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넘는 젊은 꼰대와 선 긋는 요즘 MZ, 달라도 너무 다른 두 성향은 우리 사회에서 과연 소통할 수 있을까. SBS 힐링토크쇼 <써클 하우스>가 젊은 꼰대와 MZ세대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오늘의 써클러로 젊은 꼰대를 대변하는 낑낑이, 대쪽이, 화끈이가, MZ세대를 대변하는 어쩔이, 따박이, 당당이가 등장했다. 반대 진영의 낑낑이와 따박이는 놀랍게도 같은 회사 동료라고. 방송출연을 회사에 알리는 문제에 대해서도 낑낑이는 "직장생활을 이야기하는 거니까 회사에 알려야 된다"고 주장한 반면, 따박이는 "주말은 내 시간이고 내 사생활의 영역. 보고할 필요가 없다"며 상반된 입장을 드러냈다.
 
여섯 써클러들은 꼰대 쪽이 조금 더 나이가 많기는 했지만 모두 같은 30대였다. 오은영은 "꼰대냐 MZ냐는 나이가 중요한 게 아니다. 본인이 어떤 사회적 위치에 있느냐에 따라 입장이 달라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SBS 힐링토크쇼 <써클 하우스>의 한 장면.

SBS 힐링토크쇼 <써클 하우스>의 한 장면. ⓒ SBS

 
출연자들은 꼰대 자가테스트 시간을 가졌다. '확실한 퇴근보다 높은 연봉'이라는 설문에 6대 4로 높은 연봉을 선택한 쪽이 우세했다. 특히 꼰대 측은 연봉, MZ 측은 모두 퇴근을 선택했다. 따박이는 "나의 행복을 물질적 보상과 바꿀 수 없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대쪽이는 "성공의 가치관이 어디에 있냐에 따라 다른 것 같다. 직업적 성공을 원한다면 워라밸은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당이는 "회사는 보통 업무시간으로 계약을 한다. 계약을 했으면 정해진 시간을 지키면 된다"고 주장했다. 화끈이는 "하루에 정해진 일이 있고, 시간 안에 못하면 야근을 할 수도 있다. 그런데 시간이 끝났다고 '내일 할게요'라는 건 말도 안 되는 논리"라고 반박했다.
 
당당이와 따박이는 "그럼 업무시간 안에 끝낼 수 있는 사람을 뽑으면 된다. 인재를 찾고 능력을 이끌어내는 것이 대표의 능력"이라고 주장했다. 꼰대 측은 "본인이 안하는데 노력없이 어떻게 능력이 향상되나"고 반문했다.
 
그러자 한가인은 "MZ에게 직장은 단순히 돈을 버는 곳인가"라는 의문을 던졌다. 직장에서 얻는 커리어나 경험은 단순히 시간이나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또다른 가치가 있다는 것. 따박이는 "회사 역시 우리를 일하는 도구로 밖에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반론했다.
 
화끈이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제 때는 잠까지 줄여가며 기술을 배우려고 했다. 요즘은 퇴근시간이 5분만 늦어도 불평불만이 나온다"며 돈 주고도 못 배울 자기발전의 기회를 놓치는 데 아쉬움을 표했다. 따박이가 "근무시간에 가르쳐주면 되지 않냐. 그것도 일"이라고 주장하자 화끈이는 "근무시간에는 업무를 해야 한다"고 반박했고, MZ 측인 리정도 "자기 개발은 업무이외의 시간에 하는 게 맞다"며 화끈이의 의견에 동의했다.
 
두 번째 문항으로 후배들에게 '나도 쿨하다'고 어필하는지 질문이 나왔다. 5대 5로 의견이 나뉜 가운데, 이번에도 꼰대 측 3인이 전원 YES, MZ 측 3인은 전원 NO로 극명하게 갈렸다. MZ 측은 "쿨하다고 어필하는 자체가 쿨하지 않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낑낑이는 "난 뒤끝이 없다. 편하게 이야기하라고 한다"고 이야기하자, 따박이는 "그게 오히려 역효과"라고 지적했다. 꼰대 측은 "이래도 뭐라하고 저래도 뭐라한다"며 답답해하자, 따박이는 "그냥 말을 안 하면 된다"라고 응수했다.
 
'나이가 들수록 아는 게 많고 지혜가 쌓인다'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7대 3으로 YES가 우세했다. 꼰대 측은 모두 YES를 들었고 처음으로 MZ 측에서도 동의하는 반응이 나왔다. 어쩔이와 당당이는 선배들의 경험과 연륜을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표했다. 반면 따박이는 "연륜이 늘어나면 지혜도 늘어나겠지만 '편히 사는 법', '그들만의 지혜'를 더 아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또한 따박이는 "(지혜를) 알려주는 방식도 중요하다. 좋게 알려주는 분들도 있는 반면, 논리없이 명령조로 지시하는 사람도 많다"고 지적했다. 대쪽이는 "회사는 학교가 아니라 실전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따박이는 "(선배들이) 말을 할 때 본인이 편하려고 하는 건지, 후배들을 도우려는 건지 생각해보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존중이 없이 자기방식을 강요하는 데 대한 불편함이었다.
 
이승기는 "젊은 꼰대들도 의욕만 있지 알려주는 노하우가 부족한 것"이라고 분석하며 후배들이 선배들에게 너무 이상적인 모습을 바라는 것도 무리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대쪽이는 "틀린 건 부드럽게 지적하고 고쳐주는 게 고급스킬"이라며 선배들의 고충을 대변했다.
 
'솔직하게 말해보라고 했다가 진짜 솔직하게 말하면 기분상한다'라는 질문에 MZ 측은 따박이만 예스를 들었다. 따박이는 "그래서 애초에 솔직하게 말하란 이야기를 안한다"고 설명했다. 대쪽이는 "솔직하게 말하라고 한다고 해서 솔직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다"고 지적하며 "저는 뒷담화를 하되 걸리지만 말라고 이야기한다"고 당당하게 이야기하여 웃음을 자아냈다.
 
화끈이는 음식 테스트에서 후배들의 솔직한 의견에 상처받았던 일화를 언급하며 "개선사항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기 바랬는데 평가받는 기분이 들었다"고 밝혔다. 오은영은 "불평으로 받아들인 게 포인트다"라면서 "솔직이라는 단어의 함정에 빠진 것은 아닐까"라는 의문을 제기했다. "상대의 '의견'을 말해야 하는데 솔직히라는 말은 '감정'을 말해보라는 것처럼 들린다"는 것. 오은영은 '솔직하게 말해봐'보다 '의견을 말해봐'라는 표현을 써볼 것을 제안했다.
 
꼰대테스트 결과 MZ 측 써클러 3인은 물론이고 의외로 40대 노홍철이 전형적인 파워 MZ라는 진단을 받았다. 오은영과 리정은 꼰대와 MZ사이의 '낀대', 한가인-이승기-낑낑이는 빼박꼰대, 화끈이와 대쪽이는 상꼰대라는 진단을 받았다.
 
 SBS 힐링토크쇼 <써클 하우스>의 한 장면.

SBS 힐링토크쇼 <써클 하우스>의 한 장면. ⓒ SBS

 
직장내 갈등을 둘러산 쟁점을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첫 번째 쟁점으로 출근시간이 거론됐다. 출근시간은 일을 시작하는 시간일까, 회사에 도착하는 시간일까. 전자와 후자는 4대 6으로 갈렸다. 꼰대 측은 "출근시간=일을 시작하는 시간"이라며 "개인사정을 다 봐줄 수 없기에 근무와 동시에 일을 바로 시작할 수 있는 상태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MZ측은 '계약서'를 근거로 "일을 준비하는 시간도 일에 포함되는 것"이라고 반론하며 평행선을 달렸다.
 
한가인이 "근무시간으로 급여를 받는다면, 일하지 않는 시간은 급여에서 빼도 되는 거냐"고 지적하자 당당이는 "휴식시간도 더 좋은 효율을 위한 업무의 일부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오은영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누가 시키지 않아도 약속된 시간에 촬영을 시작할 수 있게 준비하는 것까지가 나의 책임"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따박이는 "다음날 할 일을 미리 컴퓨터에 다 띄워놓은 뒤 정시에 출근하여 업무를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화끈이는 "전기세는 어떻게 할 거냐"고 지적했고 따박이가 당황하며 "회사가 부담한다"고 답하자 "너무 배려가 없는 것"이라고 일침을 놨다. 오은영은 앞으로는 '출근시간'보다 '업무시작 시간'이라는 용어를 쓸 것을 제안했고 모처럼 모두가 동의하는 반응을 보였다.
 
두 번째 질문으로 후배들이 보기에 직장 선배가 안타깝게 느껴질 때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어쩔이는 "상사에게 잘보이려고 과한 호들갑을 떨 때"를 거론했다. 따박이는 낑낑이가 상사가 지나가는 말로 먹고 싶다고 했던 김밥을 직접 사왔던 일화를 폭로했다. 낑낑이는 직접 사오라는 부탁을 받았고 후배들을 시키기 싫어서 본인이 사왔던 것이라고 사실을 정정했다.
 
하지만 MZ 측은 "후배를 대신하여 심부름을 하는 것보다, 기존의 잘못된 문화를 바꿔줬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화끈이는 MZ 측에 "선배 입장에서 후배가 나를 위하여 그런 배려를 했다면 어떨 것 같나?"라고 질문하자, MZ들은 "예의상 '하는 척'말고 열심히 일을 잘하는 게 중요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오은영은 "회사의 목적은 일을 하기 위하여 모인 곳이고, 친목도모가 목적이 아니다"라면서도 "일을 잘하려면 협동과 협조가 필수다. 낑낑이가 한 일은 김밥 심부름이 아닌 팀장의 업무에 '협조'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오은영은 "변화는 필요하다. 하지만 성인들은 몇 십년간 살아온 방식과 형태가 있다. 그래서 시간이 걸리는 것이 있다. 젊은 선배들이 그 자리에서 기존의 문화에 항거하기를 바라는 건 무리한 요구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회식은 직장생활이 도움이 될까'라는 질문이 이어졌다. MZ 측은 만장일치로 반대쪽에 섰다. 꼰대 측은 '회식은 소통과 친목을 위하여 필요하다'는 입장인 반면, MZ 측은 '결국 업무의 연장'이라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꼰대 측이지만 회식에는 반대 입장에 선 낑낑이는 "우리 나라 회식 문화도 수직적 조직문화의 영향 안에서 시작되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며 강압적 회식문화가 아직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리더의 입장인 리정은 "일과 팀원을 사랑하지만 나만의 시간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오은영은 "MZ들은 밥을 사주는 것이나 상사가 싫은 게 아니라, 단지 친목을 위해 왜 '개인 시간'까지 써야하느냐는 것"이라고 본질을 짚었다. 오은영은 소통이 필요하다면 점심에 술 대신 좋은 도시락과 음료를 주문하여 이야기해볼 것을 제안했다.
 
당당이도 "평소에 친분을 쌓아가는 과정이 있었다면 회식 자체도 어렵게 느끼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대쪽이는 "회사에서 평소에 다가가는 게 더 쉽지 않다. 회식이라는 핑계로 술을 주고 받으며 말이라도 걸 수 있는 것"이라고 반론했다. 오은영은 송년회-신년회 등 연례회식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함께 발맞춰야 할 일터에서 호흡을 맞추려면 1년에 한 번 정도는 개인시간을 할애해서라도 참석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퇴근후에 연락은 가능하다, 아니다'라는 질문은 꼰대 측과 MZ 측이 정확히 반반으로 갈렸다. 낑낑이는 "본인이 선택한 직업이면 업무특성상 책임지고 감수하는 것도 업무의 일환"이라고 주장했다. 따박이는 이번에도 근무시간 외 업무에 대하여 '부탁이냐 지시냐'는 태도에 민감한 모습을 보였다. 리정은 "퇴근 후 연락이 선배님들의 자유지만, 개인시간에 메시지를 확인 안 하는 것도 나의 자유"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오은영은 "꼭 필요한 응급상황이라면 전화로 할 것"을 중재안으로 제시했다.
 
롤모델 없이 혼자서 모든 것을 해결하고 개척해야 했던 여성 셰프 화끈이는, 자신의 진심과 열정을 이해해주지 못하는 후배들에게 상처를 받은 경험을 고백했다. 오은영은 "좋은 의도를 가졌더라도 상대가 원하지 않는다면 강요할 수 없는 것"이라며 "선배는 가르쳐주고 싶어도 마음을 내려놔야 하고, 후배는 결과에 대한 책임을 스스로 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SBS 힐링토크쇼 <써클 하우스>의 한 장면.

SBS 힐링토크쇼 <써클 하우스>의 한 장면. ⓒ SBS

 
이승기는 "저는 화끈이처럼 적극적으로 이끌어주는 선배들이 좋다"면서도 "옛날과 오늘날의 리더가 요구하는 덕목들이 달라지고 있다. 후배들의 선택을 존중해주는 것도 리더의 역할"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따박이는 "자신의 일을 너무 사랑하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 기왕이면 후배들에게 자신의 일을 사랑하게 된 과정을 이해시켜주면 더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오은영은 "꼰대와 MZ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모두 상처가 크구나라는 걸 느꼈다. 선배들은 후배들의 감정표현을 불평이라고 생각한다. 조금 불평을 해도 일을 잘하면 된 거다"라며 시대가 바뀐 만큼 후배들의 감정표현을 있는 그대로 존중해줄 것을 당부했다.
 
반면 MZ들에게는 "감정표현도 다듬어야 한다. 회사는 업무를 하기 위하여 모인 곳이기에, 이에 방해되는 공격적 감정표현을 자제해야 한다. 양쪽이 모두 조심해야 하는 부분이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로가 서로에 대한 덕담을 주고받으며 훈훈하게 방송이 마무리되어가던 시점에, 화끈이는 "후배들의 당당함은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도 "그래도 공감을 100% 할 수는 없다"는 솔직한 심경을 고백하여 웃음을 자아냈다.
 
마지막으로 오은영은 "'꼰대'나 '요즘 애들'같은 표현에는 부정적 뉘앙스가 담겨있다. 이런 일반화된 표현들이 우리의 눈과 귀를 가리는 게 아닐까. 우리부터라도 앞으로는 이런 표현을 안쓰면 어떨까"라는 제안을 남기며 이야기를 마무리했다.
써클하우스 MZ 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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