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남자부 KB손해보험 선수단

프로배구 남자부 KB손해보험 선수단 ⓒ KB손해보험

 
지난 시즌 프로배구 챔피언은 통합 우승을 이룬 대한항공이었으나, 우승 문턱에서 넘어진 KB손해보험이 더 많은 주목을 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만년 하위권이었던 KB손배보험은 2020-2021시즌 3위에 오르더니, 2021-2022시즌에는 창단 최고 성적인 2위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챔피언 결정전 무대에 섰다. 비록 대한항공에 패해 준우승에 그쳤으나 잊지 못할 한 해를 보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올 시즌 KB손해보험에 위기가 찾아왔다. 지난 2년간 KB손해보험을 강팀으로 이끌었던 아프리카 말리 출신의 아포짓 스파이커 노우모리 케이타가 이탈리아 무대로 떠났기 때문이다. 

케이타 떠난 자리, 멜라냑이 왔다 

케이타는 지난 시즌 1285점을 올리며 역대 V리그 한 시즌 최다 득점 기록을 갈아치웠다. 대한항공과의 챔피언 결정전 3차전에서는 역대 최고 점유율(76.9%)과 최다 득점(57득점)을 기록하는 '괴력'을 뽐냈다.

V리그 역대 최고의 외국인 선수로 떠오른 케이타는 더 큰 무대인 이탈리아에 진출했고, KB손해보험은 세르비아 출신의 니콜라 멜라냑을 새롭게 영입했다. 

다른 구단들이 기존의 외국인 공격수와 재계약하거나 오레올 까메호(현대캐피탈), 타이스 덜 호스트(한국전력) 등 V리그에서 뛴 경험이 있는 선수를 데려온 것과 비교하면 KB손해보험으로서는 과감한 선택이다. 

올해 23세로 젊고 201cm의 큰 신장이 눈에 띄는 멜라냑은 프리시즌 경기에서 장점과 약점을 모두 보여줬다. 강력한 힘으로 내리 꽂는 스파이크는 케이타 못지 않았다. 다만 테크닉이 떨어지고 서브도 불안했다. 

멜라냑으로서도 V리그 도전은 처음이고, 전임자인 케이타가 워낙 엄청난 존재감을 보여줬기에 부담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어깨 무거워진 국내파 선수들, 실력 보여줄까 
 
 프로배구 KB손해보험 세터 황택의

프로배구 KB손해보험 세터 황택의 ⓒ KB손해보험

 
멜라냑이 케이타보다 공격 점유율이 떨어지고, V리그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면 결국 국내 선수들이 부족한 점을 채워줘야 한다. 특히 공격을 진두지휘하는 세터 황택의의 역할이 중요하다. 

토스의 질에 상관없이 공격을 성공시켰던 케이타와 달리 멜라냑에게는 더 정교하게 공을 올려줘야 한다. 멜라냑과 황택의가 서로에게 빨리 적응하느냐가 관건이다.

아웃사이드 히터로 나설 김정호의 활약 여부도 눈여겨봐야 한다. 코트에서 멜라냑과 좌우로 짝을 이뤄 공격을 맡을 김정호가 균형을 맞춰야만 멜라냑이 한결 수월하게 공격을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여름에 치렀던 컵대회에서 손준영, 홍상혁, 신승훈, 한국민 등 젊은 선수들의 잠재력을 확인한 것도 KB손해보험의 성과다. 이들을 적재적소에 투입하는 것은 후인정 감독의 능력에 달렸다.

배구계에서는 케이타가 떠난 KB손해보험이 우승 후보는커녕 다시 하위권으로 추락할 것이라는 냉정한 전망도 나온다. 

그렇기에 KB손해보험은 올 시즌이 '진짜' 실력을 보여줄 기회이기도 하다. 지난 시즌 보여준 돌풍이 과연 케이타 덕분이었는지, 아니면 케이타 없이도 진정한 명문 구단이 되었음을 증명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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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KB손해보험 황택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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