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방영된 KBS '1박2일 시즌4'의 한 장면.

지난 1일 방영된 KBS '1박2일 시즌4'의 한 장면. ⓒ KBS

 
KBS의 주말 간판 예능 <1박 2일> 시즌4(아래 1박 2일)가 또 한 번 변화의 시기에 돌입했다. 이미 각종 기사를 통해 알려진 것 처럼 시즌4 출범과 더불어 호흡을 맞췄던 멤버 라비, 메인 연출자 방글이 PD가 2년여 만에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게 되었다. 지난주에 이어 2주에 걸쳐 방영된 '행운을 빌어줘' 편은 두 사람이 마지막으로 참여하는 녹화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오랜 기간 막내 멤버로 활약해온 라비는 '도라비'라는 애칭과 함께 어디로 튈지 모르는 예측불허 예능감으로 꾸준히 사랑 받은 바 있다. 또한 방글이 PD는 <1박 2일> 역사상 첫 번째 여성 메인 PD로 이름을 올리며 꾸준한 프로그램의 순항에 일조했다. 앞서 2월 새 멤버 나인우의 가세로 5인 체제를 마감, 6인 완전체 구성으로 프로그램을 이끌어갔던 <1박 2일>로선 3개월 만에 한 자리 공백과 더불어 새 연출자(이정규 PD)의 합류라는 변화의 조류에 몸을 맡기게 되었다. 

제작진과의 한판 승부... 결과는?
 
 지난 1일 방영된 KBS '1박2일 시즌4'의 한 장면.

지난 1일 방영된 KBS '1박2일 시즌4'의 한 장면. ⓒ KBS

 
​2주 분량으로 진행된 '행운을 빌어줘' 편은 행운의 편지를 갖고 있느냐의 여부에 따라 벌칙이 부여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저녁까지 진행된 각종 게임과 함께 최종적으로 편지를 보유한 이에겐 야외취침+아침식사 불허 등 여러가지 벌칙이 내려지는 관계로 6인 고정 멤버들은 누가 자신에게 몰래 편지를 넣어 둘지 서로를 의심하면서 촬영에 임했다.

​이번주에는 제작진과의 다채로운 게임으로 먹거리를 확보하는 대결이 주된 내용으로 진행되었다. 처음 펼쳐진 딱지치기에거 승리를 거둔 <1박 2일> 멤버들은 의기양양하게 라면, 삼겹살 등을 확보할 수 있었다. 하지만 뒤이어 벌어진 경기에선 현저히 열세를 보이고 만다. '6인 7각' 장애물 달리기에서 제작진의 질주에 속수무책으로 당한 멤버들의 완패로 끝나면서 그들은 최종적으로 2인분에 해당하는 식재료만 얻게 되었다.

​이날 준비된 각종 게임은 모두 끝이 났다. 그런데 한가지 종료되지 않은 것이 있었다. 바로 행운의 편지의 소재였다. 웃고 즐기는 가운데 잠시 잊고 있었던 편지는 과연 누구에게 몰래 전달 되었을까?  

행운의 편지는... 애초부터 없었다?
 
 지난 1일 방영된 KBS '1박2일 시즌4'의 한 장면.

지난 1일 방영된 KBS '1박2일 시즌4'의 한 장면. ⓒ KBS

 
​제작진은 멤버들에게 "직전에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편지는 누군가의 신발 깔창 안에 있다"고 이야기 한다. 이에 화들짝 놀란 6명은 서둘러 자신이 신은 운동화를 벗고 내부를 샅샅히 찾아본다. 한창 시끌벅적한 수색 끝에 문세윤은 본인의 신발 안에 편지가 있음을 알고 크게 좌절하기에 이른다. 정신을 가다듬고 편지 내용을 살펴 본 그는 허탈한 웃음으로 터뜨린 후 라비를 응시한다.

​"여러분의 도라비여서 행복했다."

​사실 행운의 편지, 아니 벌칙 편지는 존재하지 않았다. 이날 방송을 끝으로 <1박 2일>을 떠나는 라비가 멤버, 제작진, 그리고 시청자들을 위해 본인의 마음을 담은 내용을 직접 손글씨로 담아 넣었던 것이다. 공황 때문에 숨도 잘 쉬지 못하면서 어려움을 많이 겪었던 라비는 2년여 동안 프로그램을 함께 하면서 정말 많이 변했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하차한다고 해서 다시 안 볼 것도 아닌데 여기서 함께 할 행복을 못 즐긴다는 게 엄청 슬프다"는 문세윤과 딘딘의 말처럼 잠깐의 이별이지만 <1박 2일>을 통해 두터운 우정을 쌓아온 멤버들, 그리고 성원을 보내준 시청자들로선 못내 아쉬움이 클 수 밖에 없었다. 이튿날 촬영장소 인근 시내 사진관을 들른 <1박 2일> 식구들은 마지막 기념 촬영을 함께 하면서 라비와의 작별을 훈훈하게 마무리 짓는다. "다시 꼭 찾아뵐게요"라는 약속과 더불어.

새롭게 마련해야 할 프로그램 안정화
 
 지난 1일 방영된 KBS '1박2일 시즌4'의 한 장면.

지난 1일 방영된 KBS '1박2일 시즌4'의 한 장면. ⓒ KBS

 
​지난 2월 나인우의 합류로 복원된 새 6인 체제 <1박 2일>은 비교적 빠른 시간 내에 정착되었다. 마치 오랫동안 호흡을 맞춘 것 마냥 나인우가 기존 출연진과 조화를 이룬 덕분에 한동안 큰 걱정 없이 제작될 듯 싶었지만 다시 한번 변화가 찾아왔다.  

​새 PD가 어떤 기획을 현재의 <1박 2일>에 녹여낼지에 대한 궁금증, 아직까진 구체적인 움직임이 없지만 또 다른 신입 멤버가 합류할지에 대한 기대감과 걱정이 동시에 공존하는 것이다. 시즌4가 꾸준히 10% 안팎 시청률 속에 무난한 흐름을 이어오긴 했지만 전성기 시절 같은 화제몰이 측면에선 다소 부족함을 드러내왔기에 지난 2년여 이상의 활력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지난해의 김선호의 갑작스런 하차로 살짝 흔들림과 위축됨이 감지되긴 했지만 금방 회복하면서 본래의 위치로 돌아왔던 <1박 2일>이었다. 그랬던 만큼 지금까지 잘 해왔던 부분은 계승하면서 보완할 점은 이에 맞게끔 채워 넣는 묘수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그게 바로 '국민 예능'이 나아갈 길이기에.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1박2일 라비 방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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