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어쩌다 사장2>의 한 장면

tvN <어쩌다 사장2>의 한 장면 ⓒ tvN

 
도시 남자들이 시골마트 사장님으로 다시 돌아왔다. 17일 방송된 tvN <어쩌다 사장2>에서는 시골 대형 마트 운영에 도전한 차태현과 조인성, 그리고 아르바이트생 3인방의 고군분투 첫 영업기가 그려졌다.
 
차태현과 조인성은 흐르는 눈속을 헤치며 직접 차를 운전하여 전라남도 나주시를 찾았다. 농업과 축산업이 발달된 공산면의 한 마을에서 열흘간 한 할인마트를 운영하는게 두 사장에게 주어진 새로운 미션이었다.

전작의 소박한 시골슈퍼를 상상했던 차태현과 조인성은 내비게이션을 따라 도착한 마트가 예상보다 큰 규모라는 사실을 알고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마트는 쌀,야채, 청과는 물론 각종 가전과 생활용품에서 정육점까지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었다.

조인성은 "미국에서 본 슈퍼같다. 알바생을 한 8명은 불러야겠다"며 헛웃음을 지었고, 차태현은 "(아르바이트 부를 때) 일단 비밀에 부쳐"라고 답하며 막막함을 드러냈다. 이어 앞으로 열흘간 마트 아르바이트로 번갈아가며 활약하게 될 김혜수, 김우빈, 이광수, 박병은, 한효주, 박경혜, 윤경호 등 아르바이트의 모습들이 하이라이트로 펼쳐졌다.
 
차태현과 조인성은 마트의 실제 주인인 부부 사장님을 만나 대화를 나눴다. 21년간 휴무 없이 운영해왔다는 부부 사장님은, 원래 가게에 있던 구멍가게들이 세월의 흐름을 따라 하나둘씩 사라지면서 마을 사람들의 생활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이 마트에 대한 책임감이 더 커졌다고 고백했다. 차태현과 조인성이 열흘간 가게를 맡게 되면서 부부가 21년 만에 처음으로 함께 가족 완전체 여행을 떠날 수 있게 되었다고. 부부 사장님은 마트 운영에 대한 인수인계를 마치고 초보 사장들의 전송을 받으며 휴가를 떠났다.
 
다음날부터 본격적인 영업 1일 차가 시작됐다. 조인성은 아침에 커피를 내리고 버스정류장 앞에서 위치한 병원의 문을 먼저 오픈해주며 하루 일과를 시작했다. 그저 평온해보이던 분위기도 잠시, 곧바로 손님들이 들이닥치기 시작하면서 두 사람은 곤란한 상황에 놓였다.
 
 tvN <어쩌다 사장2>의 한 장면

tvN <어쩌다 사장2>의 한 장면 ⓒ tvN

 
첫 손님부터 바코드가 표시되지 않은 장갑을 구매하며 가격을 확인하는 데 진땀을 흘리는가 하면, 손님의 주문을 이해하지 못하여 사장들이 손님과 같이 물건을 찾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심지어 버스카드 충전을 주문하는 한 할머니 손님의 재촉에 충전도 못하고 돈을 받지도 않고 거스름 돈만 거슬러주는 대형사고를 치기도 했다.
 
어수선한 상황에서도 조인성의 스윗함은 빛을 발했다. 어린이집에서 일한다는 여성 손님이 조인성에게 시선을 떼지 못하고 "퇴근 후에도 또 오고 싶다"며 설레어하자, 조인성은 "또 오세요"라고 웃으며 답해줬다. 어린 소녀 손님이 방문하자 옆에서 대신 바구니를 들고 짐꾼 역할을 자처하며 장난을 치기도 했다.

이번엔 마트 안에 위치한 정육점의 부부 사장님이 방문했다. 차태현과 조인성은 반색하며 정육점 사장님 부부로부터 가게 운영에 대한 각종 노하우를 전수받았다. 하지만 차태현은 어려운 정육 손질에 "난 이건 못하겠다"고 백기를 들었다. 결국 정육 담당까지 맡게 되어 고기 써는 법을 배우던 조인성은 "고깃결만 잘 보면 된다"는 사장님의 격려에 "저는 제 피부결도 못본다"고 자포자기 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육점 부부 사장님이 인수인계를 마치고 떠나자 조인성은 "설명을 많이 들었는데 무슨 이야기인지 하나도 모르겠다"고 고백했다.
 
두 초보 사장들이 밀려드는 손님들 사이에서 계산에 고군분투 하는 동안, 첫 아르바이트생들이 도착했다. 배우 김우빈, 임주환, 이광수 3인조 역시 도착하자마자 예상보다 큰 가게의 스케일에 당혹스러운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김우빈은 "뭔가 잘못됐다. 오랜만에 텔레비전 나온다고(꾸미고 나왔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고, 조인성은 바로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나오라며 아르바이트생들을 재촉하여 웃음을 자아냈다.
 
사장들과 아르바이트생들은 손님이 특별히 제작하여 선물한 앞치마를 장착하고 본격적인 영업에 나섰다. 알바생들은 일을 시작하자마자 함께 몰려다니면서 손님들이 찾는 물건의 위치도 파악하지 못하고 우왕좌왕 하는 오합지졸의 면모를 여실히 드러냈다. 해탈한 김우빈은 "무조건 손님들이 우리보다 많이 아실 것"이라며 시작도 하기 전에 겁을 먹었다.
 
잠시 한가해지는 듯 하던 찰나 또다른 위기가 찾아왔다. 고기를 사기 위하여 연달아 정육점을 찾는 손님들이 대거 등장하는 '정육대란'이 펼쳐진 것. 등갈비, 돼지족발, 생고기 등 계속 추가되는 메뉴에 고기손질과 전화 주문까지 겹치자 사장들과 알바생들은 한동안 대혼란에 빠졌다. 결국 주문한 식당 사장님이 직접 마트를 방문하여 손질까지 직접 해가고 업무까지 대신 가르쳐주는 해프닝을 치렀다.
 
2차로 이번엔 배달 위기가 찾아왔다. 이광수는 오토바이 면허가 있다는 이유로 졸지에 배달 담당으로 낙점되는 날벼락을 맞았다. 이광수는 "김우빈도 오토바이 면허가 있는데 왜 말을 안 하냐"고 지적하자, 김우빈은 못들은 척 하며 "알고 있었냐"고 능청스럽게 반문하여 웃음을 자아냈다.
 
식당에서 전화로 배달 주문이 걸려오자 김우빈은 가게명과 주문품목을 착각하여 우왕좌왕하는 실수를 연발했다. 알바즈는 부족한 음료수 품목을 일단 다른 종류로 채우는 임기응변을 발휘하거나, 손님에게 가격을 물어보는 등, 연이은 돌발상황들을 아슬아슬하게 대처해나갔다. 이어 멤버들은 본격적으로 시작될 점심 영업을 앞두고 밀어닥치는 손님들 사이에서 더욱 험난해질 하루를 예고했다.
 
 tvN <어쩌다 사장2>의 한 장면

tvN <어쩌다 사장2>의 한 장면 ⓒ tvN

 
<어쩌다 사장>은 20년 지기 절친인 차태현과 조인성이 열흘간 시골의 슈퍼를 맡아 운영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아낸 프로그램이다. 차태현과 KBS < 1박 2일 >에서 오랫동안 호흡을 맞춘 경험이 있는 유호진 PD가 연출을 맡았고, 예능에서 자주 보기힘든 배우인 조인성의 출연으로 화제를 모았다.
 
시즌1은 배우와 PD의 전작인 < 1박2일 >이나 tvN에서 제작했던 <삼시세끼> 등에서 선보인 특유의 시골 정서를 살린 묻어나는 '레트로 체험-힐링 예능'으로 많은 사랑을 받으며 시즌2까지 이어지게 됐다. 시골 슈퍼 영업의 평범한 일상을 재구성하며 직업 체험과 일상에서 벗어난 여행의 매력을 동시에 구현했다는 것, 그리고 배우들의 진솔하고 유쾌한 인간적인 반전 매력을 자연스럽게 이끌어낸 편안한 구성이 많은 공감대를 자아냈다는 평가다.

차태현이 많은 예능 출연 경험으로 이미 친근한 이미지가 강하다면, 도회적인 이미지가 강했던 조인성은 낯선 주민들이나 시골 어르신들에게도 다가가는 살가운 모습과 의외로 야무진 요리실력으로 살림꾼의 면모를 보여주며 <어쩌다 사장>이 발견한 최고의 수확이 됐다. 또한 박보영-조보아-윤경호-김재화-신승환 등 사장들과 한 작품에 호흡을 맞췄던 배우들이 '알바생' 역할로 게스트 투입되어 보여준 유쾌하고 아기자기한 케미도 많은 화제를 모았다. 

 시골에서의 슈퍼나 마트란 건조한 도시에서와는 달리, 다양한 세대와 이웃이 함께 일상을 공유하고 소통하는 사랑방과도 같은 공간으로서 의미를 지닌다. 손님과 주인, 연예인과 일반인, 타인과 타인의 경계를 떠나 같은 시공간에 함께하고 있는 이유만으로 조금씩 서로를 배려하고 챙겨주는 모습은, 남의 일에 관심없는 각박한 현대사회에서 자주 느낄수 없는 유대감을 통하여 따뜻한 공동체의식과 힐링을 선사한다.
 
배우들에게 처음 해보는 마트 일이란 당연히 서툴고 느리고 엉성할 수밖에 없지만, <어쩌다 사장>은 그런 아마추어같은 감성마저도 오히려 여유와 매력으로 승화시킨다. 코로나19로 많은 사람들이 가까이서 정을 나누기가 힘들어진 이 시대에, 마치 작은 시장을 연상시키는 <어쩌다 사장> 속 시골 풍경은, 따뜻한 사람 냄새가 주는 대리만족의 매력으로 시청자들에게 한 번 보기 시작하면 쉽게 눈을 뗄 수 없는 편안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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