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분, 인천 유나이티드 FC 에르난데스의 오른발 대각선 첫 골 순간

27분, 인천 유나이티드 FC 에르난데스의 오른발 대각선 첫 골 순간 ⓒ 심재철

 
가을 느낌 물들어가는 토요일 저녁 인천축구전용구장에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처음으로 1만 139명의 대관중이 모여들었다. '인경전(경인 더비)' 분위기가 뜨겁게 달아오른 것을 말해주는 발걸음이었다. 게임 내용도 박진감이 넘쳤고 특별한 의미가 담긴 골 세리머니까지 이어졌기에 더 많은 박수가 초록 그라운드로 쏟아져 내렸다.

조성환 감독이 이끌고 있는 인천 유나이티드 FC가 27일(토) 오후 8시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벌어진 2022 K리그 1 FC 서울과의 홈 게임에서 2-0으로 완승을 거두고 한 게임 덜 뛴 포항 스틸러스를 밀어내 3위까지 올라서서 5게임 남은 정규 라운드 상위권 순위 싸움을 더욱 흥미진진하게 만들었다.

"저희가 좀 잊고 있었던 것 같아요."

전철로 도원역 바로 앞이 인천축구전용구장이니 FC 서울을 응원하는 어웨이 팬들도 북쪽 관중석을 가득 메울 정도로 많이 찾아와 더비 매치의 열기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게임 시작 후 27분 만에 멋진 첫 골이 나왔다. FC 서울 미드필더 케이지로의 패스를 가로챈 인천 유나이티드 FC 오른쪽 윙백 김준엽이 옆줄을 따라 과감하게 찔러준 빨랫줄 패스를 믿고 달려들어간 골잡이 에르난데스가 FC 서울 센터백 둘(이상민, 김신진)을 앞에 두고 과감하게 오른발 대각선 슛을 차 넣었다.
 
 FC 서울 기성용(왼쪽 흰 유니폼 6번)이 위험한 태클로 인천 유나이티드 FC 에르난데스를 쓰러뜨리는 순간

FC 서울 기성용(왼쪽 흰 유니폼 6번)이 위험한 태클로 인천 유나이티드 FC 에르난데스를 쓰러뜨리는 순간 ⓒ 심재철

 
이번 여름 이적 후 8게임만에 네 번째 골을 터뜨린 에르난데스는 역시 인천 유나이티드 FC의 복덩이라는 사실을 입증한 셈이다. 하지만 에르난데스는 8분 뒤에 FC 서울 기성용의 위험한 슬라이딩 태클에 발목을 다쳐 들것에 실려나가는 비운의 결승골 주인공이 되고 말았다.

인천 유나이티드 FC의 추가골은 54분에 이어나왔다. 센터백 선수들이 줄부상을 입는 바람에 체격 조건 좋은 공격수 김신진이 이상민과 함께 센터백 역할을 맡았지만 그 부담으로 뼈아픈 백 패스 실수를 저질러 추가골을 내준 꼴이 됐다. 매우 높은 곳까지 김신진을 압박한 인천 유나이티드 FC 김도혁이 짧은 백 패스를 가로채 양한빈 골키퍼까지 유연한 드리블로 따돌린 뒤 미끄러지며 왼발 슛을 밀어넣은 것이다. 

곧바로 골문 뒤 인천 홈팬들 앞으로 달려간 김도혁은 소방 호스로 물을 뿌리는 세리머니로 더 많은 박수를 이끌어냈다. 김도혁은 게임 종료 후 TV 생중계 인터뷰를 통해 "자연재해가 많았는데 저희가 좀 잊고 있었던 것 같아요. 저희를 위해서 희생하시고 헌신해주시는 소방관님들을 위해서 이 세리머니를 바칩니다"라고 말해 축구 그 이상의 아름다운 가치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주었다.
 
 54분, 인천 유나이티드 FC 김도혁이 양한빈 골키퍼까지 따돌리며 추가골을 넣는 순간

54분, 인천 유나이티드 FC 김도혁이 양한빈 골키퍼까지 따돌리며 추가골을 넣는 순간 ⓒ 심재철

 
김도혁의 두 번째 골 이후 FC 서울은 오른쪽 날개 공격수 강성진을 들여보내며 1골이라도 따라잡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델브리지-강민수-김동민'을 중심에 둔 인천 유나이티드 FC 수비벽을 끝내 허물지 못했다. 81분에 나상호의 오른발 중거리슛이 날카롭게 뻗어나갔지만 인천 유나이티드 FC 이태희 골키퍼의 슈퍼 세이브에 막히며 뜻을 이루지 못한 것이다.

이렇게 최근 5게임 무패(3승 2무)의 좋은 흐름을 만든 인천 유나이티드 FC는 다음 달 2일(금) 오후 7시 30분 7위 강원 FC를 홈으로 불러들이며, 8위 FC 서울은 9월 4일 오후 4시 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9위 수원 블루윙즈를 불러 양보할 수 없는 슈퍼 매치를 펼친다.

2022 K리그 1 결과(8월 27일 오후 8시, 인천축구전용구장)

인천 유나이티드 FC 2-0 FC 서울 [득점 : 에르난데스(27분,도움-김준엽), 김도혁(54분)]

2022 K리그 1 현재 순위표
1 울산 현대 59점 17승 8무 3패 44득점 24실점 +20
2 전북 현대 49점 14승 7무 6패 34득점 25실점 +9
3 인천 유나이티드 FC 44점 11승 11무 6패 37득점 30실점 +7
4 포항 스틸러스 44점 12승 8무 7패 36득점 28실점 +8
5 제주 유나이티드 41점 11승 8무 9패 38득점 33실점 +5
6 수원 FC 36점 10승 6무 11패 43득점 44실점 -1
7 강원 FC 36점 10승 6무 12패 40득점 44실점 -4

8 FC 서울 36점 9승 9무 10패 34득점 34실점 0
9 수원 블루윙즈 30점 7승 9무 12패 27득점 36실점 -9
10 대구 FC 27점 5승 12무 10패 33득점 39실점 -6
11 김천 상무 26점 6승 8무 13패 33득점 34실점 -1
12 성남 FC 18점 4승 6무 17패 25득점 53실점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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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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