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스마 넘쳐보이던 '악역 전문' 형님들의 귀엽고 인간적인 반전 매력이 훈훈한 웃음을 자아냈다. 23일 방송된 tvN <바퀴 달린 집3>에서는 배우 최무성과 김성균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성동일과 최무성, 김성균은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쌍문동 세 아빠'로 출연하여 함께 호흡을 맞춘 인연이 있었다. 세 사람은 한 동네 이웃이자 가족을 사랑하는 책임감있는 우리 시대의 아빠들을 연기하며 끈끈하고 유쾌한 케미를 선보인 바 있다. 김성균은 인사를 나누며 성동일과 <응답하라 1988>에서 선보였던 '반갑구만 반가워요' 장면을 다시 재현하여 웃음을 자아냈다.
 
이들은 모두 극 중에서 소름끼치는 악역을 연기해본 경험이 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김희원은 <아저씨>의 '방탄유리 아저씨'로, 최무성은 <악마를 보았다>에서 살인마로, 김성균은 <범죄와의 전쟁>의 '단발머리 조폭'으로, 성동일은 <추노>의 '추노꾼'으로 각자의 유명한 악역 대표작들이 언급됐다.
 
성동일은 막내 공명에게 "누가 제일 선해 보이냐"고 짓궂은 질문을 던졌고, 난처해하던 공명은 큰 형님 성동일을 지목했다. 김성균은 군입대를 앞둔 공명에게 "군생활 잘하겠다"며 농담을 던졌다.
 
최무성은 표정변화가 거의 없는 무뚝뚝한 인상과 달리 의외로 유머러스하고 감성적인 매력이 돋보였다. <악마를 보았다>에서 최무성이 피고기를 맛깔나게 먹던 장면이 화제로 언급되자 "사실 그 고기 3등급이었다. 고기값이 비싸니까 스태프가 와서 '3등급이라서 죄송하다'고 하더라"는 뒷이야기를 밝혀 폭소를 자아냈다.
 
또한 최무성은 함께 장을 보고 돌아오는 차안에서는, 가수 앤 마리의 '2002'를 드라이브 뮤직으로 선곡하여 "가사 내용이 동화같은 사랑이야기다. 행복하게 노래부르는 모습에 기분이 좋아지더라"며 의외의 감성적인 면모를 드러냈다. 성동일은 "외모와 완전 다르다"고 평가했다.
 
소나무와 잣나무와 울창하게 우거진 앞마당에 캠핑카를 설치한 <바달> 멤버들은 점심식사 준비에 돌입했다. 성동일이 준비해온 뭉티기와 김희원의 달갈말이, 공명의 닭볶음탕 등으로 푸짐한 한 상차림을 완성하고 폭풍 먹방을 펼쳤다.
 
멤버들은 각자의 대표작에 대한 추억을 나눴다. 성동일은 김성균-최무성을 만났을 때 바로 말을 놓지못했다고 고백했다. 김성균은 처음 이름을 알린 <범죄와의 전쟁>에서 조폭으로 출연했을 당시 나이가 불과 31살이었다는 이야기에 김희원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김희원이 출연했던 <아저씨>와 최무성이 출연한 <악마를 보았다>는 2010년 비슷한 시기에 개봉하여 나란히 경쟁작에 악역으로 등장했다는 인연이 있었다. 최무성은 "그 당시 영화와 비슷한 실제 연쇄살인범 이야기가 많았다.그래서 무섭다고 사람들이 영화를 잘 안 봤다"며 흥행에 대한 아쉬움을 털어놨다. 김희원은 "경쟁작이라서 저게 더 재밌으면 어쩌나 걱정했다"고 고백하여 웃음을 자아냈다.
 
최무성은 <악마가 보았다>에서 대형 맹견들이 등장하던 장면의 뒷이야기를 밝히며. "개들에게 먹이를 주는 장면이 있는데 정말 겁나더라. 무서워서 결국 제대로 못찍었다"고 의외로 겁많은 면모를 고백하여 폭소를 자아냈다. 김희원은 <악마>에서 최무성의 연기를 보고난 후 "진짜 살인범같았다. 살다보면 '저 사람 웬지 기분나쁜데?'하는 사람이었다"고 고백했다. 성동일이 "네가 어디서 그런 이야기를 하냐"고 타박하자 김희원은 "그때 나도 그런 사람(악역)이었는데 최무성이 나보다 좀더 기분나쁜 사람이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성동일은 최무성-김희원-김성균을 두고 "이렇게 세 사람이 함께 있으면 아무도 근처에 안 오겠다"며 강렬한 아우라에 감탄했다. 김희원은 "오늘 악인 특집이다" 이라며 맞장구를 쳤다.
 
역시 악역 전문배우들답게 '죽는 장면'에 대한 범상치않은 경험담들이 쏟아졌다. 최무성은 한 작품에서 총을 무려 5발이나 맞고 사망하는 장면을 촬영중 피탄(총맞는 장면에서 실제처럼 피가 나오게 하는 장치)이 얼굴에 튀어 피범벅이 되었던 일화를 밝혔다. 최무성은 얼굴에 가벼운 화상을 입었지만, 실감나는 장면이 완성되었고 실제 방송에서도 그 장면을 썼다고.
 
성동일은 "차라리 칼맞아죽는게 훨씬 편하다. 찌르는 사람도"라고 밝혔다. 김희원은 "맨살에 맞고 죽는 게 가장 깔끔하다"고 고백했다. 보통 몸에 총을 맞는 장면에서는 피탄을 부착해야는데, 이마에 맞고 죽게 되면 더미(실제 사람대신 총을 맞아줄 인체모형)을 뜨기 때문에 몸이 힘들거나 지저분해질 일이 없기 때문. 실제로 바로 김희원이 <아저씨>에서 원빈에게 총을 맞고 최후를 맞이하던 장면에서도 더미를 사용했다.
 
김희원은 "극중에서 많이 죽어가지고 더미를 많이 떠봤다"고 밝히며 "요즘엔 아예 4-5년에 한번씩 더미를 떠놓는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김희원은 "찍는 영화마다 죽는 장면이 있어서 더미가 필요했다. 그런데 몇 년 지나서 다시 더미를 쓰려고하니까 '나이먹어서 얼굴이 변했다'더라. 그래서 새로 더미를 떴다. 마지막으로 뜬게 4년 전이니까 내년쯤 다시 하나 만들어야 한다"며, 이른바 단골 사망전대인 악역 전문배우들만의 공감대와 애환을 드러내는 토크로 웃음을 자아냈다
 
<바달>멤버들은 성동일은 준비해놓은 비밀 쉼터인 황토방으로 이동했다. 추억의 아궁이 온돌방에서 형님들은 어린 시절 시골에서의 기억을 떠올리며 따뜻하게 몸을 녹이고 낮잠을 즐겼다. 영락없이 찜질방에 만난 동네 친구들 같은 광경이었다. 형님들은 뜨끈한 아랫목에서 절로 신음소리를 내고 코를 골아대는 등 어쩔 수 없는 중년 아재 본능을 드러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서 점점 뜨거워지는 열기를 견디다못한 형님들은 하나둘씩 방을 탈출해서 밖으로 도망쳐나오며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저녁에는 신원호 PD가 또다른 손님으로 등장했다. 신PD는 <응답하라>와 <슬기로운 감빵생활-의사생활> 시리즈 등을 연출하여 형님들과도 오랜 인연이 있었다. 하지만 손님의 등장에도 큰 반응 없이 각자 일하기에 바쁜 남자들의 무뚝뚝한 반응에 신 PD는 "원래 이렇게 덤덤하냐?"며 당황하면서 살짝 서운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형님들은 김성균이 준비한 대구탕과 쫄깃살, 최무성의 볶음밥 등으로 저녁 한 상을 완성했다. 최무성은 하루 종일 먹은 메뉴들을 되돌아보면서도 여전히 멈추지않는 먹성을 과시했다. 신원호 PD는 <슬빵> 촬영 당시 최무성이 "밥먹는 촬영만 되면 너무 먹어대더라"는 일화를 폭로했다. 원래 소품으로 준비한 식사가 맛있기 쉽지않은데 정말 맛있었다고. 현장에서 소품으로 식사까지 해결했다는 최무성은 "나 때문에 나중에는 미술팀이 준비한 밥이 모자랐다"고 밝히며 "지금도 또다른 감방 드라마를 찍고 있는데 거기에서는 밥먹는 신이 없어서 너무 섭섭했다"고 진심이 느껴지는 고백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신원호 PD는 최무성이 의외로 수다쟁이라는 일화도 밝혔다. 신 PD는 "최무성이 수학여행때 겪은 일화를 무려 5분간이나 이야기하더라"며 질색했다. 최무성은 "실제로는 엄청 재미있는 이야기였다"며 꿋꿋하게 수학여행 때 기차에서 장난으로 배전반을 내린 에피소드를 고백했지만 멤버들의 반응은 썰렁했다. 신 PD는 "많이 소심해지셨다. 원래 엄청 긴 이야기였는데"라며 놀리자, 최무성은 "앞에서 그렇게 말을 해놨는데 내가 길게 할 수가 있냐"며 삐친 모습을 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김희원은 "옛날 이야기를 아직까지 기억하고 즐거워하시는게 너무 순수하다"며 최무성을 달랬다. 신 PD는 "최무성과 김희원이 주파수가 잘맞는 것 같다"고 평하자 성동일은 "김희원은 이렇게까지 재미없지는 않다"며 쐐기를 박았다.
 
'노안의 대명사'인 김성균의 첫 인상에 대한 폭로도 나왔다. 성동일은 <응답하라 1994>에서 김성균을 처음 만났을 때를 회상하며 "스무살짜리 하숙생으로 출연했는데 나는 김성균을 처음 보고 부모로 나오는 줄 알았다"고 고백했다.
 
신 PD는 드라마를 준비하기 위하여 김성균과 첫 미팅을 가진 후 이우정 작가(응답 시리즈)가 "저분한테 드라마 끝날때까지 말을 놓으면 100만원을 주겠다"고 내기를 걸었던 일화를 고백했다. 함께 출연했던 배우 이일화는 김성균을 보고 신 PD에게 "저보다 나이가 위죠?"라고 몰래 물어봤던 일화를 밝히며 김성균을 당황하게 했다.
 
형님들은 함께했던 출연작에서의 추억과 짓궂은 폭로를 안주삼아 유쾌한 저녁을 보냈다. 강해보이던 악역 배우들의 동네 이웃같은 친근한 매력, 추억의 명작들을 둘러싼 알려지지 않는 뒷이야기와 끊임없는 '먹방'의 향연까지, 시청자들에게 끊임없이 소소한 웃음과 재미를 선사했다.
바퀴달린집 최무성 김성균 신원호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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