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방영된 2021 KBS연예대상 시상식의 한 장면.  '1박2일' 문세윤이 영예의 대상을 차지했다.

지난 25일 방영된 2021 KBS연예대상 시상식의 한 장면. '1박2일' 문세윤이 영예의 대상을 차지했다. ⓒ KBS

 
2021 KBS 연예대상의 최고 영예, 대상 주인공은 개그맨 문세윤이었다. 지난 25일 여의도 KBS 공개홀에서 열린 <KBS 연예대상>시상식에서 문세윤은 <1박2일>, <갓파더>, <트롯매직유랑단> 등에서의 맹활약에 힘입어 생애 첫 대상 수상의 기쁨을 만끽했다. 지난해 쇼-버라이어티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는 문세윤은 1년만에 한 계단 뛰어 넘어 대상 트로피까지 차지하면서 생애 최고의 순간을 맞이하게 되었다. 

​"이 상의 무게를 제가 감당하며 활동할 수 있을까 싶다. 혹여나 꿈에서라도 제 이름이 불리지 않길 바랐다. 상의 무게를 잘 이겨내가면서 열심히 활동해보겠다"

이날 대상을 받게 된 문세윤은 "아침에 크리스마스라 애기들에게 산타 할아버지가 왔다 갔다고 했다. 저에게 산타 할아버지가 올 줄 몰랐다"면서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주변에서 제가 상복이 없다고 했는데 저는 상복이 없어도 될 정도로 인복을 누리며 살고 있더라. 항상 지치고 그럴 때마다 은인 같은 분이 나타나서 끌어줘서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며 주위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와 더불어 소속사, <1박2일>제작진과 멤버, 그리고 하차한 배우 김선호, 어려웠을때 자신을 챙겨줬던 전년도 대상 수상자 김숙 등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함께 전했다. 특히 문세윤은 대선배 신동엽의 조언을 언급하며 인상적인 이야기를 함께 남겼다.

​"걱정하지 말라고, 넌 '저평가된 우량주'라고 인정받는 날이 올 거라고 말씀 해주셨다. 그래서 자신감 있게 할 수 있었다. 감사하다. 저평가되는 후배들에게 따뜻한 말을 해줄 수 있는 선배가 되겠다"

이날의 수상을 통해 문세윤은 저평가 우량주가 아니라 연일 상한가를 기록하는 예능 대세로 자리매김했음을 스스로 입증해 냈다.  

예년 대비 긴장감 줄어든 시상식
 
 지난 25일 방영된 2021 KBS연예대상 시상식의 한 장면. '살림하는 남자들' 나레이션을 담당한 최수종-하희라 부부가 공로상을 수상했다.

지난 25일 방영된 2021 KBS연예대상 시상식의 한 장면. '살림하는 남자들' 나레이션을 담당한 최수종-하희라 부부가 공로상을 수상했다. ⓒ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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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간 30분 넘는 긴 시간에 걸쳐 진행된 시상식이었지만 이번 <KBS 연예대상>은 예년에 비해 긴장감이 덜한 행사로 손꼽힐 만 하다. 막강한 대상 후보자가 여럿 경합을 펼쳤던 것도 아니었던데다 올해 방영된 KBS 예능의 파급력이 과거 대비 부족했던 현실이 각 부문 후보자 및 수상자 명단을 통해 고스란히 드러났다.  

​그나마 <1박2일>만 꾸준히 10% 안팎 시청률을 유지하면서 체면을 유지했을 뿐 많은 예능 프로그램들은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슈퍼맨이 돌아왔다>(슈돌), <살림하는 남자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등 관찰 카메라 중심 예능의 화제몰이도 뜨거운 편은 아니었다.   

​<트롯전국체전>(지난해 12월~올해 2월)이 그나마 19% 까지 기록할 만큼 선전을 펼치긴 했지만 오디션 예능 특성상 단발 인기에 그친데다 파생 예능 <트롯매직 유랑단>은 미미한 관심을 얻는데 그쳤다.  <랜선장터>, <새가수>, '유느님' 유재석의 귀환으로 관심을 모았던 <컴백홈> 등 신규 예능을 여럿 선보이긴 했지만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한채 사라지고 말았다. 

돌려막기식 후보자-수상자 선정 여전
 
 지난 25일 방영된 2021 KBS연예대상 시상식의 한 장면. 베스트팀워크 부문을 수상한 '살림하는 남자들' 출연진이 무대에 올라 수상소감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25일 방영된 2021 KBS연예대상 시상식의 한 장면. 베스트팀워크 부문을 수상한 '살림하는 남자들' 출연진이 무대에 올라 수상소감을 준비하고 있다. ⓒ KBS

 
이렇다보니 수상 부문은 여럿 존재했지만 치열함이 감지될 만큼의 경쟁과는 거리가 멀었다. 시상식 앞부분에서 베스트 엔터테이너상 등 여러 부문 후보 혹은 수상자로 지명된 인물들이 후반부 각 부문에 다시 이름을 올리는 등 마치 돌려막기식 후보 선정이 목격되기도 했다. 장난에 가까울 정도로 무의미한 시상을 남발했던 SBS 만큼은 아니었지만 KBS 역시 뜻 모를 수상 부문, 공동 수상의 관행적 시행은 여전했다.  

'베스트 아이콘상'은 3년 연속 <슈퍼맨이 돌아왔다> 출연 어린이에게 수여되다보니 사실상 <슈돌> 배려 차원으로만 존재하는 인상을 심어준다.  '베스트 챌린지'(개승자 팀), '베스트 팀워크' (살림남 단체팀)부문도 결국은 대규모 출연진이 등장하는 프로그램 안배용 마냥 비춰졌다. 이밖에 신인상 후보자로 중견배우 김갑수와 공효진의 이름이 불릴 만큼 새 얼굴 예능인 발굴도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웠다. 

​행사 자체의 재미 측면에서도 <KBS연예대상>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뜬금없이 참석한 연예인들에게 춤을 요구하는가 하면 대상 후보자들을 나란히 무대 위에 올려 놓고 본인의 수상을 가정하고 소감을 미리 이야기해 달라고 요청하는 식의 내용은 구태의연 및 시간 끌기식 진행에 머물 따름이었다. 지루함을 더욱 가중시키는 이러한 구성은 KBS 예능의 재미가 예전만 못한지를 스스로 증명해줬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하 2021 KBS 연예대상 수상자(작) 명단>
 
 지난 25일 방영된 2021 KBS연예대상 시상식의 한 장면. 대상 후보자이자 올해의 예능인 부문을 수상한 김숙, 전현무

지난 25일 방영된 2021 KBS연예대상 시상식의 한 장면. 대상 후보자이자 올해의 예능인 부문을 수상한 김숙, 전현무 ⓒ KBS

 
▲대상 : 문세윤(1박 2일 시즌4, 갓파더, 트롯 매직유랑단)
▲올해의 예능인상 : 김숙, 전현무, 김종민, 문세윤, 박주호 가족
▲시청자가 뽑은 최고의 프로그램상 : '1박 2일 시즌4'
▲최우수상 쇼버라이어티 : 장윤정(노래가 좋아, 랜선장터, 슈퍼맨이 돌아왔다)
▲최우수상 리얼리티 : 허재(갓파더)
▲우수상 쇼버라이어티 : 연정훈(1박 2일 시즌4), 이승윤(개승자)
▲우수상 리얼리티 : 오윤아(편스토랑), 장민호(갓파더)
▲베스트 엔터테이너상 쇼버라이어티 : 솔라(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새가수), 장도연(개는 훌륭하다), 홍현희(랜선장터)
▲베스트 엔터테이너상 리얼리티 : 김병현(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사유리(슈퍼맨이 돌아왔다)
▲베스트 커플상 : 이휘재 이현주(연중 라이브), 성훈 장원영(뮤직뱅크)
▲베스트 팀워크상 : '살림하는 남자들 시즌2' 팀
▲공로상 : 최수종, 하희라(살림하는 남자들 시즌2)
▲프로듀서 특별상 : 강형욱(개는 훌륭하다)
▲인기상 : 송가인(트롯 전국체전, 트롯 매직유랑단), 류수영(편스토랑)
▲베스트 챌린지상 : '개승자' 팀
▲디지털 콘텐츠상 : 투모로우바이투게더(아이돌 인간극장)
▲핫이슈 예능인상 : 이연복(편스토랑), 정호영(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올해의 DJ상 : 박명수(박명수의 라디오쇼)
▲엔터테인먼트 DJ상 : 윤정수 남창희(미스터 라디오)
▲베스트 아이콘상 : '슈퍼맨이 돌아왔다' 아이들
▲올해의 스태프상 : 김수애 편집 감독(갓파더, 개승자)
▲작가상 : 노진영 작가(1박 2일 시즌4)
▲신인상 쇼버라이어티 : 라비(1박 2일 시즌4)
▲신인상 리얼리티 : 홍성흔 가족(살림하는 남자들 시즌2)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KBS연예대상 문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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