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도를 넘은 편파 판정으로 메달 기회를 놓쳤지만 여기서 모든 도전을 멈출 수 없다. 한국 쇼트트랙이 다시 한 번 첫 번째 메달 사냥에 나선다.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은 9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쇼트트랙 남자 1500m 예선과 결승, 여자 1000m 준준결승, 여자 3000m 계주 준결승에 출전한다.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 황대헌이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 사흘째인 7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탈 실내 경기장에서 열린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 1조 경기에서 추월하고 있다.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 황대헌이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 사흘째인 7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탈 실내 경기장에서 열린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 1조 경기에서 추월하고 있다. ⓒ 연합뉴스

 
남자 1000m서 납득하기 어려운 심판 판정 논란
 
지난 5일 쇼트트랙 첫 날부터 우려하던 일이 벌어졌다. 중국은 혼성 2000m 계주에서 판정 논란 속에 금메달을 획득했다. 준결승 당시 중국은 미국, 헝가리,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에 밀려 4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하지만 심판진은 비디오 판독 끝에 미국과 ROC에게 실격을 줬다.

러시아는 중국의 터치 과정에서 진로 방해, 미국은 교체 선수가 일찍 레이스 라인(블루 라인)에 진입한 것을 이유로 실격을 받았다. 이에 반해 터치 없이 경기를 진행한 중국은 별도의 페널티가 부여되지 않고, 결승에 올랐다.
 
개최국 중국의 편파 판정은 둘째날인 지난 7일 극에 달했다. 황대헌(23·강원도청)은 남자 쇼트트랙 1000m 준결승 1조에서 완벽에 가까운 레이스로 1위를 차지했다. 특히 결승선을 4바퀴 남기고 인코스를 파고들며 중국의 런쯔웨이, 리원룽을 추월하는 장면은 압권이었다. 그러나 심판진은 비디오 판독을 통해 황대헌에게 실격을 선언했다. 1위 자리를 뺏는 과정에서 레인 변경이 늦었다는 게 이유였다. 황대헌의 탈락으로 중국 선수 런쯔웨이, 리원룽이 결승에 진출했다.

이준서(22·한국체대) 역시 준결승 2조에서 추월에 대한 파울을 지적 받으며 탈락하고 말았다. 이에 중국의 우다징이 어드밴스로 결승에 올랐다. 결과적으로 중국 선수 3명이 수혜를 입은 셈이다.
 
중국의 도를 넘은 추태는 1000m 결승까지 이어졌다. 헝가리의 류 사오린이 1위로 통과했지만 비디오 판독 끝에 옐로 카드를 받았다. 결승선에 들어오기 직전 중국 런쯔웨이와 경합에서 파울을 범했다는 지적이었다. 결국 중국 런쯔웨이가 금메달, 리원룽이 은메달을 차지했다.
 
대표팀 맏형 곽윤기(32·고양시청)는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중국 선수들과 옷깃만 스쳐도 불리한 판정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며 우려했다.

결국 중국의 텃세는 현실이 됐다. 중국은 남자 1000m 준준결승부터 결승까지 단 한 차례도 1등을 차지한 적이 없지만 비디오 판독으로 금·은을 독식했다. 
 
초반부터 선두 도약이 현실적 대안
 
이에 8일 오전 윤홍근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선수단장은 중국 베이징의 메인미디어센터(MMC) 프레스 컨퍼런스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제빙상경기연맹(ISU)과 IOC에 항의 서한을 발송해 강력하게 의의를 제기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과 유승민 IOC 위원을 통해 직접 바흐 위원장과 면담을 요청해 놓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대회를 보이콧 해야한다는 주위 요청에 대한 질문에 윤홍근 선수단장은 "지금은 그 부분을 논할 단계가 아니다. 앞으로 남아있는 경기가 더 많다. 할 수 있는 조치를 다 취한 뒤 선수들이 열심히 뛰도록 하는 게 최고의 방법인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4년 동안 흘린 땀방울과 노력이 헛되지 않기 위해서는 남은 경기에서 최선을 다하는게 중요하다. 세 종목에서 아쉬운 결과를 남겼지만 아직 기회는 많이 남아있다. 9일에는 남여 쇼트트랙 대표팀이 다시 출격한다.
 
중국의 견제를 극복하려면 최대한의 접촉을 피하고, 선두권에서 레이스를 펼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다. 아리아나 폰타나(이탈리아)는 7일 여자 500m 결승전에서 이러한 전략을 택하며 금메달을 차지한 바 있다.
 
무엇보다 지난 1000m에서 보여준 황대헌, 이준서, 박장혁의 경기력은 충분히 기대감을 갖게 만든다. 중국에 당한 만큼 정신력 또한 남다르다. 황대헌은 8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의 말을 영어로 인용해 '장애물이 반드시 너를 멈추게 하는 것은 아니다. 벽을 만나면 돌아가거나 포기하지 말아라. 어떻게 그 벽을 오를지 해결책을 찾아보고, 그 벽을 이겨내라'는 글을 게재했다.
 
그리고 박장혁(24·스포츠토토)은 부상 투혼을 발휘할 전망이다. 1000m 준준결승에서 어드밴스를 받으며 준결승에 진출했지만 우다징의 스케이트날에 부딪치며 손 부상을 입었고, 결국 준결승 출전을 포기해야 했다. 찢어진 왼손에 11바늘을 꿰맨 박장혁은 다행히 9일 열리는 1500m는 출전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대를 모은 여자 쇼트트랙 간판 최민정(24·성남시청)은 7일 여자 500m 준준결승 탈락의 아픔을 딛고, 여자 1000m 예선과 여자 계주 3000m 준결승에서 명예 회복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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