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아누 호날두 포르투갈의 주장 호날두가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지은 이후 기뻐하고 있다.

▲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포르투갈의 주장 호날두가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지은 이후 기뻐하고 있다. ⓒ 포르투갈 축구협회 트위터 캡쳐

 
월드컵에서 쉬운 상대는 없다. 한국 축구는 이번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우루과이, 가나, 포르투갈과 차례로 맞붙는다. 모든 팀들이 어렵지만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했다. 적을 알아야 승리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
 
얄궂은 운명의 장난일까. 이번 월드컵 조추첨을 앞두고, "본선에서 포르투갈과의 대결은 피하고 싶다"고 밝힌 벤투 감독의 바람은 성사되지 않았다. 2002 한일 월드컵에서 포르투갈 대표팀의 선수로,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감독으로 포르투갈을 이끈 벤투가 이번에는 조국에게 화살을 겨눠야할 처지다.
 
포르투갈, 유로 2016 우승 이후 뚜렷한 하락세
 
두 팀의 상대전적은 한국이 1승으로 우세하다. 2002 한일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에서 박지성의 결승골로 한국이 승리한 바 있다. 당시 90분 풀타임을 뛴 벤투의 마지막 A매치였다.
 
포르투갈은 2014년 벤투 감독 후임으로 지휘봉을 이어받은 페르난두 산투스 체제 하에 수비 지향적인 실리축구를 앞세워 유로 2016과 2018-19 UEFA 네이션스리그 초대 대회 우승이라는 성과를 일궈냈다.
 
하지만 상승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2018 러시아 월드컵과 유로 2020에서는 각각 16강 탈락으로 실망감을 남겼다. 포르투갈은 이번 카타르 월드컵 유럽예선 A조에서도 세르비아(6승 2무)에 밀리며, 결국 2위(5승 2무 1패)에 머물렀다. 이탈리아, 터키, 북마케도니아와 함께 플레이오프 A조에 묶이며 가시밭길이 예상됐지만 2연승을 거두고, 본선 진출을 확정지었다.
 
이번 월드컵에서 벤투와 산투스는 포르투갈의 전임, 후임 감독이자 사제 대결을 펼치게 돼 관심을 모은다. 산투스 감독은 과거 스포르팅 리스본 시절 벤투의 스승이다.
 
화려한 선수진에 비해 아쉬운 경기력
 
포르투갈 스쿼드 면면을 살펴보면 화려함 그 자체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브루누 페르난데스(이상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베르나르두 실바, 주앙 칸셀루, 후벵 디아스(이상 맨체스터 시티), 누누 멘데스(파리 생제르맹), 하파엘 게레이루(도르트문트), 주앙 무티뉴(울버햄튼), 지오구 조타(리버풀), 주앙 펠릭스(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등 유럽 빅클럽에서 뛰는 선수들로 즐비하다.
 
하지만 지난 1년 동안 포르투갈의 A매치 성적은 9승 2무 3패다. 대부분 약팀과의 경기에서의 승리가 전부다. 스페인, 프랑스와 비겼고, 독일과 벨기에, 세르비아에 덜미를 잡혔다. 포르투갈의 전술은 오랜기간에도 불구하고 큰 틀의 변화폭을 찾기 어렵다. 개개인의 뛰어난 역량에 비해 공격에서의 날카로움과 창의성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주로 박스 안에서 호날두와 조타의 피니시, 브루누 페르난데스의 슈팅에 의존하는 공격이 대부분이다.
 
약팀과의 경기에서는 충분히 대량득점과 다채로운 공격 형태를 보였던 것에 반해 어느 정도의 수준이 있는 팀을 상대로는 경기 운영 능력에서 큰 문제를 드러낸 포르투갈이다.
 
특히 지난해 11월 열린 아일랜드-세르비아와의 유럽예선 A조 마지막 2연전에서 많은 약점이 노출됐다. 아일랜드의 강한 압박과 저항에 밀린 포르투갈은 슈팅수 12-12, 점유율 51%-49%에 그칠만큼 주도권을 잡지 못한 채 0-0 무승부로 마감했다. 무엇보다 패스를 오랫동안 지속하기는커녕 쉴새 없이 아일랜드에게 소유권을 내주고 말았다.
 
마지막 세르비아전은 더욱 처참했다. 비기기만 해도 조1위 본선행을 확정짓는 경기에서 후반 중반 무렵 다닐루 페레이라를 수비진으로 내리는 소극적인 운영 끝에 후반 45분 결승골을 내주고 패했다. 홈 경기로 치러진 이날 포르투갈은 점유율 43%-57%, 슈팅수 9-11의 열세를 보였다. 최고의 선수들을 거느리고도 최상의 시너지를 내지 못한 산투스 감독에 대한 비판이 거세진 이유다.
 
물론 포르투갈은 객관적인 전력으로 H조 4팀 중 가장 높은 것은 분명하다. 촌철살인의 골 결정력을 보유한 호날두의 존재만으로도 포르투갈은 무섭다. 호날두뿐만 아니라 최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손흥민과 함께 득점 공동 2위에 올라있는 지오구 조타도 대표팀에서 활약상이 뛰어나다.
 
※ 포르투갈 유럽예선 최근 4경기 선발 라인업
vs 아일랜드(원정 0-0무)
4-3-3 : 파트리시우 – 세메두, 페페, 다닐루, 달롯 - 팔리냐 - B.페르난데스, M.누네스 - 게드스, 호날두, A.실바
 

vs 세르비아(홈 1-2패)
4-3-3 : 파트리시우 – 칸셀루, 폰테, 디아스, N.멘데스 - 다닐루 - 산체스, 무티뉴 - B.실바, 호날두, 조타
 

vs 터키(홈 3-1승)
4-3-3 : D.코스타 – 달롯, 폰테, 다닐루, 게헤이루 - 무티뉴 - B.페르난데스, B.실바 - 오타비우, 호날두, 조타
 

vs 북마케도니아(홈 2-0승)
4-3-3 : D.코스타 – 칸셀루, 페페, 다닐루, N.멘데스 - 무티뉴 - B.페르난데스, B.실바 - 오타비우, 호날두, 조타
 
브루누 페르난데스 브루누 페르난데스가 2022 카타르 월드컵 유럽예선 플레이오프 북마케도니아전에서 득점 이후 포효하고 있다.

▲ 브루누 페르난데스 브루누 페르난데스가 2022 카타르 월드컵 유럽예선 플레이오프 북마케도니아전에서 득점 이후 포효하고 있다. ⓒ 포르투갈 축구협회 트위터 캡쳐


이번 3월 유럽 플레이오프에서는 오타비우(터키전 1골 1도움)이 오른쪽 윙 포워드로 합격점을 받았으며, 오랫동안 골문을 지킨 후이 파트리시우 대신 주전으로 올라선 디에구 코스타 골키퍼의 상승세도 눈여겨 볼만 하다. 최근 잇따른 혹사로 주춤했던 브루누 페르난데스는 마지막 북마케도니아전에서 멀티골을 터뜨려 부활에 성공했다.
 
또, 워낙 선수층이 두터운 탓에 쓸 카드가 다양한 점은 강점으로 꼽힌다. 플레이오프 2경기 동안 윌리엄 카르발류, 하파엘 레앙, 주앙 펠릭스, 주제 폰테, 세드릭 소아레스, 안드레 실바, 곤살로 게드스 등 이름값 있는 선수들이 벤치를 지켰다.
 
포르투갈 잘 아는 벤투의 존재
 
벤투가 감독으로 포르투갈 대표팀을 이끌고 유로 2012와 2014 브라질 월드컵에 출전한 바 있다. 이는 한국에게 굉장한 호재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뛰었던 페페, 카르발류, 호날두, 무티뉴, 파트리시우 등은 현재도 포르투갈 대표팀에 몸담고 있다. 이들을 지휘한 경험이 있는 벤투 감독으로선 선수 개개인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포르투갈 현지 소식통을 통해 각종 정보를 입수하기에 수월하다.
 
포르투갈전 해법은 앞서 설명한 아일랜드, 세르비아로부터 찾을 수 있다. 허리에서 강한 압박과 공격 지향적인 플레이를 펼치는 것이 주요 포인트다. 상대가 강하다고 해서 무작정 수비 라인을 내리고 걸어 잠그는 전술은 독이 될 수 있다. 포르투갈은 전방 압박을 통해 공을 탈취하고 빠르게 슈팅 기회를 엮어내는 데 탁월하다. 한국이 수비 라인을 내리면 내릴수록 공격의 시작점은 밑에서부터 이뤄질 수밖에 없으며, 포르투갈의 압박을 벗겨내야 하는 부담이 있다.
 
주요 득점원인 호날두와 조타는 미드필더로부터 지원을 받아서 골을 넣는 데 특화되어 있다. 패스의 기점이자 플레이메이킹 역할을 할 브루누 페르난데스, 베르나르두 실바가 오랫동안 공을 터치하지 못하도록 막는다면 승산은 있다. 세트피스에서도 포르투갈을 조심해야 한다. 호날두, 조타, 페페 등 제공권과 헤더 능력이 뛰어난 선수들이 많다.
 
포르투갈, 2022 카타르 월드컵 본선 경기 일정

vs 가나 (11월 25일 오전 1시)
vs 우루과이 (11월 29일 오전 4시)
vs 한국 (12월 3일 오전 0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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