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혼했어요 2

우리 이혼했어요 2 ⓒ TV조선


이혼 그 이후의 새롭고 발전적인 관계 설정은 가능할까. TV조선 예능 <우리 이혼했어요> 시즌2가 첫 회부터 역대급 긴장감이 감도는 이혼 부부들의 재회 현장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지난 8일 방송된 < 우이혼2 >에서는 일라이-지연수, 나한일-유혜영의 첫 재회 이야기가 그려졌다.
 
아이돌 그룹 유키스 일라이와 레이싱모델 지연수는 11살 연상연하 커플로 2014년 혼인신고-2017년에는 결혼식을 올리며 화제를 모았다. 2016년에는 아들 민수가 태어나기도 했다. 하지만 연애와 비밀결혼 사실이 뒤늦게 밝히며 팬들 사이에서는 큰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그리고 2020년에는 갑작스러운 이혼 발표로 또 한 번 세상을 놀라게 했다. 당시 일라이는 이혼 발표와 함께 미국으로 잠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연수는 한 방송에 출연하여 "전화 한 통으로 이혼을 통보받았다."고 폭로한 데 이어 신용불량자가 되어 알바로 생계를 꾸리며 아들과 월세살이를 한다는 근황으로 큰 충격을 안겼다.
 
재회 두달 전 제작진과의 만남에서 지연수는 "전 남편이 이혼하자고 해도 이해하려고 했다. 그런데 이혼 사유가 바로 저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그와 연애했던 10년 동안의 마음이 무너지는 기분이었다."며 끝내 눈물을 흘렸다. "어떤 욕을 먹건 저는 그 사람이 좋았다. 근데 저랑 민수를 너무 쉽게 버렸다. 도저히 용서가 안 된다"며 서운함을 감추지 못했다.
 
일라이의 입장은 조금 달랐다. 일라이는 "이혼하게 된 이유가 많다. 거의 매일 싸웠다. 제가 해외활동을 하는 동안 전 아내는 시집살이를 당했다고 하는데, 아내와 어머니간의 이야기가 달랐다. 제가 확인할 수 없는 이야기들이었다. 아내는 자꾸만 저랑 제 부모 사이에 거리를 만들면서 '너희 부모는 나쁜 사람들이다'라고 하는 거다."라며 심각한 고부갈등이 있었음을 설명했다.
 
일라이와 지연수는 2박3일간에 재회하우스에서 이혼 2년 만에 재회하게 됐다. 첫 만남부터 인사도 하기 전에 지연수는 짐을 들어주려는 일라이를 거절하고 두 사람의 신발을 멀찍이 떼어놓는 등 아직 냉랭한 분위기를 드러냈다. 마트에 가기 위하여 함께 밖으로 나섰지만 지연수는 일라이와 같은 앞좌석이 아닌 뒷좌석이 탑승하며 거리감을 드러냈다. 이동중에는 이어폰을 귀에 꽂으며 일라이와의 대화를 단절하는 듯 했다.
 
그런데 지연수는 갑자기 "내가 좋하는 노래 같이 들을래?"라며 먼저 제안했다. 의아해하는 일라이에게 지연수가 틀어준 팝송에서는 '넌 세상을 약속했고 난 그말에 넘어갔어.' '널 미워해야만 날 사랑할수 있었어' 의미심장한 가사가 흘러나왔다. 노랫말로 대신 전한 지연수의 마음을 눈치채고 일라이는 쓴 웃음을 지었다. 일라이가 "가사의 의미는 알아?"라고 묻자, 지연수는 "모르고 들을까봐?"라고 답했다.
 
비로소 두 사람은 아들 민수를 주제로 조금씩 대화를 이어나갔다. 민수를 보려고 한국에 왔다는 일라이에게 지연수는 "민수를 보려면 얼마든지 볼 수 있었다. 이 촬영(우이혼) 끝나면 다시 돌아갈텐데 상황은 똑같다. 마음의 차이다."라고 쏘아붙였다. 일라이는 "그래서 민수한테 아빠가 우리를 버렸다고 이야기했냐."며 불만을 표했고, 지연수는 "네가 나를 버린 걸 민수가 아는 거지, 나는 엄마라고 했지 우리라고 한 적 없다."고 반박했다.
 
두 사람은 마트에 도착했지만 각기 카트를 끌고 따로 장을 봤다. 잠시 풀리는 듯 했던 분위기는 아들 민수와의 통화 문제로 다시 냉랭해졌다. 지연수는 민수에게 아빠와의 만남을 알리지 않고 왔다며 통화를 바꿔주지 않았고, 아들과의 만남을 기대한 일라이는 서운한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몇주간 아들과 통화를 못했다며 걱정하는 일라이에게 지연수가 "(아빠를) 안 찾는다."고 일축하자 일라이는 "엄마 눈치를 보니까 그렇겠지"라고 의심하자, 지연수는 "아이들은 누가 보고 싶다고 이야기하면 바로 이야기를 한다."며 반박했다.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서로의 입장 차이에 불편한 공기는 계속됐다.
 
집으로 돌아온 두 사람은 함께 요리를 준비했다. 지연수가 아침에 아들이 먹다남긴 고구마를 보여주자 일라이는 2년만에 만난 아들의 흔적에 처음으로 환한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아빠의 진심어린 애틋함이 느껴지는 모습에 지켜보던 MC 김새롬은 눈물을 흘렸다.
 
두 사람은 마주앉아 함께 라면을 먹고 커피를 마시면서 조금씩 대화의 물꼬를 텄다. 일라이가 차에서 들었던 노래 가사 이야기를 꺼내자, 지연수는 '너를 버리고 나서 나를 사랑하게 됐다.'는 대목을 자신이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로 설명했다. 일라이가 "(노래 가사처럼)그렇게 됐어?"라고 묻자 지연수는 "난 이혼의 이유를 몰랐으니까. 다른 것보다 이혼하던 날 네가 법정에 나오지 않은 게 가장 컸다."라고 고백했다.
 
지연수가 "10년의 인연인데 재판정에서는 나와주지"라며 서운함을 토로하자, 일라이는 "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돈이 없는데 어떻게 왔다갔다하냐"며 처음으로 언성을 높였다. 이어 일라이는 "내가 왜 이혼하자고 했는지 알아? 우리가 한국에서 살 때 완전히 거지였다. 일하려고, 돈이 없으니까 미국 간 거다. 그런데 너는 우리 부모님에게 뭐라고 했어?"라며 쌓인 감정을 털어놨다.
 
지연수도 곧바로 반박했다. "미국에 가서 너희 부모님이 약속한 게 말이 바뀌었다. 우리가 분가하는 것도, 내 일자리를 마련해준다는 것도 다 취소됐다. 처음엔 이해했다. 그런데 불만과 서운함이 생기면서 시부모님의 말투도 서운해졌다. 미국에서 난 혼자였다. 말 시켜도 대답 안하고 투명인간 취급했다. 내 기분은 생각해봤냐"며 항변했다.
 
일라이는 "결혼 생활 동안 여보를 많이 맞춰주려고 했다고 생각해. 항상 우리 부모님 이야기가 나왔을 때 내가 부모님 욕을 하지 않으면 싸움이 끝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지연수는 "결혼생활에 싸웠던 이유 중 95%가 네 어머니였다. 네가 일본 활동을 하고 있을 동안 어머니가 우리 집에서 나와 민수랑 셋이서 살았다."며 심각한 고부갈등을 토로했다. 일라이가 "시집살이를 당했으면 왜 가만히 있었냐"고 묻자 지연수는 "너랑 이혼시킨다고 했으니까."라며 울분을 터뜨렸다.
 
하지만 일라이는 "난 그 말 못 믿어"라며 받아들이지 못했다. 일라이는 아내와 어머니 사이에서 중재 역할에 힘들었음을 토로하며 그로 인하여 어머니와 사이가 멀어졌다고 고백했다. 또한 일라이는 한국에서 살던 시절에도 부부싸움이 많았고 지연수가 그때마다 자신의 친구들에게 부부간의 이야기를 알리고 다닌 데 불만을 터뜨렸다.
 
두 사람간 입장차이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다. 일라이는 "우리 가족은 너한테 아무 짓도 안했다"고 항변하자, 지연수는 "나를 사람으로 대하지 않았다. 나는 너희 가족에게 감정쓰레기통이고 돈안주고 쓸 수 있는 하녀였다."며 분노를 표출했다.
 
급기야 지연수는 "너한테는 좋은 부모님이겠지만 나한텐 사기꾼보다 더 나쁜 사람들이다. 나는 피해자"라고 폭언을 내뱉었다. 화가 난 일라이도 "더 이상 우리 부모 욕하는 거 못 참는다. 우리가 같이 한 10년동안 엄마 편을 든 적이 없다. 하지만 이제는 엄마 편을 들 것"이라며 싸늘하게 반응했다. 평행선을 달리던 살벌한 대화는 그렇게 중단되었고, 잠시 후 착잡한 표정으로 지연수는 "이혼하니까 좋아?"라고 질문하는 것으로 첫 날의 이야기는 끝났다.
 
두 번째 이혼 커플로 나한일과 유혜영이 출연했다. 액션배우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나한일은 톱모델 겸 배우였던 유혜영에게 청혼하여 만남 3개월 만에 초고속 결혼에 이르렀던 추억을 회상하며 "지나고 보니 그때가 가장 행복했던 것 같다."고 고백했다. 반면 유혜영은 "외로워서 결혼했는데 결혼하고 나서 더 외로웠다."고 밝히며 주변에 사람이 항상 끊이지 않았던 나한일과의 결혼생활이 쉽지 않았음을 밝혔다.
 
두 사람은 1998년 결혼 7년만에 이혼했으나 2년 뒤인 2000년 재결합했다. 하지만 나한일은 "제가 계속 사고를 쳤다."며 연이은 사건사고로 2009년과 2015년 두 번이나 징역형을 살았던 험난한 인생역정을 언급했다. 나한일은 감옥에서 이혼장을 받았고 2015년 결국 두 번째 이혼에 합의했다. 옥중이혼을 당한 나한일은 "청천벽력이었다. 한편으로는 '이혼당해도 싸다'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경남 통영의 욕지도에서 두 번째 이혼 이후 7년만에 재회했다. 차를 몰고 마중나갔던 나한일은 길가에서 기다리고있던 유혜영을 못보고 지나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나한일은 장을 보고 선착장을 찾아헤메다가 1시간이 지나서야 유혜영과 겨우 만날 수 있었다. 유혜영은 나한일과 오랜만의 재회에 복잡한 표정을 드러내며 지각에도 화를 내지 않았다.
 
나한일은 차안에서도 계속 유혜영의 눈치를 봤다. 나한일은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다."고 사과하자 유혜영은 처음으로 미소를 지었다. 나한일은 숙소에 도착해서도 트렁크를 여닫는 데 애를 먹는데 짐을 쏟는 등 허당스러운 실수를 연발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나한일은 곧바로 배고프다는 유혜영을 위한 요리를 부지런히 준비했다.
 
나한일이 진지하고 심각한 표정과 달리 계속 유혜영의 눈치를 보면서 행동은 애정가득한 배려가 돋보였다면, 유혜영은 여유롭게 느긋한 성격으로 잔잔하게 나한일을 타박주는 듯 하면서도 지나치게 닦달하지는 않으며 대조적인 성격을 드러냈다.
 
유혜영은 근황을 물으며 "예전처럼 바쁘게 다니는 건 아니지? 옛날엔 무지 바쁘더라. 발을 땅에 안붙이고 날라다니더라."고 뼈있는 이야기를 던졌다. 머쓱해진 나한일은 웃으며 "요즘은 꼭 필요한 일만 나간다."고 답했다. 유혜영은 "뭐가 그렇게 바빴을까. 자는 거랑 TV 보는 것밖에 기억이 없다."라고 결혼생활을 회상했다.
 
카페로 나선 두 사람은 함께 차를 마셨다. 유혜영은 "너무 오랜만에 봤더니 할 이야기가 없다. 자주 봐야 할 이야기도 많아진다더라."고 이야기하자 나한일은 "만나면 이것저것 물어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지금은 생각이 안난다."고 밝혔다.
 
나한일은 갑작스럽게 "특별하게 싫은 건 없었잖아."라며 이혼 이야기를 꺼냈다. 유혜영은 "아니, 싫었는데?"라고 반박하며 "자기가 모르는 게 많다. 자기는 26년을 밖에서 살았다"며 의미심장한 말을 건넸다.
 
유혜영은 "예전에는 이야기를 하려고 해도 이렇게 앉아있지를 않았다. 우리는 각자 생활만 했던 거다. 함께가 아니라. 그러더니 각자가 됐잖아"라고 담담하게 설명하며 "지금처럼만 대화했어도 우리, 이렇게 안됐어, 대화가 없었다."라고 회상했다. 나한일은 한숨을 쉬며 깊은 생각에 잠겼다. 잠시후 나한일은 "진작에 시간을 내서 대화를 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후회했고, 유혜영은 "상대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되었을 것"이라며 공감했다.
 
나한일은 조심스럽게 "지금도 미운 생각만 드냐"고 질문하자, 유혜영은 고개를 저으며 "세월이 많이 지나서 밉다, 곱다 이런 게 아니고 '그냥 남편이었다.'하는 생각만 든다."면서도 "제대로 아가지가하게 살아보지 못해서 아쉽다."고 고백했다.

나한일이 "이혼한 게 나 때문이라는 걸 알고 있다."고 자책하자, 유혜영은 "두 번이나 만났다가 헤어진 건 두 사람 다 책임이 있는 거지, 우리가 극복 못했을 뿐"이라며 오히려 나한일을 위로했다. 유혜영은 "아내로서 엄마로서 못한 게 많다는 미안함을 갖고 있다."고 애틋한 진심을 전했다.
 
나한일은 <우이혼> 출연 결정이 처음부터 쉽지 않았음을 토로하며 유혜영이 "나를 적대시할 줄 알았다. 그럴 때 어떻게 해야할지 생각하니 머리가 하얘졌다."고 털어놨다. 유혜영은 "나도 미안함이 없지 않기 때문에 오늘 만날 수 있었다. 지금까지 연결이 되는 게 신기하다."고 화답했다. 인정할 건 인정하고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는 것, 그만큼 세월과 연륜이 쌓였기에 가능한 어른들의 성숙한 대화는 모든 이들까지 뭉클하게 했다.
 
두 사람은 숙소로 들어왔다. 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으며 의자에 앉아 잠결에 빠진 유혜영의 모습을, 나한일은 한참 동안 바라보더니 휴대폰을 꺼내들어 조용히 사진을 찍었다. 나한일은 유혜영의 사진을 계속 바라보며 처음으로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그 7분여의 짧은 시간에는 두 사람이 헤어졌던 지난 7년간의 그리움과 애증이 녹아있었다.
 
이어진 예고편에서는 회심의 데이트를 준비하며 어떻게든 전 아내 유혜영의 취향을 맞추기 위하여 고군분투하는 나한일의 모습, 과거의 아픈 추억을 서로 사죄하며 마음의 문을 여는 일라이와 지연수의 모습이 그려졌다. 오랜 세월 애증의 시간을 보냈던 이혼 부부들의 리얼하고 안타까운 이야기가 시청자들의 안타까움과 궁금증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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