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 댄스 열풍을 일으켰던 엠넷 '스트릿 파이터' 시리즈의 새로운 이야기 <스트릿 맨 파이터>(스맨파)의 대장정이 막을 올렸다. 8월 23일 방송된 첫 회에서는 불꽃 튀는 여덟 크루의 첫 대면식과 기선제압을 위한 노리스펙 약자지목 배틀이 펼쳐졌다.
 
저스트 절크, YGX, 프라임 킹즈, 원밀리언, 위댐보이즈, 엠비셔스, 어때, 뱅크투 브라더스 등 각 크루들이 차례로 파이트클럽에 입성했다. 각 크루들간의 사전평가와 예상순위가 공개됐다. 출연자들은 시작부터 상대 크루들의 필터없는 신랄한 평가와 독설들을 마주해야 했다.
 
사전 예상순위 3위를 기록한 원밀리언은 27년차 백구영, 30년차인 최영준 등 베테랑 댄서들을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정작 상대 크루들은 생소하다는 반응이 많았다. 프라임킹즈는 "30년 정도되는 경력이라면 스트릿 댄서신에서 알아야 하는데 몰랐다는 건 안무만 만들었다는 거다. 댄서라기 보다는 안무가다. 그래서 댄스 수준이 떨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위댐보이즈는 "트렌디함에서 형님들은 이제 발자취가 느려지지 않으셨나. 철지난 춤 그만 추고 제 춤 배우시면 된다"라고 조롱했다. 저스트 절크는 "원밀리언이라는 회사는 리스펙한다. 훌륭한 기업이지만 그냥 기업이다. 진짜 댄서라면 여기서 증명하셔야할 것"이라고 도발했다.

수다스럽고 활기넘치는 분위기로 등장한 어때는 사전 예상순위 6위를 기록했다. 상대 크루들은 어때 특유의 파격적인 걸리시 안무와 노출 패션에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프라임킹즈는 "여자보다 안무 소화를 더 섹시하고 탄력있게 해야 하는데 아무 것도 없다. 바람빠진 풍선 같다"라고 지적했고, 위댐보이즈는 "개개인의 역량으로 걸리시를 잘 표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만만하다"라고 독설을 날렸다.
 
<비 엠비셔스>를 통하여 발탁된 8명의 댄서들로 구성된 프로젝트 크루 엠비셔스가 다음 차례로 등장했다. 이호원은 호기롭게 저지석(심사위원석)에 가서 앉아보는 패기를 부리기도 했다. 대면식 전, 상대 아지트에 침입하여 선전포고를 하는 '침입자들' 미션에서 원밀리언은 엠비셔스를 지목하여 아지트를 난장판으로 만들어놨다. 엠비셔스는 원밀리언이 찢어놓은 단체사진 액자를 그대로 원밀리언의 아지트에 투척하는 것으로 응수했다.
 
사전평가에서 엠비셔스의 최종예상순위는 5위였다. <엠비셔스>에서 눈물로 화제가 되었던 김평야에 대하여 프라임킹즈는 "울면서 집에 갈 줄 알았다" YGX는 "냉정하게 실력적으로 저 자리에 있으면 안 될 것 같다" 위댐보이즈는 "눈물이 실력이었다는 느낌으로 뽑힌 것 같다"라는 혹평을 쏟아냈다. 

우태에 대해서는 "진 짜 못한다" 등의 위댐보이즈 비난이 이어졌다. 팀의 리더임에도 노리스펙 스티커를 3개나 받은 오천의 자질에 대해서도 상대 크루들의 의문부호가 쏟아졌다.
 
또한 상대 크루들은 엠비셔스의 팀워크와 경쟁력에 하나같이 낮은 평가를 내렸다. 저스트 절크는 "멋있는 사람들을 다 데려다 놨는데도 어벤져스 느낌이 안 난다"라고 평했고, 원밀리언은 "싸우던 애들이 합쳐봤자 얼마나 하겠나. 얘네들이 서바이벌을 얼마나 해봤겠냐"라며 무시했다. 저스트 절크는 "쟤네는 50명 중에 뽑힌거고, 우리는 한명 한명이 몇백명 중에 선발된 것"이라고 평했으며, 위댐보이즈는 "고등래퍼 하던 애들이 쇼미더머니 나온 격이다. 여기는 큰물"이라고 도발했다. 

정통 힙합 프리스타일 크루인 뱅크 투 브라더스(비투비)가 등장했다. 배틀의 강자로 꼽히는 팀답게 유일하게 노리스펙 스티커를 받은 멤버들이 6명 모두 전무했다. 하지만 개개인에 대한 높은 평가와는 별개로 정작 사전평가에서 팀 예상순위는 고작 7위에 그쳤다.
 
비투비도 상대 크루들의 독설을 피하지는 못했다. 프라임킹즈는 "너무 올드스쿨 힙합크루"라는 평가를 내렸다. 엠비셔스 오천은 "한두명 빼놓고 비투비 멤버들과 배틀에서 모두 이겼다"라는 일화를 밝혔다. 다수의 크루들이 유력한 꼴찌이자 탈락 후보로 비투비를 거론했다. 노리스펙의 진짜 이유가 비투비를 두려워해서가 아니라 아예 '관심밖'이었기 때문이라는 것.
 
강한 독설로 시선을 사로잡은 위댐보이즈가 등장했다. 위댐은 사전 예상순위로 2위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상대 크루들은 대체로 위댐의 트렌디함을 인정하면서도 "허세가 강하다" "겉멋이 심하다"라고 꼬집었다. 특히 막말이 유난히 심했던 위댐 인규를 지목한 이들이 많았다. 엠비셔스 진우는 "건방지다. 본인의 프라이드가 세서 그런 것 같다. 저러다 한번 큰코 다칠 것"이라고 평했고, 저스트절크 영제이는 "진짜 춤이라는 걸 어떻게 춰야하는지 많이 배워야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저스트절크와 위댐보이즈의 라이벌 구도가 부각됐다. 영제이는 위댐이 절크를 짓밟고 올라갈 수 있는 크루로 지목한 데 분노하며 "누가 나오든 죽었다. 너희가 트로피 한 개라도 있으면 인정을 하는데, 이런 도발적인 발언은 너무 선을 넘었다"라며 정했다. 상대 크루들도 두 팀이 맞대결을 한다면 절크가 위댐보다 대체로 우위에 있다는 평가가 우세했다.

사전예상순위 1위를 차지한 우승후보 저스트절크가 입장하자 크루들 모두 긴장한 기색을 드러냈다. 영제이는 위댐보이즈를 발견하고 눈을 맞추며 여유롭게 도발하기도 했다. 영제이는 "사실 '형 왔다'하고 싸우고 싶었다. 위댐보이즈가 일어나서 반응해주기를 바랐는데 (가만히 앉아 있었다), 그렇게 패기가 있지는 않더라"라고 평가했다.

절크에 대한 평가는 주로 '올드함'에 초점이 맞춰졌다. 위댐은 "몇년째 똑같은 것만한다. 과거에 머물러 있다"라며 디스했다. YGX는 "절크와 위댐이 붙으면 재미있을 것 같다. 위댐이 트렌디하다면 절크는 그와는 거리가 멀다"라며 두 팀의 다른 색깔을 언급했다. 특히 올드함의 원흉으로 지목되어 집중공략대상이 절크의 리더 영제이는 위댐의 연이은 도발에 실소를 터뜨리기도 했다.
 
다음 차례는 훈훈한 비주얼이 돋보이는 YGX였다. 사전예상순위에서 꼴찌를 기록한 YGX는, 개인평가에서도 드기가 혼자 무려 8장의 노리스펙 스티커를 받은 것을 비롯하여 17명의 댄서로부터 약체로 지목받았다. 원밀리언은 "YGX는 여자 크루가 더 강하다"라고 평했고, 엠비셔스는 "리정(YGX 여자크루 리더)이 짠 안무를 뒤에서 열심히 추는 분들"이라고 조롱했으며, 심지어 프라임킹즈는 "백업이나 하러가라"고 도발했다.
 
YGX가 비주얼을 강점으로 꼽은 데 대하여 위댐은 "스트릿 면상 파이터가 아니지 않냐"라고 비판했다. 웃음기가 사라진 YGX 멤버들은 실력으로 보여주겠다며 독기를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야성미와 피지컬이 돋보이는 갱스터 분위기의 프라임킹즈가 등장했다. 킹즈는 무대 중앙에 위치한 우승트로피가 킹즈의 이름이 새겨진 머플러를 걸어놓은 패기를 시전했다. 킹즈는 예상순위에서는 4위를 차지했다.
 
킹즈에 대한 사전평가는 주로 '크럼프에 특화된 크루이지만, 크럼프 밖에 못한다'는 것. 위댐은 "크럼프 외길 인생이 얼마나 편협한지 알려주는 것도 나쁘지 않다"며 비꼬았다.

특히 YGX는 킹즈가 지난해 <스트릿 우먼 파이터>에 출연했을 당시 YGX를 "장르가 없다."고 조롱했던 장면을 거론하며 "스트릿 신에서 코레오 신을 욕하는 것을 코레오 댄서들이 봤으면 뒤집어진다. 코레오를 계속 무시할 거라면 끝까지 아무 것도 안하고 크럼프만 하시길"이라며 일침을 봤다. 코레오 댄스씬을 대표하는 또다른 팀인 원밀리언은 "얘네는 방송 나오면 쓰지도 못한다. 팔만 휘두를줄 알지"라고 혹평했다.
 
엠비셔스 노태현은 "크럼프를 알리고 싶어서 나온거라면 그건 저혼자 할 수 있다"라고 도발했다. 이에 킹즈와 노태현 사이에서는 미묘한 긴장감이 흐르기도 했다.
 
본격적인 첫 번째 미션은 노리스펙 약자 지목 배틀이었다. 멤버들은 환복을 하고 다시 파이트존으로 모였다. 심사위원인 파이트 저지로는 슈퍼주니어 은혁, 2PM 우영, 그리고 <스우파>에 이어 보아가 또다시 등장했다.

첫 번째 선공 댄서로 등장한 엠비셔스 노태현은 대결할 약자로 놀랍게도 킹즈 트릭스를 지목하여 크럼프 빅매치가 성사됐다. 트릭스는 해외 크럼프 댄스 배틀 대회에서 동양인 최초로 1등을 차지한 강자중의 강자였다.
 
노태현은 "트릭스 형이 노력파라면, 저는 (재능이) 타고난 쪽이었다"라고 평했고, 트릭스도 "같이 하면서 회의감이 들 정도로 천재성이 있었다"며 인정했다. 트릭스가 계속 함께 춤을 추자고 권유했지만, 노태현은 크럼프만 하고 싶지는 않아서 아이돌 가수의 길을 선택했다고. 트릭스는 노태현의 도발에 "노력하는 사람이 천재를 이긴다는 보여주겠다"라고 다짐했다.
 
파이트저지의 선택은 보아와 우영의 표를 얻은 트릭스가 2대 1로 노태현에 승리를 거뒀다. 보아는 "노태현이 도전장을 세게 내밀었는데 트릭스가 노련미로 무대를 본인의 분위기로 가져왔다. 무대 중간에 아쉬운 실수도 있었지만 그것을 제외하면 트릭스의 스테이지가 압도적이었다"라고 평했다.
 
두 번째 배틀 선공은 위댐의 부리더 인규였다. 사전평가에서 거의 모든 크루를 '모두까기'로 저격했던 인규에게 여러 댄서들이 이를 갈고 있었다. 인규는 라이벌 크루인 절크의 부리더 제이호를 지목했다.

절크와 위댐 사이에서는 안무 카피를 둘러싼 갈등이 있었다. 위댐의 리더 바타가 만든 안무를 절크 측에서 같은 구간에서 무브(동작의 흐름)와 의상까지도 똑같이 따라했다는 것. 절크 측은 크루원이 바타에게서 영감을 받아서 비슷한 동작이 나왔다고 해명했다. 인규는 갈등을 꺼려하는 리더 바타를 대신하여 SNS에서 절크를 공개 저격했다. 절크 측은 불쾌감을 드러냈고, 위댐은 카피논란에 대한 절크의 후속대처가 명확하지 않았다며 서로 감정의 앙금이 남아 있었다.

배틀에서 인규가 박자 하나하나를 살린 여유와 위트를 살린 무브를 보여줬다면, 제이호는 침착하게 자제를 하면서도 클라이맥스 구간에서 사자처럼 에너지를 내뿜는 폭발력이 돋보였다. 대결은 보아와 은혁의 선택을 받은 절크의 2대 1 승리로 끝났다.

어때의 부리더 킹키는 원밀리언의 최영준을 지목했다. 최영준은 킹키의 파격적인 무대를 보고 "못 보겠다. 노출이 불편하다"라고 평가한 바 있다. 킹키가 전공인 왁킹을 살린 무대를 선보였다면, 최영준은 환상적인 투싸우전드 브레이킹 기술로 응수했다.
 
우열을 가리지 못한 두 사람은 재대결을 펼쳤고, 이번에는 두 사람 모두 주특기인 걸리시 댄스로 정면승부를 펼쳤다. 두 번째 심사 결과는 3대 0으로 킹키의 완승이었다. 은혁은 "킹키가 처음에는 뭔가를 감추고 안보여주는 느낌이었다면 재대결에서 무대를 압도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런게 배틀이지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평가했다.
 
원밀리언은 이후 리더 백구영까지 루키까지 4전 전패를 당했다. 파이트 저지와 상대 크루들은 모두 방송안무 위주의 코레오그래피 크루들이 배틀에는 약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백구영은 "우리는 배틀러가 아니다. 마음 편하게 하고 싶은 것을 하자"며 애써 팀원들을 다독였다.

킹즈의 부리더 넉스는 YGX의 리더 드기를 지목했다. 두 팀은 <스우파> 맨오브 우먼 미션 당시 여성 크루들과 함께 무대를 펼쳐 넉스(+코카앤버터)가 1위, YGX는 꼴찌를 각각 기록한바 있다. 두 팀은 크럼프 전문 크루(킹즈)와 다양한 댄스를 소화할수 있는 코레오그래피(YGX)라는 상이한 정체성을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이번에도 재대결까지 가는 치열한 승부끝에 킹즈가 2대 1로 승리를 거뒀다. 넉스는 터미네이터를 연상시키는 강렬한 상의탈의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시선을 사로잡았다. 파이트 저지들은 확실힌 킹즈가 배틀에 특화되어 있다고 극찬했다.

비투비의 비지비는 절크의 에스원을 지목하여 대결을 펼쳤다. 비지비와 에스원은 한때 동료였으나 에스원이 코레오그래피로 전공을 옮기게 되면서 갈등이 생겼다. 에스원은 힙합신을 배신했다는 꼬리표가 붙게되며 본인이 잘못한 일도 아닌데 오히려 소문을 낸 사람들을 찾아가 사과를 해야했던 일화를 고백하며 눈물을 흘렸다.
 
제이호는 "저희가 코레오그래피를 시작했을 때 스트릿신의 많은 사람들이 저게 무슨 춤이냐라고 욕했다"라고 밝혔다. 비투비의 고프는 "코레오그래피 댄서분들이 춤추는 모습을 보면 한 가지에는 깊이가 없어 보여서 춤처럼 안느껴졌다"라는 생각을 드러냈다. 
 
스트릿과 코레오의 자존심 승부에서 재대결 끝에 비지비가 2대 1로 에스원에 승리했다. 우영은 "비지비는 에스원을 별로 신경쓰지 않는데, 에스원은 내내 비지비를 신경쓰는 게 읽혀졌다"라고 평가했다.

리더 배틀에서 엠비셔스의 오천은 킹즈의 트릭스를 지목했다. 앞선 대결에서 팀원들이 연패를 당한 엠비셔스는 오천 외에는 배틀러가 없다는 혹평을 듣고 있었다. 오천은 기왕 배틀할거면 강한 상대를 밟고가야 한다며 승부수를 던졌다.

모든 크루들과 파이트저지들까지도 일제히 기립하며 최고 배틀러들의 정면승부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치열한 명승부 끝에 파이트저지들은 보아가 선택을 포기했지만 우영과 은혁은 트릭스의 손을 들어주면서 2대 0으로 또 한번 킹즈의 승리로 끝났다.

위댐의 리더 바타는 라이벌 절크의 영제이를 선택했다. 우승예상순위 1.2위팀이자 코레오를 대표하는 두 팀의 맞대결로 많은 크루들의 기대를 모았다. 바타의 선공에 이어 다음회에서는 영제이의 후공과 이어진 팀배틀전을 예고하며 첫 방송은 막을 내렸다.
 
지난해 방송된 <스우파>는 이른바 K-댄스 신드롬을 일으키며 그동안 무대의 조연취급을 받던 댄서들을 일약 스타덤에 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스우파> 이후 댄스 프로그램이 방송가의 인기 장르로 각광받는 현상도 일어났다.
 
공식 후속작인 <스맨파>는 이미 예선전 형식의 <엠비셔스>를 거치며 여자 댄서들과는 또다른 남자 댄서들만의 파워풀한 매력과 개성넘치는 캐릭터를 어필하여 기대감을 더욱 높였다.

댄스크루간의 미묘한 라이벌 구도, 코레오와 스트릿의 갈등구도를 부각시키며 댄스신 내부의 속사정과 비하인드 스토리를 조명하는 연출도 소소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전작에서 구축된 탄탄한 팬덤과 흥행공식을 이어가며 K댄스 열풍을 글로벌하게 이어가겠다는 엠넷의 야심이 <스맨파>에서도 성공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스맨파 스우파 코레오그래피 스트릿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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