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전을 1골 뒤진 상태에서 끝냈다. 중요한 고비를 만났지만 게임 흐름을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돌려놓지 못했다. 사흘 전 나고야에서 열린 어웨이 게임에 이어 이번 홈 게임도 지는 줄 알았다. 그런데 후반전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1차전 6골 차 패배(한국 19-25 일본)의 아픔을 연거푸 겪지 말아야겠다는 선수들의 의지가 무엇보다도 빛난 것이다. 끈질긴 수비를 바탕으로 반전 드라마가 시작되었고 후반전 내내 일본은 한국 남자대표팀의 수비벽 앞에서 10골밖에 넣지 못했다.

홀란도 프레이타스(포르투갈) 감독이 이끌고 있는 한국 핸드볼 남자대표팀이 7일 오후 5시 30분 인천 선학체육관에서 벌어진 2022 핸드볼 한일 정기전 일본 남자대표팀과의 게임에서 33-23(전반 12-13)으로 완승을 거뒀다.
   
전반 12골 후반 21골, 김동욱 골키퍼 MVP

후반전 시작 후 4분이 지났어도 일본의 1~2골 차 리드는 여전했다. 4일 나고야에서 열린 1차전 6골 차 역전패를 대갚음해 줄 기회를 막연하게 기다릴 수는 없었다. 이 중요한 고비에서 노련한 이창우 골키퍼의 슈퍼 세이브가 나왔다. 일본 오른쪽 윙 요시노의 노마크 슛을 기막히게 막아낸 것이다. 듬직한 김동욱 골키퍼를 대신하여 후반전 초반 우리 골을 이창우 골키퍼가 지킨 이유를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우리 남자대표 선수들은 이 기세를 몰아 왼쪽 윙 장동현의 골과 센터백 강전구의 가로채기 후 시원한 속공 골을 묶어냈고 16-15(후반 5분 42초)로 점수판을 뒤집어버렸다. 게임 흐름을 휘어잡은 것이다. 이후 우리 골문은 다시 김동욱이 지키기 시작했고 결정적인 고비마다 믿기 힘든 슈퍼 세이브로 달아날 수 있는 발판을 놓아주었다. 

후반 15분 14초에 순발력 뛰어난 강전구의 가로채기가 하나 더 나왔고 곧바로 이성민의 속공 골이 이어져 22-17로 점수 차이를 만들어냈다. 구창은의 2분 퇴장 시간이 진행중이었으면서도 남자대표팀 완승의 자신감이 본격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다.

그로부터 5분 뒤에는 김동욱 골키퍼의 놀라운 슈퍼 세이브가 연거푸 나온 덕분에 점수 차는 9골로 더 벌어졌다. 이현식의 어시스트 패스를 받아 오른쪽 윙 이성민의 속공 골(한국 27-18 일본)이 시원하게 들어간 것이다.  

기세가 꺾인 일본 선수들은 더이상 점수차를 좁히지 못하고 10골 차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다. 일본 선수들의 결정적인 슛을 무려 15개나 막아낸 김동욱 골키퍼가 이 게임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이어 같은 장소에서 열린 여자대표팀 한일 정기전에서도 킴 라스무센(덴마크) 감독이 이끌고 있는 한국 여자대표팀이 23-19(전반 11-11)로 이겨 최근 8게임 연속 승리 기록을 이어나갔다.

간판 센터백 이미경과 강경민이 나란히 7골씩을 넣어 사흘 전 나고야에서 열린 게임(한국 25-19 일본)과 비슷한 결과를 만들어냈다. 지난 5월 한국 핸드볼 역사상 최초로 유럽 출신의 외국인 감독을 선임한 효과가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평가할 만하다.

2022 핸드볼 한일 정기전 남자부 결과(9월 7일 오후 5시 30분 인천 선학체육관)

★ 한국 33-23(전반 12-13) 일본 

◇ 한국 남자대표팀 득점 기록
강전구 6골, 장동현 4골, 김기민 4골, 이현식 4골, 이성민 3골, 하민호 3골, 구창은 2골, 조태훈 2골, 박세웅 2골, 신재섭 1골, 오주안 1골, 하태현 1골
- 골키퍼 세이브 기록 : 김동욱(MVP) 15세이브/35슛(42.9%), 이창우 1세이브/4슛(25%)

★ 여자부 한국 23-19(전반 11-11) 일본

◇ 한국 여자대표팀 득점 기록
이미경(MVP) 7골, 강경민 7골, 신은주 2골, 유소정 2골, 신다래 2골, 원선필 1골, 조수연 1골, 김소라 1골
- 골키퍼 세이브 기록 : 오사라 14세이브/32슛(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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