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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청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24일 오후 위원회에 출석하지 않는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등 피감기관장들에 대한 증인 출석 요구의 건에 관해 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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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대학에서 반도체 연구를 해온 사람으로서, 그동안 겪어보지 못한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나온 판단이었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또' 국회에 불출석했다. 이종호 장관과 안형환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은 24일 오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불참했다. 이 장관 등은 이미 지난 18일 전체회의 당시, 의원들의 의결에도 불구하고 출석하지 않은 바 있다. 지난 회의에 불출석한 경위서를 상임위원장에게 제출하면서, 그가 제시한 이유는 "평생 대학에서 연구를 해온 사람"이라 "혼란스러운 상황"이었다는 변명이었다.

여당인 국민의힘 의원들도 회의를 보이콧하면서, 이날 과방위는 또다시 '반쪽' 진행을 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나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이종호 장관에게 전화해 불출석을 종용한 것으로 알려지며 파장이 커지고 있다. <세계일보>는 지난 회의 당시 "이 장관은 회의장에 들어가려 했으나 일부 여권 인사들이 전화 등을 통해 만류한 것으로 확인됐다"라며 "이 장관에게 전화를 건 인물 중에는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도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라고 보도했다.

정청래 "여당 원내대표가 전화해 불출석 압박하는 게 낯선 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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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청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2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간사와 대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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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방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청래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이종호 장관이 보낸 '불출석 경위서'를 낭독했다. 해당 경위서에 따르면, 이종호 장관은 "여야가 원만하게 의사 일정에 합의하면 회의에 참석할 계획으로 논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라며 "상임위 출석 요구의 건이 의결된 후 출석 요구 시간까지 많은 고민을 하였으나, 의사 진행에 대한 여야 간 갈등상황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불참을 결정하였다"라고 밝혔다. 간사 선임 문제 등을 두고 국민의힘이 과방위 참여를 거부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한 것이다.

이 장관은 특히 "평생 대학에서 반도체 연구를 해온 사람으로서 국회 업무 등 그동안 겪어보지 못한 낯선 환경과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나온 판단이었다"라고 경위서에 적었다. 정청래 위원장은 이 대목에서 "여당 원내대표가 전화를 해서 국회 불출석을 종용하고 압박하는 것이 낯선 환경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꼬집었다.

정 위원장은 "결과적으로는 본인은 출석하고자 했으나, 어쨌든 여당의 압박으로 출석하지 못한 것을 우회적으로 지금 표현하고 있다"라고 이를 해석하며 "이것은 심각한 국회에 대한 모독·무시일 뿐만 아니라, 여당 실세 원내대표의 횡포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권성동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의원들의 압박만 있었는지 그 윗선도 있었는지는 우리가 앞으로 차차 진상을 규명해볼 일"이라고 윗선의 개입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과방위의 민주당 간사를 맡고 있는 조승래 의원 역시 해당 경위서가 "해괴한 논리를 가지고 출석을 회피하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과기부장관이 어제 국회에 와서 여러 의원들을 접촉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그동안의 과정에 대해서 해명과 유감 표명을 하고, 그리고 앞으로는 국회에서 진행되는 절차, 의사일정에 충실히 따르겠다고 하는 이야기들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고 또 그렇게 한 것으로 들었다"라고 전했다. "그런데 그렇게 진행이 되는 과정에서, 역시 또 여당으로부터의 압력 혹은 압박이 있었는지, 그런 것들이 중단이 되면서 오늘 출석하기로 했던 게 원점으로 돌아가는 상황이 생긴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조승래 의원은 "이게 지금 자꾸 반복되는 상황인데, 여당은 과방위를 정상화해서 국회가 해야 할 행정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 기능에 대해 제대로 하고 싶은 의사가 없는 것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라고 국민의힘을 비난했다.

민주당, 증인 채택 통한 출석 강제도 고려... 정회 후 숙의 중

정청래 위원장은 이에 '증인 채택' 카드를 꺼내 들었다.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이종호 장관 등을 증인으로 채택해 출석을 강제하겠다는 발상이다. 채택된 증인이 불출석할 경우, 법률에 의해 고발 및 처벌당할 수 있다. 상임위원회에서 출석 요구의 건이 의결되더라도, 이에 불응한 행정부처의 인사를 제재할 수단이 마땅히 없기 때문에 나온 고육책이었다.

정 위원장은 국민의힘이 불참한 상황에서 이를 긴급 안건으로 상정해 통과시키겠다는 계획을 소개했다. 조승래 의원 역시 근거 법령을 소개하며, 해당 절차가 적법한 과정임을 설명했다. "실효적이고 강제적인 방법"을 동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도 주장했다. 그러나 같은 민주당 소속의 김영주 의원은 의원들 간 숙의가 필요하다며 정회를 요청했고, 정청래 위원장이 이를 받아들였다. 아직까지 별다른 결론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국회 과방위는 24일 오후 4시 현재까지 정회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