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피겨 스케이팅 스타 카밀라 발리예바의 약물 검사 결과를 보도하는 <뉴욕타임스> 갈무리.

러시아 피겨 스케이팅 스타 카밀라 발리예바의 약물 검사 결과를 보도하는 <뉴욕타임스> 갈무리. ⓒ 뉴욕타임스

 
'도핑 스캔들'에 휘말린 러시아의 여자 피겨 스케이팅 간판 카밀라 발리예바(러시아올림픽위원회)에게서 심장병 치료에 쓰이는 세 종류의 약물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15일(현지시각) 발리예바의 도핑 샘플을 검사한 스톡홀름연구소 자료를 인용해 금지 약물인 트리메타지딘과 금지 약물이 아닌 하이폭센과 엘카르니틴이 함께 검출됐다고 보도했다.

"1개는 금지 약물... 다른 2개도 경기력에 도움"

트라비스 티가르트 미국반도핑기구(USADA) 회장은 "발리예바처럼 어린 선수의 몸에서 여러 약물이 검출된 것은 매우 특이한(highly unusual) 사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지 약물 1종과 금지되지 않은 약물 2종을 함께 사용한 것은 지구력을 향상하고 피로를 덜 느끼게 하며, 산소 활용도를 크게 높이려는 의도였던 것으로 보인다"라고 주장했다.

특히 엘카르니틴에 대해서는 "경구 복용은 허용하지만, 주사나 수액으로 다량 투여하면 경기력 향상 효과를 얻을 수 있어 금지된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발리예바의 어머니와 변호인은 스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 청문회에서 발리예바에게서 금지 약물이 검출된 것은 그의 할아버지가 복용하고 있는 심장약 때문"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발리예바가 할아버지와 같은 컵을 쓰면서 샘플이 오염됐다는 것이다. 발리예바의 어머니는 자신이 직장에 다녀야하기 때문에 할아버지가 딸과 함께 지내며 연습에도 동행한다고 주장했다. 

발리예나 논란 후폭풍... "올림픽 연령 기준 높여야" 주장도 

금지 약물이 검출된 발리예바는 CAS의 구제를 받아 전날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 경기에 출전했다.  

발리예바는 자신이 세운 쇼트프로그램 세계 기록(90.45점)에 크게 못 미치는 82.16점을 받으나 30명의 출전 선수 가운데 1위를 차지하며 오는 15일 열리는 프리스케이팅 출전권을 획득했다.

그러나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발리예바가 메달권에 들더라도 금지 약물에 관한 조사가 완전히 끝날 때까지 시상식을 열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이번 논란으로 인해 피겨 선수의 올림픽 출전 연령(만 15세 이상) 기준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4회전 점프를 뛰려면 작은 체구의 선수가 유리하다"라며 "러시아 피겨가 이런 점을 잘 활용해 큰 성공을 거뒀지만, 어린 선수들이 혹사당하면서 일찍 은퇴하게 됐다"라고 비판했다.

15세 때 2018 평창 동계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금메달을 따낸 알리나 자기토바가 부상에 시달리고 있고, 역시 15세 때 2014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 단체 금메달을 따낸 율리아 리프니츠카야도 거식증으로 고생하다 3년 만에 은퇴했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카밀라 발리예바 베이징 동계올림픽 도핑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