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꼴찌 탈출 시나리오가 가시권으로 접어들었다. 지난 4월과 5월에 5게임 연속 패배를 당한 것도 모자라 7월에도 4게임 연속 패배 수렁에 빠지며 이번 시즌은 뭘 해도 안 되는 팀으로 낙인 찍힐 것 같았던 꼴찌 성남 FC가 상위권 팀과의 연속 게임 일정을 모두 승리로 만들어 바로 앞 순위표에서 주춤거리고 있는 수원 블루윙즈(11위)를 승점 3점 차로 따라붙은 것이다.

김남일 감독이 이끌고 있는 성남 FC가 2일(화) 오후 7시 30분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22 K리그 1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어웨이 게임에서 간판 골잡이 뮬리치의 2골 활약에 힘입어 2-1로 짜릿한 승리를 거두고 지난 해 10월 24일(성남 FC 2-1 울산 현대)과 10월 30일(성남 FC 1-0 포항 스틸러스)에 이룬 2게임 연속 승리 이후 277일만에 연승 감격을 나눴다.

'뮬리치'의 묵직한 2골

지난 토요일(7월 30일) 5위 인천 유나이티드 FC와의 홈 게임에서 3-1 완승을 거두고 서귀포로 날아간 꼴찌 성남 FC가 믿기 힘든 드라마를 만들어내고 있다. 4위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까다로운 어웨이 게임까지 이겨버렸으니 중상위권 순위 경쟁은 물론 강등권 탈출 경쟁에 이르기까지 K리그 1 순위표를 점입가경으로 만든 셈이다.

성남 FC는 게임 시작 후 26분만에 벼락골을 터뜨리며 연승을 예고했다. 21살 새내기 윙백 김훈민의 패스를 받은 키다리 골잡이 뮬리치가 과감한 오른발 대각선 슛을 미끄러지며 시원하게 차 넣은 것이다. 3일 전 인천 유나이티드 FC와의 홈 게임으로 설레는 프로 첫 게임을 치른 김훈민이 단 두 번째 게임만에 공격 포인트를 올리는 성과를 이룬 것이기도 하기 때문에 성남 FC의 감격은 더 컸다.

꼴찌 탈출 선봉장 역할을 맡은 뮬리치는 후반전 시작 후 2분만에 심동운이 밀어준 공을 기다렸다는 듯 오른발 감아차기 추가골이자 이 게임 결승골로 차 넣었다. 파울루 벤투 한국 남자축구 대표팀 감독의 부름을 받고 최근 EAFF(동아시아축구연맹) E-1 챔피언십에 가서 최우수 골키퍼 상을 받고 돌아온 제주 유나이티드의 김동준 골키퍼도 도저히 손을 쓸 수 없는 완벽한 골이었다.

뮬리치는 내친 김에 해트트릭을 욕심낼 정도로 좋은 기회를 잡기도 했다. 63분, 패스 감각이 좋은 미드필더 밀로스와의 2:1 패스가 제대로 맞아 떨어져 상대 골키퍼와 마크맨 없이 마주친 것이다. 이 순간 뮬리치는 낮게 깔리는 오른발 인사이드 슛을 시도했는데 각도를 줄이며 몸을 내던진 제주 유나이티드 김동준 골키퍼가 왼발로 막아내는 바람에 뜻을 이루지 못했다.

베테랑 김영광 골키퍼 대신 성남 FC 골문을 지킨 최필수의 슈퍼 세이브에 답답한 표정을 숨기지 못하던 제주 유나이티드는 85분에 간판 골잡이 주민규가 조나탄 링의 오른쪽 코너킥 왼발 크로스를 받아 정확한 헤더 골을 터뜨려 1골 차로 따라붙었지만 남은 시간에 성남 FC의 골문을 더이상 열지 못하고 2게임 연속 패배의 충격에 휩싸였다.

이로써 성남 FC는 2019년 11월 30일(성남 FC 3-1 제주 유나이티드) 이후 무려 977일만에 강팀 제주 유나이티드를 이기는 게임을 만들어낸 것이다. 성남 FC(18점 23득점)는 2게임 연속 승리 기운을 몰아 한 게임을 덜 뛴 11위 수원 블루윙즈(21점 15득점)를 3점 차로 따라붙었으니 이제 꼴찌 탈출 시나리오는 시간 문제만 남은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 성남 FC는 곧바로 날아와 5일(금) 오후 7시에 10위 김천 상무와의 홈 게임(탄천 종합)을 준비한다. 4위 제주 유나이티드도 같은 날 오후 7시 30분에 6위 FC 서울과의 어웨이 게임(서울 월드컵)을 뛰어야 한다.

2022 K리그1 결과(2일 오후 7시 30분, 제주 월드컵)

★ 제주 유나이티드 1-2 성남 FC [득점 : 주민규(85분,도움-조나탄 링) / 뮬리치(26분,도움-김훈민), 뮬리치(47분,도움-심동운)]

◇ 2022 K리그 1 현재 순위표
1 울산 현대 51점 15승 6무 3패 36득점 21실점 +15
2 전북 현대 45점 13승 6무 4패 30득점 19실점 +11
3 포항 스틸러스 40점 11승 7무 6패 33득점 21실점 +12
4 제주 유나이티드 34점 9승 7무 8패 29득점 30실점 -1
5 인천 유나이티드 FC 33점 8승 9무 6패 27득점 25실점 +2
6 FC 서울 30점 7승 9무 8패 30득점 29실점 +1
7 수원 FC 29점 8승 5무 10패 35득점 38실점 -3
8 강원 FC 27점 7승 6무 10패 31득점 36실점 -5
9 대구 FC 27점 5승 12무 6패 30득점 29실점 +1
10 김천 상무 23점 5승 8무 11패 27득점 29실점 -2
11 수원 블루윙즈 21점 4승 9무 10패 15득점 26실점 -11
12 성남 FC 18점 4승 6무 14패 23득점 43실점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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