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방영된 '맛있는 녀석들'의 한 장면.

지난 25일 방영된 '맛있는 녀석들'의 한 장면. ⓒ iHQ

 
먹방 예능의 대명사 iHQ <맛있는 녀석들>이 25일 방송을 통해 약간의 변화를 가미했다. 5인 멤버 체제 개편 이후 각종 상황극, 설정 도입 및 특집 '돈계훈련' 편 마련 뿐만 아니라 이번엔 V로그, 케미 강화를 위한 특단의 조치를 단행한 것이다. 여타 프로그램 못잖게 <맛있는 녀석들> 역시 최근 연이은 출연진의 코로나 확진으로 인해 정상적인 녹화 진행에 어려움을 겪었다.

​5인 완전체 모임 자체가 여의치 않게 되자 제작진은 유민상-김민경-홍윤화에게 촬영 장비를 지급하고 먹방 V로그 제작을 유도하고 나섰다. 뿐만 아니라 아직 서로를 어려워 하는 동갑내기 개그맨 문세윤과 새 멤버 김태원의 케미 마련을 위한 '친해지길 바라' 기확까지 마련하면서 하나의 방영분을 통해 2개의 목적 달성을 꾀하기에 이른다. 

최소 장비만으로 담아낸 먹방 V로그​
 
 지난 25일 방영된 '맛있는 녀석들'의 한 장면.

지난 25일 방영된 '맛있는 녀석들'의 한 장면. ⓒ iHQ


제작진이 멤버들의 집에 전달한 장비는 카메라와 마이크, 단 2종류의 기본 도구 뿐이었다. 방송 경력이 오래된 예능인이라도 초간단 기기 만으로 자기 자신을 영상에 담은 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니겠지만 <맛있는 녀석들> 멤버들에겐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게임 방송(유민상), 유튜브 채널 운영(김민경, 홍윤화) 등의 경험을 십분 살려서 이들은 곧장 촬영을 진행하기에 이른다. 직접 조명 도구까지 설치하며 이들은 본인이 요리하거나 배달 음식을 즐기면서 각자 특색에 맞는 V로그를 영상에 담아낸다.

실시간 개인방송에 능한 유민상은 이날 아예 생방송으로 <맛있는 녀석들> 고정 시청자들과 댓글로 소통하며 즐거운 시간을 마련하기로 한다. 그의 평소 생활 습관을 모두 꿰차고 있는 열혈 팬들답게 한치의 오차도 없는 메뉴 선택이 이어졌다. 홍윤화는 ASMR을 녹음하기로 하고 고깃집에나 있는 불판 달린 식탁까지 준비하고 완벽한 먹방 촬영을 진행한다. 그런가 하면 손맛 좋은 요리 솜씨를 지닌 김민경은 볶음밥, 어묵탕을 손수 만드는 등 각자의 개성 듬뿍 담긴 영상물을 제작한다.

​이 과정에서 유민상은 전부 단맛 음식만 시켰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고 "이건 그냥 돼지잖아! 이게 아닌데"를 외쳐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비록 제작진이 기대했던 만큼의 많은 분량을 뽑아내진 못했지만 멤버들은 본인들의 장점을 깨알 같이 살려낸 V로그 영상을 성공적으로 만들어 냈다. 

친해지길 바라... 1982년 동갑의 어색한 만남
 
 지난 25일 방영된 '맛있는 녀석들'의 한 장면.

지난 25일 방영된 '맛있는 녀석들'의 한 장면. ⓒ iHQ

 
이날 <맛있는 녀석들>에서 가장 큰 비중을 할애한 내용은 문세윤, 김태원 두 동갑내기 개그맨의 케미스트리였다. 1982년생과 같은 나이지만 그동안 활동 무대(KBS-SBS)가 전혀 달랐기 때문에 그동안 10회차 분량의 녹화를 진행하면서도 어색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는 시청자들의 눈에도 확연하게 보일 정도였다.

​<맛있는 녀석들> 공식 채널 영상물 속 댓글을 통해서도 이 사실을 지적하는 구독자들은 "뭔가 어색한게 느껴진다. 둘 만의 자리 마련해주세요. 친해주길 바라 찍읍시다" 등 각종 아이디어를 제공하면서 문세윤과 김태원의 좋은 호흡을 바라고 있었다. 이에 제작진은 두 사람만의 시간을 마련하면서 시청자들의 바람에 부응하게 된다. 여타 예능에서 흔히 마련해온 '친해지길 바라' 편에선 돼지왕갈비를 구으며 서로 간의 낯선 관계를 허무는 기회였다.

​어느 정도 나이가 들어 친구 관계를 맺는다는 건 그리 쉬운 일은 아니기에 이날 역시 문세윤과 김태원은 어색한 장면을 연출한다. 그런데 조금씩 대화를 나누면서 각자에 대한 몰랐던 점, 그리고 알고 보면 서로를 위해 배려하고 있었음을 뒤늦게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완전체 촬영과는 다른 재미 마련​
 
 지난 25일 방영된 '맛있는 녀석들'의 한 장면.

지난 25일 방영된 '맛있는 녀석들'의 한 장면. ⓒ iHQ

 
이번 <맛있는 녀석들>의 V로그 및 친해지길 바라 편은 5인 완전체 때와는 전혀 다른 재미를 장만해준다. 물론 왁자지껄한 즐거움 측면에선 살짝 아쉬움이 남을 법 했지만 여의치 않은 제작 여건을 고려하면 충분히 납득될만한 내용이었다. 간단한 장비 만으로 촬영에 임해 성심성의껏 최대한의 분량을 만들어 내려는 노력은 노련한 예능인다운 자세를 시청자들에게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아직 서로를 경계하고 어색함을 감추지 못하는 2명의 멤버들에게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등 5인 체제의 안착을 위한 노력 역시 아끼지 않는다. 프로그램 신설 초반 3인의 KBS 출신 개그맨들에게 다소 기가 눌렸던 문세윤은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웃음의 내공이 쌓이기 시작했다. 이는 '예능 초보' 김태원에겐 좋은 본보기가 되는 사항이다.

둘 만의 만남을 주선하면서 어색함을 떨치고 좋은 동료이자 친구로서 합을 맞춰준다면 <맛있는 녀석들> 또한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할 수 있는 새로운 동력이 되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고정 예능 출연이 처음인 김태원에게 '대상 수상자' 문세윤은 본인의 초창기 경험을 토대로 "이끌어 줄 좋은 사람이 나타날 거야"라는 다소 독특한 조언을 들려줬다. 김태원은 "모든 사람들이 미리 준비해, 열심히 하라고 했는데 (문)세윤 만큼은 달랐다"라고 말했다.

​분명 <맛있는 녀석들>의 요즘은 최전성기 만큼의 위상과 다소 거리감이 존재한다지만 건강한 웃음을 위한 노력만큼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주요 멤버들의 코로나 확진으로 인한 난관을 어느 정도 극복한 만큼 새 마음가짐으로 이 프로그램을 잘 이끌어주길 멤버 및 제작진에게 큰 기대를 걸어 본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https://in.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맛있는녀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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