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의 경기 모습.

한국과 중국의 경기 모습. ⓒ 대한축구협회

 
지난 2월 6일 인도 나비 뭄바이에서 끝난 2022 AFC(아시아축구연맹) 여자 아시안컵 결승전 역전패의 아쉬움을 씻어내기 위해 우리 선수들은 상대 선수들보다 한 발 더 뛰며 악착같이 달려들었다. 조직력 면에서 중국을 충분히 휘어잡았다고 말할 수 있는 게임이었다. 하지만 축구는 무엇보다 '골'로 말해야 하는 게임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절감할 수밖에 없었다. 5개월 17일 전의 역전패 악몽까지는 아니었지만 후반전에 뼈아픈 동점골을 내주며 비긴 결과는 쓴 입맛만 남을 뿐이었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끌고 있는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이 23일(토) 오후 7시 일본 이바라키현에 있는 가시마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22 EAFF(동아시아축구연맹) E-1 챔피언십 여자부 중국과의 두 번째 게임을 1-1로 비겨 실낱같은 우승 가능성이 날아가고 말았다.

추가골 기회는 날아가고... 통한의 동점골 내줘

최근 국가대표 100게임 출장 기록을 세운 부지런한 수비수 김혜리가 변함없이 주장 완장을 차고, 에이스 지소연이 플레이 메이커 역할을 맡아 이번에는 꼭 중국을 이기자는 결의를 다지고 나왔다. 개최국 일본과의 첫 게임에서 아쉽게 1-2로 진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우리 선수들은 그 어느 때보다 조직적으로 똘똘 뭉쳤다. 

게임 시작 후 34분만에 그림같은 첫 골이 최유리의 오른발 끝에서 나왔다. 우리 팀 척추 역할을 맡은 수비형 미드필더 이영주와 조소현의 가운데 라인 전진 패스가 정확하게 이어졌고 반원 안쪽으로 빠져들어온 최유리가 조소현의 패스를 받자마자 반 박자 빠른 오른발 감아차기를 정확하게 골문 오른쪽 구석으로 차 넣은 것이다. 과정부터 마무리까지 모두를 놀라게 할 멋진 작품이었다.

하지만 우리 선수들은 1골로 승리를 거두기에는 2%가 부족했다고 말할 수 있다. 대체로 수비 조직력까지 만족할 수 있는 좋은 게임을 펼쳤지만 단 한 번 실수를 저지르는 바람에 통한의 동점골을 내준 것이다. 2022 AFC 여자 아시안컵 우승 팀 중국은 76분 오른쪽 코너킥 세트 피스 기회를 통해 귀중한 동점골을 넣었다. 우리 골키퍼 윤영글이 주먹을 쥐고 코너킥 크로스를 쳐낸다는 것이 빗맞는 바람에 멀리 날아가지 못했고, 후반전 시작하며 교체 선수로 들어온 시아오 유이의 오른발에 맞은 공이 골문 바로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수비수 왕 린린 오른발에 제대로 걸린 것이다.

한국 골문을 실질적으로 위협할 수 있는 중국의 유효 슛은 왕 린린의 이 기회 한 번이었지만 바로 그것이 이 게임 결과를 상징하게 된 것이다. 이보다 앞서 우리 선수들은 후반전에 역습 기회를 여러 차례 얻었지만 간발의 차이로 마무리 패스, 크로스가 부정확했기 때문에 추가골 기회를 모두 날려버린 사실을 2023년 호주-뉴질랜드에서 공동 개최하는 FIFA(국제축구연맹) 여자 월드컵 본선 무대를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잊지 말아야 한다.

후반전 초반이었던 49분에 조소현의 역습 패스를 받은 선취골 주인공 최유리에게 노마크 왼발 얼리 크로스 기회가 찾아왔지만 반대쪽에서 빠른 속도로 달려온 강채림에게 정확하게 이어주지 못하고 너무 빠르게 아웃된 공이 추가골 기회 중 가장 아쉬웠다.

중국의 동점골이 들어간 뒤에도 우리 선수들은 강채림 대신 들어온 이민아를 중심에 두고 역습 공간을 더 만들어냈지만 역시 마무리 패스의 정확도가 아쉬울 뿐이었다. 후반전 추가 시간 4분이 다 흘러가는 동안에도 왼쪽 측면 프리킥, 코너킥 세트 피스 기회가 더 있었지만 이 기회들도 크로스가 부정확했기 때문에 뜻을 이루지 못하고 종료 휘슬 소리를 들어야 했다.

이제 우리 선수들은 26일(화) 오후 4시에 같은 장소에서 대만과의 마지막 게임에서 대회 첫 승리를 기대할 수밖에 없다.

2022 EAFF E-1 챔피언십 여자부 결과
(7월 23일 오후 7시 가시마 스타디움, 일본 이바라키현)

한국 1-1 중국 [득점 : 최유리(34분,도움-조소현) / 왕 린린(76분,도움-시아오 유이)]

한국 선수들
FW : 최유리, 강채림(82분↔이민아)
AMF : 장슬기, 지소연, 추효주(68분↔손화연)
DMF : 조소현, 이영주
DF : 홍혜지, 임선주, 김혜리
GK : 윤영글

2022 EAFF E-1 챔피언십 여자부 현재 순위
일본 6점 2승 6득점 2실점 +4
중국 4점 1승 1무 3득점 1실점 +2
한국 1점 1무 1패 2득점 3실점 -1
대만 0점 2패 1득점 6실점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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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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