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마다의 삶의 이야기가 빛나는 유쾌한 시니어 합창단이 안방극장을 찾는다. 오는 14일 첫 방송하는 <뜨거운 씽어즈>다. 경쟁형 오디션 예능이 넘쳐나는 요즘, 따뜻한 목소리의 조합이 가슴 뭉클한 감동과 치유를 선사할 예정이다. 

14일 오전 JTBC 새 예능프로그램 <뜨거운 씽어즈>의 제작발표회가 온라인으로 열린 가운데, 이 자리에는 합창단원으로 참석하는 배우 김영옥, 나문희, 김광규, 이종혁, 최대철, 이병준, 우현, 이서환, 윤유선, 우미화, 서이숙, 박준면, 방송인 전현무와 이들을 이끌 음악감독 역할을 맡은 김문정, 잔나비의 최정훈, 그리고 연출을 맡은 신영광 PD가 참석했다.

김영옥을 중심으로 모인 배우들
 
<뜨거운 씽어즈>는 '오늘이 남은 날 중 제일 젊은 날'이라고 외치는 열정적인 시니어들이 뜨거운 가슴으로 노래하는 합창단 도전기를 그린 '합창 시트콤'이다. 화려한 기교를 부리는 가창을 하진 않지만 무심코 던지는 한 소절에도 세월의 흔적과 담담한 울림이 있다. 

수많은 배우들이 한 자리에 모인 진풍경을 선사하는 만큼, 신영광 PD에게 캐스팅 배경에 대해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이에 신 PD는 "뮤즈는 김영옥이었다"라고 분명하게 운을 떼며 "배우 김영옥이 아닌 인간 김영옥도 제가 너무 좋아해서 그 인생을 녹여보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김영옥과 함께 작품을 했거나 연결점이 있는 배우들을 주로 캐스팅했고 더불어 합창이니만큼 노래를 향한 진정성과 간절함을 지닌 이들을 모시게 됐다고 그는 밝혔다.

이 프로그램의 시작점이 된 '뮤즈' 김영옥은 시니어들이 모여서 합창을 한다는 말에 흔쾌히 제의를 수락했다고. 그는 "나문희씨가 이런 데 잘 안 나오는데, 노래하는 거면 자기도 하겠다고 선뜻 말해서 나도 용기를 얻었다"라고 덧붙였다. 김영옥은 "내가 노래를 잘 부르는 사람이어서 도전한 건 아니다. 중학교 때 합창단을 했는데 그때처럼 사람들에 섞여서 묻어가면 되겠거니 하고 했는데 독창을 시켜서 아주 당황했다"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나문희 역시도 친분이 깊은 김영옥 때문에 흔쾌히 출연했음을 전하며 "코로나가 길어져서 너무 답답해서 음악 전공한 딸에게 노래 레슨을 좀 받고 있었다. 그러던 중에 섭외 연락이 와서 기쁘게 하겠다고 한 것"이라고 부연설명했다. 

"코로나 때문에 집에만 있다가 선배님들, 동료들 만나서 할 수 있는 활동을 제안 받고 망설임 없이 출연을 결심했다. 평소에 나는 노래를 정말 좋아한다. 노래로 위로를 받은 적이 많다. 그런데 내가 이렇게 못하는 줄 몰랐다. 날이 갈수록 작아지는 것 같다." (김광규)

우현은 "함께 합창을 하면서 '그동안 내 멋대로 노래를 불렀구나' 싶었다"라고 깨달은 점을 말하며 "이제부터는 한 노래라도 제대로 불러서 나를 전달해보고자 하는 목표가 생겼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음악감독 김문정 "내 음악인생 최대 난관"
 
합창단원을 이끄는 음악감독으로는 김문정과 최정훈이 활약한다. 김문정은 "기존에 제가 이끌었던 앙상블과 <뜨거운 씽어즈> 합창단은 많이 다르다. 내 음악감독 인생 20년 중 최대 난관"이라고 유쾌하게 털어놓으며 "노래를 (전문으로) 하지 않는 이들이기에 당연한 것이고, 그러나 우리 합창단은 정말 열심히 노래 연습을 한다는 점에서 보통의 앙상블보다 뛰어나다"라며 칭찬했다. 

"세월과 연륜은 연습으로 되는 게 아니고, 다른 합창단에서는 보기 어려운 것이다. 우리 합창단의 노래를 들으면 음정이나 박자, 성량 같은 게 아니라 '이런 것으로도 감동받을 수 있구나' 싶어진다. 그 감동을 이미 받았다." (김문정 음악감독)

음악을 향한 애정과 열정만큼은 모두 대단한 가운데, 음악적으로 미숙한 단원들도 많았고 배우군단과 동떨어져 보이는 단원도 있었다. 특히 전현무는 "대한민국의 많은 음악 프로그램을 내가 진행했는데, 내가 무대의 주인공이 돼 본 적은 없다는 걸 깨달았다. 한 번쯤은 무대 위의 설렘과 긴장을 체험해보고 싶었다"라고 출연 계기를 전하며 "그런데 진행자일 때가 행복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무대가 진짜 힘들더라"라고 말했다. 

김문정은 합창단의 최종 목표로 '노래 잘하는 사람의 개념을 재정립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노래를 잘한다고 하면 음정, 박자, 성량 등 정형화된 기준을 떠올리는데 사실, 노래는 듣는 사람이 감동받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시청자분들이 우리 단원들을 보시면 '감동받는 포인트가 모두 다를 수 있구나'를 느끼실 것"이라고 말했다. 

김문정과 함께 음악감독을 하게 된 최정훈은 "처음에는 내가 음악감독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뭘 해야 되는지 몰랐는데, 한 회 한 회 촬영을 거듭할수록 더 모르겠다"라며 재치 있게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김문정 음악감독님의 조수로 와 있다고 생각하고 배우는 자세로 임하고 있다"라면서 "그런 중에 하나 느낀 점이 있다면, 음악이라는 게 많은 사람들에게 생각보다 꽤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구나 싶더라"고 말했다.

"노래만 하는 게 아니라 서로의 눈빛, 얼굴, 표정, 마음, 삶까지 어우러진다. 그 모습이 뭉클하다." (최정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