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었던 키움은 주저하지 않고 '에이스' 안우진을 선발투수로 내세웠다. 안우진은 6이닝 3피안타 1사사구 9탈삼진 무실점으로 팀의 기대에 부응했다. 그런데 팀 승리를 이끈 것은 안우진만이 아니었다. 어디에서 터질지 모르는 '지뢰밭 타선'이 kt를 무너뜨렸다.

이정후 한 명에만 의존하지 않은 키움

1회말과 2회말 모두 땅볼로 3루주자가 홈을 밟아 한 점씩 뽑은 키움은 3회말 2사 이후 김혜성의 2루타로 득점권 기회를 마련했다. 후속타자 야시엘 푸이그가 우전 안타를 치는 사이 2루주자 김혜성이 홈으로 쇄도하면서 한 점을 더 추가했다. 6회말 1사 만루에서는 송성문의 희생플라이로 4-0까지 달아났다.

순탄했던 키움이 비상이 걸린 것은 7회초 이후였다. 6회초까지 공을 던진 안우진이 손가락에 물집이 잡히면서 불펜을 가동해야 했다. 이 틈을 놓치지 않고 7회초 3점, 8회초 1점을 얻어낸 kt는 순식간에 균형을 맞췄다. 경기를 지켜보던 안우진은 4-4가 되는 순간 고개를 휙 돌렸고 덕아웃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위기에 몰리자 타선이 힘을 냈다. 8회말 1사 이후 이지영의 안타, 김휘집의 볼넷에 이어 송성문의 1타점 적시타로 키움이 다시 리드를 잡았다. kt는 마무리투수 김재윤을 마운드에 올렸으나 김준완의 희생플라이, 임지열의 쐐기 투런포로 두 팀의 격차가 4점 차로 벌어졌다. 결국 8회말 빅이닝으로 승기를 잡은 키움이 그대로 경기를 매듭지었다.

이날 5타수 1안타를 기록한 이정후의 존재감은 돋보이지 않았다. 대신 김준완, 푸이그, 김태진, 이지영까지 무려 4명의 타자가 멀티히트 활약을 펼쳤고 중요한 순간 타점을 올린 송성문(2타수 1안타 1득점 2타점)의 역할이 컸다. 송성문은 이날 경기 데일리 MVP로 선정되기도 했다.

또한 경기 도중에 교체 출전해 홈런포를 터뜨린 임지열의 한 방도 인상적이었다. 안타를 치진 못했어도 안정감 있는 수비로 투수들의 어깨를 가볍게 했던 유격수 신준우와 김휘집도 팀 승리에 기여했다.

안우진 없는 2차전마저 잡고 수원으로 향할까
 
 16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KBO 준플레이오프 1차전 kt wiz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8회말 1사 1,2루 상황에서 키움 송성문이 1타점 적시타를 친 뒤 기뻐하고 있다. 2022.10.16

16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KBO 준플레이오프 1차전 kt wiz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8회말 1사 1,2루 상황에서 키움 송성문이 1타점 적시타를 친 뒤 기뻐하고 있다. 2022.10.16 ⓒ 연합뉴스

 
전력상 어느 한 팀의 우세를 점치기 어려운 두 팀의 맞대결이었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지친 기색이 역력한 kt 필승조가 다소 부진했다. 김민수와 김재윤 두 명의 투수가 나란히 1차전에서 실점을 기록했다. 보직을 변경한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가 아직 나오진 않았으나 1차전 승리로 키움이 먼저 분위기를 잡았다.

이제 키움은 내친김에 2차전까지 잡으려고 한다. 2차전 선발투수는 웨스 벤자민과 에릭 요키시, 좌완 외국인 투수가 맞대결을 벌인다. 18일 휴식일을 갖는 만큼 때에 따라서 1차전보다 일찌감치 구원투수가 나올 가능성이 열려 있다.

1차전서 팀에 승리를 안겨줄 수 있는 카드를 소진한 키움으로선 요키시의 호투와 더불어 타선의 활약을 기대한다. 엄상백을 괴롭힌 키움이 벤자민을 상대로도 공략법을 찾는다면 생각보다 쉽게 시리즈를 풀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타자들의 컨디션이 대체적으로 올라와 있어 2차전에서 선발 라인업에 변화를 주기보다는 전날 나왔던 선수들을 그대로 믿고 가는 쪽에 무게가 쏠린다. 다만 1차전에서는 교체 출전한 임지열이 이용규를 대신해 선발로 나서는 것은 고려할 만하다.

2018년부터 줄곧 가을야구 무대를 밟고도 매번 아쉬움이 남았던 키움이다. 최대한 높이 올라가고 싶은 키움이 순조롭게 포스트시즌을 시작한 가운데, 홈 팬들의 성원에 2연승으로 화답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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