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net 댄스 서바이벌 예능 프로그램 <스트릿우먼파이터>(아래 <스우파>)에 대한 전 국민의 열정적인 사랑에 힘 입어, 스핀오프 프로그램으로 방송 중인 <스트릿댄스걸스파이터>(아래 <스걸파>)에 대한 사랑도 뜨겁다.

필자 또한 <스우파>를 알게 된 이후, 그동안 장식으로 활용 중이었던 텔레비전을 매주 화요일이면 가슴 두근거리며 제 기능대로 활용하게 되었다. 댄스계 전반에 대한 무지함을 바탕으로 시청했지만 팀원들간의 끈끈한 우정과 배틀, 미션 하나하나에 참가 팀들이 프로정신을 갖고 승부에 임하는 모습에 매료되었다. 댄스계의 권위자이지만 패했을 때는 승패를 담담히 인정하고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그 성숙한 행동이 좋았다.

또한 기존 오디션 예능과는 달리 '착한 척'(조금이라도 욕망을 내비치면 전 국민에게 욕을 먹을 수 있기 때문에 생존을 위해 보일 수밖에 없는)을 하지 않는 것조차 매력적으로 느껴졌고 현실 속 진짜 여성을 보여주는 모습에 카타르시스까지 느꼈다.

우승을 위한 여성들의 거침없는 싸움이지만 그 싸움은 진흙탕이 아닌 찰나 조차도 장미 꽃잎이 흩날리는 아름다운 경연의 장이었다. 분명 <스우파>의 팬들은 그 모습에 방송의 팬이 된 것이리라.

시청자들은 <스걸파>에서도 훈훈한 경쟁의 모습을 기대했다. 그러나 예선전 프리스타일에서 있었던, 서로 위험하게 상대를 견제하는 모습에 당황을 감출 수 없었다. 합격을 바라는 아이들의 간절함을 이용하고, 부상의 위험이 있음에도 제지하지 않는 모습은 보기 불편했다.

그리고 28일 방송분에서 펼쳐진 모습에 나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날 미션의 규칙은 같은 곡을 맡은 두 팀이 서로의 안무에 반드시 반영해야하는 구간을 트레이드 하는 식이었다. 프로그램 마지막에 나온 클루씨 크루가 스퀴드에게 보내준 안무는 춤에 대한 견문이 없는 나조차도 보기 민망한 막춤이었다.

앞서 나온 다른 팀들도 전략적으로 상대 팀이 하기 어렵거나, 곡과 어울리지 않는 춤을 줬지만 그것은 적어도 '안무'라고는 부를 수 있는 정도였다. 또한 그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여 멋있게 소화해내 더 감동을 준 팀도 있었다. 최소한의 기준도 없는 트레이드 구간이라는 룰을 준 Mnet에 화도 났지만 그 걱정은 접어둘 수 있을 정도로 다른 참가자들은 최소한의 선을 지켰다.

반면 팀 라치카의 클루씨는 떨어진 아마존의 몫을 다하기 위한 것이라며 너무나 수준 이하의 유치한 전략을 내세웠다. 그럼에도 "악의는 없다", "우리 특유의 코믹한 안무를 스퀴드가 잘 살릴 수 있을 것"이라며 변명하는 모습에 마음이 싸늘해졌다. 그동안 스퀴드는 말도 안 되는 동작들을 연습하느라, 다리가 성할 날 없이 멍이 들었다. 몸을 빙글빙글 돌리는 고난도의 기술과 몸을 앞으로 접어 두 팔로 종아리를 감싸고 양옆으로 움직이는 꽃게춤이 공존하는 게 과연 진짜 안무일까. 이걸 정말 상대방이 안무로 쓸 수 있다고 생각하고 전달해준 것일까?

클루씨는 예선에서부터 막강한 파워와 에너지를 선보인 팀이었다. 지난 편에선 쟁쟁한 우승후보인 아마존을 이기고 올라온 강팀이기도 하다. 상대방에게 이상한 동작을 보내지 않아도 충분한 모두가 기대하는 실력있는 팀이다.

무엇보다 라치카가 정말 자신의 팀을 사랑하는 진짜 어른이었다면 이렇게 놔두지 말았어야 했다. 방영 후 라치카와 클루씨가 받을 비판과 비난을 뻔히 알면서도 녹화본을 송출하는 Mnet에 분노가 치밀었다. 어른들인 마스터들 또한 실망스러웠다. 말도 안 되는 안무와 불공정한 경쟁을 보고도 클루씨에게 승리를 준 건, 댄스계와 어린 친구들의 발전에 있어서도 옳지 않은 행위이다.

승부?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춤을 진심으로 사랑한다면 정정당당하게 승부했어야 했다. 상대 팀에게 수준 이하의 안무를 보내 승리하는 모습은 한치 앞만 보는 좁은 시야에서 나온 행동이다. 결과적으로는 본인들에게 마이너스인 일이 됐다.

시청자들이 바라는 건 <스우파>에 이은 10대들의 치열하지만 정정당당한 경쟁이었다. 허니제이의 말대로 "예쁜 경쟁"이었다. 자신들이 만든 트레이드 안무를 보고 표정이 굳은 상대 팀에게 억지를 부리며 힘들 게 만든 안무라고 잡아떼는 시치미가 아니다.

그동안 <스우파> 팬이면서도 <스걸파>의 경쟁에 더 가슴 졸여왔었다. 어린 친구들이 경쟁에서 느낄 스트레스와 패배했을 때 받을 상처에 대한 걱정, 마스터들의 자존심 싸움, 마스터들의 어린 친구들에 대한 책임감과 그들에 대한 걱정 등이 혼합되어 <스우파>를 능가하는 떨림을 선사했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참가자 전원이 여성인, 사제들의 간판을 건 싸움과 같은 그 진지한 경쟁이 멋있었다.

패배한 팀들이 그들의 승패를 인정하고 맞서싸운 상대가 자신의 몫까지 잘 싸우길 바라며 그들의 무운을 비는 성숙한 모습에, 패배팀 아이들이 떨어지면 얼마나 마음 아프고 속상할까 하던 걱정이 부끄러워질 지경이었다. 이 결과에 대한 경각심은 Mnet과 어른인 마스터들이 온전히 짊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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