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봅슬레이의 '역사' 김유란 선수가 올림픽에서 여자 1인승 봅슬레이(모노봅) 도전을 18위로 마쳤다.

13일과 14일 이틀에 걸쳐 옌칭 국립 슬라이딩 센터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모노봅 종목에 출전한 김유란은 1차에서 4차 시기까지 모든 레이스를 주행한 끝에 4분 26초 52라는 성적으로 자신의 올림픽을 마쳤다. 

한국 최초의 여자 봅슬레이 선수이자,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이어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도 출전했던 김유란 선수. 목표했던 여자 2인승 출전권을 따는 데는 아쉽게 실패했지만, 신설 종목인 모노봅에서 선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향후 한국 썰매의 확장성과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게 했다.
 
 대한민국의 김유란이 14일 중국 베이징 옌칭 국립 슬라이딩 센터에서 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여자 봅슬레이 모노봅 3차 시기에서 힘차게 출발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김유란이 14일 중국 베이징 옌칭 국립 슬라이딩 센터에서 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여자 봅슬레이 모노봅 3차 시기에서 힘차게 출발하고 있다. ⓒ 연합뉴스

 
1차 시기 꼴찌였지만... 점점 치고 올라왔다

앞면에 태극마크가, 옆면에 호랑이 문양과 '대한민국'이 놓여진 검은색 썰매를 몰고 레이스에 나선 김유란 선수. 

13일 열린 1차 시기 6초 06으로 스타트 기록을 끊으며 출발했다. 초반을 비롯해 중간중간 작은 충돌이 있었고, 특히 4번 커브를 나온 직후에는 썰매가 미끄러지는 '슬립'이 발생하면서 소요시간이 늘어나기도 했다. 하지만 김유란 선수는 다시 썰매의 중심을 잡으며 중반에는 안정적인 주행을 이어갔다.

썰매 트랙이 360도로 휘는 구간인 크라이슬에 진입해서도 큰 문제 없는 주행을 이어갔던 김유란 선수는 막판에 썰매가 미끄러지며 기록에 아쉬움을 남겼다. 피니시 라인을 통과했을 때의 기록은 1분 06초 68. 잠시나마 트랙 레코드와 스타트 레코드를 찍으며 기분 좋은 순간을 겪었던 김유란은 20위를 기록했다.

2차 시기 악천후를 딛고 출발한 김유란은 6초 07의 스타트 기록으로 출발했다. 큰 실수 없이 레이스를 이어가던 김유란 선수였지만, 앞서 1차 시기 '슬립'이 발생했던 4번 커브에서 다시 부딪힘이 일어나는 등 아쉬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복귀한 김유란은 트랙 중반을 특유의 주행력으로 돌파했다.

막판 최고 속도를 118.4km/h로 끌어올린 김유란은 1차 시기보다 2차 시기 더욱 나은 모습을 보여줬다. 악천후 탓에 1분 07초 02라는 기록에 결승선을 넘기는 했지만, 도합 2분 13초 70의 레코드를 세우며 18위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다음날인 14일 열린 3차 시기에서는 스타트 기록을 6초 15로 끌고 나갔다. 1차, 2차 시기보다 더욱 매끄러운 주행을 이어가며 중반 커브를 통과한 시점의 기록을 41초 02로 이어간 김유란은 크라이슬 진입 직전 107.7km/h의 속도로 트랙에 적응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크라이슬 역시 안정적으로 통과한 김유란. 어려운 14번 커브에서 충돌이 있었지만, 슬립으로 이어지지 않고 다시 제자리를 찾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최고 속도를 시속 120km까지 끌어올린 김유란은 1분 06초 41, 1~3차 시기 도합 3분 20초 11의 레코드로 18위의 성적을 계속 유지해나갔다.

마지막 주행 끝나고 '배꼽 인사'... 작지만 큰 걸음 마쳤다

1차에서 2차, 그리고 3차까지 거듭해 나아간 모습을 보여준 김유란 선수. 마지막 시기인 4차 시기까지 합류한 김유란 선수는 6초 17의 스타트 기록을 만들어내며 베이징의 마지막 주행을 시작했다. 지난 시기 실수가 있었던 초반 커브를 슬립이나 큰 충돌 없이 이어간 김유란 선수는 깔끔한 중반 주행을 이어갔다.

크라이슬을 107.6km/h로 진입한 김유란 선수는 자신의 올림픽 마지막 클라이막스를 향해 달려나갔다. 120km/h로 마지막 대단원에 진입한 김유란은 14번 커브에서 작은 충돌이 있었지만 그대로 극복하며 레이스를 이어나갔다. 피니시 라인을 통과한 순간의 성적은 1분 06초 41. 어떤 시기보다 나은 모습으로 주행을 마쳤다. 마지막 주행을 끝낸 후 피니시 라인에 들어선 김유란은 카메라에 배꼽 인사를 했다. 

육상 선수 출신으로 운동을 그만두려던 마지막 순간 잡은 봅슬레이로 한국 썰매의 역사를 쓰고 있는 김유란 선수. '나 자신을 믿고 탄다'던 김유란의 레이스는 혼자였지만 국민들이 있었기에 분명히 외롭지 않은 활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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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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