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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9월 11일까지 국회는 '차별금지법 제정에 관한 청원'안을 심사했어야 했다. 그러나 국회는 14년의 시간을 기다려 온 시민들에게 60일을 더 기달려보라며 별다른 사유도 없이 일발적으로 연장을 통보하였다. 

국회에 들어야 할 답변이 있기에 12일 오전 10시,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의 사무국장이며 차별금지법제정연대의 공동대표인 이종걸 활동가, 인권운동사랑방의 상임활동가이며 차별금지법제정연대의 책임집행위원인 미류 활동가가 차별금지법 연내 제정을 촉구하며 도보행진을 시작하였다.

이들은 총 30일, 500km, 100만보를 걸어 국회가 청원안을 심사해야하는 11월 10일 국회에 도달할 예정이다. 
 
 2021년 10월 12일, 차별금지법 연내 제정 촉구 도보행진의 시작을 알리는 전국동시다발 기자회견 - 국회 앞.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국회 앞에서 무지개길을 표현한 융단위를 걷고 있다.
2021년 10월 12일, 차별금지법 연내 제정 촉구 도보행진의 시작을 알리는 전국동시다발 기자회견 - 국회 앞.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국회 앞에서 무지개길을 표현한 융단위를 걷고 있다. ⓒ 차별금지법제정연대
 
5인 미만 차별폐지 공동행동의 김우 활동가는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차별적 규정의 개정을 촉구하며 모두가 평등하지 않으면 누구도 평등할 수 없고 이는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의 목소리와도 맞닿아 있다"며 국회에 근로기준법 개정과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요구하였다.

변희수 하사의 복직과 명예회복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의 명숙 활동가는 "차별은 이토록 삶의 문제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문제다. 누군가는 극심한 차별로 목숨을 잃기도 한다"며 국회의 결단을 촉구하였다. 

얼마 전 인종차별을 바탕으로 한 임금차별에 항의하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하고 도보행진을 했던 이주여성들이 속한 공공운수노조의 김호세아 조직쟁의차장은 이같은 인종차별 행정을 강하게 비판하며 "지금은 이 명백한 차별의 상황에서 이주여성들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 제한적이지만 차별금지법의 제정이 차별에 대항하는 더 넓고 많은 선택지를 갖게 할 것"이라 주장하였다.

이학인 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 사무국장은 고의로 장애학생의 성적을 조작한 진주교대 사건에 대한 한국사회의 반응을 개탄하였다. 장애인차별금지법을 비롯한 여러 장애관련 법제가 있지만 장애인 차별은 여전하다면서 차별금지 사유·영역을 통합적으로 규율하고, 단일 차별시정기구를 만드는 등 차별구제의 실효성을 강화할 수 있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의 제정을 지지하였다. 

인천차별금지법제정연대의 랑희 활동가는 차별금지법제정연대의 소통방을 언급하며 "전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차별금지법 제정이라는 목표를 위하여 달려가고 있으며 도보행진을 결의한 두 활동가를 지지하는 많은 시민들이 있음을 확신한다"라고 말했다. 정혜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 공동대표는 국회를 강하게 비판하며 "국회 앞 기자회견, 피켓팅의 현장은 국회가 책임을 다하지 못하여 나온 사람들"이라며 차별의 현실을 바꿔야 하는 국회의 책무를 강조하였다. 

한편 도보행진을 시작하는 이종걸, 미류 활동가는 입장문을 통해 국민동의청원의 심사를 해야하는 국회법도 무시하는 국회를 규탄하며 차별금지법 제정을 바라는 시민들이 각자의 자리에서의 동참해달라고 요청했다. 

아래는 입장문 전문이다.
2021년 차별금지법 제정을 요구하며 도보행진을 시작합니다

차별금지법 제정하자! 10만행동의 열기가 국회로 넘쳐 흐르던 6월을 기억합니다. 청원이 열리자 순식간에 차오르던 동의와, 10만을 앞두고 새로고침을 누르며 설레던 마음들에 응답하며 국회도 조금씩 움직이는 듯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박주민 권인숙 의원이 대표발의한 평등법안 3개와, 지난해 장혜영 의원이 대표발의한 차별금지법안까지, 4개의 법안을 비교검토하는 일이 시작될 거라는 기대를 놓지 않았습니다. 

국회에 차별금지법이 처음 발의된 것이 2007년입니다. 14년의 시간 동안 국회는 출발선에서 한걸음 물러나기만 반복했습니다. 차별금지법안에서 일부 차별금지사유를 삭제해 차별을 허락하는가 하면, 수십 명의 의원들이 차별금지법안을 발의했다가 스스로 철회했습니다. 14년의 시간 동안 국회가 만든 풍경이 무엇인지 보십시오. 인권과 평등의 원칙이 무너지고, 사회구성원 누군가들에 꼬리표를 붙이며 공공연히 모욕하고 혐오하는 문화가 확산되었습니다. 일을 구하기는 어려웠고 쫓겨나기는 쉬었습니다. 국회가 뒷걸음질치는 동안 누군가들의 삶이 벼랑으로 내몰렸습니다. 

차별로 숨막힐 듯한 세상에서, 서로의 존엄을 지켜주는 연대가 숨 쉴 자리를 만들어왔습니다. 집회와 행진과 축제의 장에서, 집과 학교와 일터와 거리에서, 조금씩 다른 길을 내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안타까운 부고가 전해질 때마다 먼저 용기내 서로의 안부를 물어주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스스로 권리를 포기하기만 기다리는 세상에 맞서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세상을 그려왔습니다. 10만행동은 저마다의 용기와 간절한 연대가 틔운 새로운 시간이었고 이제 국회가 차별금지법 제정에 나서야 한다는 점은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국회는 4개의 법안을 탁자 위에 올리지도 않았습니다. 90일의 기간 동안 국민동의청원을 심사하도록 한 국회법도 무시했습니다. 11월 10일까지 심사기간을 연장하겠다는 통지만 있었을 뿐, 언제 어떻게 시작할지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차별금지법을 제정해야 하는 이유를 모르는 겁니까. 차별을 금지해야 할 이유를 모른다면 국회의원의 자격이 없고, 차별을 금지할 방법을 모른다면 정당의 자격이 없습니다. 차별금지법 제정은 헌법상 평등권 실현을 위한 국회의 책무입니다. 차별금지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말과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는 행동 사이에 은하수가 있어 오작교 놓아주기라도 기다리는 겁니까. 입법기관의 책무를 시민들에게 떠넘기며 회피하지 마십시오. 

10만행동에 응답하는 법안 심사를 11월 10일까지 마칠 것을 요구합니다. 2021년 정기국회에서 차별금지법을 제정할 것을 요구합니다. 국회는 누군가의 삶을 나중으로 미룰 권리가 없습니다. 

우리는 차별금지법 제정을 요구하며 도보행진을 시작합니다. 10월 12일 부산에서 출발해, 11월 10일 서울 국회 앞까지, 출발선에서 미적대는 국회가 걸음을 떼도록 촉구하며 30일을 걷습니다. 차별금지법 제정을 100만 보 앞으로 당겨보자며 겁없이 시작합니다. 차별에 지지 않고 평등의 길을 내왔던 사람들, 평등의 감각을 나누며 길을 넓혀온 사람들을 기억하고 또 기대며 갑니다.

부탁합니다. 30일 동안 각자의 자리에서 함께 걸으며 평등길을 이어주십시오. 차별금지법 제정에 반대하는 소수의 눈치를 보면서, 차별금지법 제정을 요구하는 시민이 오히려 소수인 것처럼 외면하는 국회를 향해 소리쳐주십시오. #평등길1110 해시태그로 세상을 시끄럽게 만들어주십시오. 2021년, 차별금지법을 제정합시다.  

-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활동가 이종걸,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 미류 드림-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차별금지법제정연대 공동집행위원장입니다.


#차별금지법#평등법#차별금지법제정연대#차별#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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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괄적 차별금지법은 인간의 존엄과 평등을 실현하기 위해 차별의 예방과 시정에 관한 내용을 담은 법입니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다양한 단체들이 모여 행동하는 연대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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