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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일 저녁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경축하는 대형 문예 공연 '위대한 여정'이 개최된 베이징 국가체육관 상공에서 불꽃놀이가 펼쳐지고 있다. 중국 전역이 오는 7월 1일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앞두고 이번 주 본격적인 축제 분위기에 접어들었다.
  28일 저녁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경축하는 대형 문예 공연 "위대한 여정"이 개최된 베이징 국가체육관 상공에서 불꽃놀이가 펼쳐지고 있다. 중국 전역이 오는 7월 1일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앞두고 이번 주 본격적인 축제 분위기에 접어들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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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당 100주년(7월 1일)을 앞두고 중국 공산당은 집권 정당으로서 자신들의 권위에 대한 선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와중에 이례적으로 중국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한국인 강사들에게 당에 대한 공개 지지를 요구해 논란이 일고 있다.

취재 결과 지난주 한 한국인 강사는 자신이 속한 중국 대학 측으로부터 '한 정당이 100년을 이어갈 수 있고 여전히 활력이 넘치고 게다가 부단히 성공하는 것은 보기 드문 일'이며 '중국 공산당은 스스로 아주 강한 혁신 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제도와 그 정치이념은 중국의 발전에 가장 부합하는 것'이라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선전물에 참여해 달라는 요구를 받았다.

물론, 강사의 거부로 일단락 됐지만 이러한 요구를 했다는 것만으로 논란의 여지가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중국 대학 측과 외국인 강사가 체결한 계약서상의 외국인 강사 의무로 △ 중국 법률과 규칙의 준수 및 중국 내부 사무에 대한 불간섭 △ 고용자의 일에 대한 안배 및 업무의 지도, 검사, 평가의 수락 △ 중국의 종교정책에 대한 존중 △ 중국 인민의 도덕 규범과 풍속 습관에 대한 존중 등이 명시돼 있을 뿐, 중국 공산당을 공개적으로 지지해야 한다는 내용은 없다.

또 다른 한국인 강사는 "강의 중 중국 공산당에 대한 비판을 하지 않겠다고 서명한 적은 있어도 당을 공개적으로 지지해 달라는 요구는 받아 본 적 없다"며 이번 일을 두고 "대단히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수 년 전부터 있었던 중국 유수의 대학교 사례를 보면, 중국 공산당은 그동안 대내외적으로 명성이 있는 외국인 강사들과 이들 중 특히 중국의 교육기관에서 높은 직책을 맡은 자들에게 당에 대한 공개 지지를 요구해 왔다. 그 외의 외국인 강사들에게는 당에 대한 교육을 받게 하고 당을 비판하지 않겠다는 서명을 하게 하는 정도였다.

그러나 중국 학생들에 대한 외국인 강사들의 영향력이 적지 않음을 고려해 창당 100주년을 앞두고 이러한 요구를 했다는 지적이다.

공산당 공개 지지 요구 어떻게 나왔나

지난 4월 중국의 최고 권력기관인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의 직속 사무기관(판공청)은 창당 100주년을 맞아 <'영원히 당과 함께 간다' 대중적 주제의 선전에 대한 교육과 활동의 조직과 전개에 관한 통지>(이하 <통지>)라는 이름의 선전과 관련된 문건을 발표했다.

해당 문건에는 "공산당이 좋다, 사회주의가 좋다, 위대한 조국이 좋다, 각 민족의 인민들이 좋다는 말이 크게 울려 퍼지도록 하고 전 당원과 전 군인 및 전국 각 민족의 인민들이 시진핑(習近平) 동지를 주축으로 하는 당 중앙의 주위로 더욱 긴밀하게 단결하도록 장려하고 동원해야 한다"라며 "애(愛)당, 애(愛)국, 애(愛)사회주의의 열정을 실제 행동으로 옮기도록 해야 한다"라는 내용이 실렸다.

<통지>에 따르면, 선전 교육과 활동은 두 단계로 진행 중이다. 4월까지 선전 교육을 집중적으로 했으며 5월부터 연말까지 선전과 관련된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100주년을 앞둔 6월과 7월 사이에 선전 활동이 최고조에 이르게 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선전 교육과 활동은 총 일곱 가지로 구성됐다. 이 중 하나는 일반 인민들 가운데 본보기가 될 만한 역량을 가진 인물을 선정해 사회 기층의 선전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정책의 일환으로 한국인 강사들에게 중국 공산당에 대한 공개 지지를 요구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창당 100주년을 맞은 중국 공산당이 통치수단으로써 민족주의와 애국주의를 넘어, 애당주의를 강조하기 시작하면서 앞으로는 외국인 강사들에게 당에 대한 공개 지지를 의무화하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는 이유다.

일당독재체제 하의 집권당인 중국 공산당은 2019년 말을 기준으로 9191만 명의 당원과 468개의 기층 조직을 거느리고 있다. 전 세계의 현존하는 정당 중 가장 큰 규모의 정당으로 알려져 있다.

태그:#중국, #사회, #중국사회, #정민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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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자매 영자지 코리아타임스에서 기자생활을 했고 베이징대학교 대학원에서 연구활동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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