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방영된 MBC '놀면 뭐하니?'의 한 장면

지난 22일 방영된 MBC '놀면 뭐하니?'의 한 장면 ⓒ MBC

 
'톱10귀' 유야호(유재석)가 의외의 결단을 내렸다.

22일 방영된 MBC <놀면 뭐하니?> MSG워너비 편에서 Top 8 후보를 놓고 고심하던 유야호는 결국 8명 전원 합격 시키며  MSG워너비 멤버를 최종 확정했다. 이로써 '보컬그룹' MSG워너비는 별루지(지석진)-김정수(김정민)-정기석(사이먼도미닉)-강창모(KCM)-이동휘-박재정-원슈타인-이상이 등 8인 구성으로 활동하게 되었다.  

이날 방송에서 유야호는 "예상 밖의 무대를 보여준 멤버들의 모습에 오디션의 편견을 깨고 싶다... 깨도 되겠다"라면서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여타 서바이벌 오디션 결승전마냥 <놀면 뭐하니?> 역시 단체곡 무대, 최종 경연곡 대결 구성으로 이날 방송을 꾸몄다. 먼저 소개된 곡은 최근 <놀면 뭐하니?>를 통해 각종 음원 순위 역주행 인기를 얻고 있는 '상상더하기'(라붐 원곡)였다. 화사한 빛깔의 야구 유니폼을 입은 8명 후보들은 각양각색의 매력을 선보이며 축제 분위기를 조성했다.

단체곡 공연에 이은 정상동기 vs. M.O.M 최종 경연​
 
 지난 22일 방영된 MBC '놀면 뭐하니?'의 한 장면

지난 22일 방영된 MBC '놀면 뭐하니?'의 한 장면 ⓒ MBC

 
곧이어 펼쳐진 무대는 두팀으로 나눠진 최종 후보자들의 보컬 유닛 대결이었다. 첫 번째로 나선 팀은 '체념'을 부른 정상동기(김정민, 사이먼 도미닉, 이동휘, 이상이)였다.  빅마마 이영현의 솔로곡이자 각종 오디션, 실용음악 입시곡 등으로 널리 사용되는 '가창력 끝판왕'급 노래라는 점에서 모 아니면 도에 가까운 도전이었다. 원곡의 아우라가 워낙 강한 탓에 살짝 아쉬움을 지적하는 시청자들이 적지 않았다.

이어 등장한 팀은 M.O.M (지석진, 박재정, 원슈타인, KCM)으로 소녀시대 태연의 솔로곡으로 널리 알려진 '만약에'를 들고 나왔다. 이들 또한 대중들에게 친숙한 여성 가수의 곡을 골라 모험에 가까운 선택을 한 것처럼 여겨졌다. M.O.M의 승부수는 인트로 부분의 편곡이었다. 내레이션에 가깝게 나지막이 읊조리는 지석진의 목소리로 노래를 시작해 점차 고조되는 분위기로 틀을 바꾼 것이다. 후반부 들어선 박재정, KCM 등 현역 가수들의 하이톤 보컬로 자신들의 가창력을 있는 힘껏 발휘하기에 이른다.

​여타 오디션 프로그램이라면 경연 직후 시청자 투표 집계 뒤 곧바로 우승자를 가렸겠지만, <놀면 뭐하니?>는 전문 오디션은 아닌 관계로 최종 결정은 유야호 1인의 주관적 판단에 맡겨졌다. 결국 며칠이 지난 후에 별도의 장소에서 2팀 4명씩 따로 소집해 발표했다. 오랜 경연 준비를 거치면서 나이, 분야 등 각기 다른 특징을 지닌 8명은 그 어느 때보다 친해졌고 즐거운 마음으로 식사에 임했다. 

예상을 뒤집은 전원 합격...8인조 그룹 탄생​
 
 지난 22일 방영된 MBC '놀면 뭐하니?'의 한 장면

지난 22일 방영된 MBC '놀면 뭐하니?'의 한 장면 ⓒ MBC

 
식후 8명에게 전달된 것은 디저트 대신 유야호의 친필 편지였다. 직접 붓으로 여러 형식의 문장, 단어를 한지에 적은 것으로 빨간색 봉투에 담겨 각자에게 전달됐다. 이렇게 되자 그간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사라지고 긴장감 넘치 분위기가 감돌기 시작했다.  한 명 한 명 차례로 전달받은 편지를 꺼내 묘한 표정으로 내용을 읽었다.

​곧이어 유야호의 영상편지가 공개되면서 8명 참가자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게 되었다. "결과 선정에 고민이 많았다. 생각보다 제 생각을 훨씬 뛰어넘는 모습을 보여주셨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내 영상 속 유야호는 8명 모두를 MSG워너비로 선정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힌다. 이 내용을 접한 8명 후보자들은 모두 환호하며 기쁨을 만끽했다.  

​한두 명 이상의 탈락자 발생을 예상했던 시청자들도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보는 동안 정이 들어서 누가 떨어져도 서운할 것 같았는데 잘됐네요" 등 환영하는 목소리를 내는가 하면 "이렇게 할 거면 굳이 오디션 왜 한 거냐?"라며 다소 허탈한 감정을 그대로 드러내는 이들도 있었다.

8명 모두를 합격시키는 결정은 결코 쉬운 선택은 아니었을 것이다. 이와 같은 시청자들의 반응 또한 예상하고 있었을 것이다. 

나름 이해되는 유야호의 고심
 
 지난 22일 방영된 MBC '놀면 뭐하니?'의 한 장면

지난 22일 방영된 MBC '놀면 뭐하니?'의 한 장면 ⓒ MBC

 
유재석 아니 유야호로서도 고심에 고심을 거듭했다. 영상 편지 중에는 이런 내용도 담겨 있었다. 

"오디션의 형식을 빌렸지만, 오디션의 편견을 깨도 되겠다는 확신이 생겼다."

이번 <놀면 뭐하니?> MSG워너비 편에선 의외의 발견이 곳곳에서 목격되었다. 웃음 주는 개그맨, 영상 무대 속 배우들이 기대 이상의 실력을 선보이는가 하면 래퍼들의 반전 보컬 솜씨 등 다양한 형태로 참가자들의 또 다른 면을 보여줬다. 

​Top 8에 진출한 연예인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29년 전 가수로 데뷔했지만 정작 음악 방송 무대엔 서보지도 못한채 청년 시절의 꿈을 그냥 묻어뒀던 지석진의 눈물뿐 아니라 한동안 가수 대신 육아 예능인처럼 인식되었던 김정민의 재발견, 오디션 우승자였지만 2% 부족한 가수 활동으로 아쉬움을 줬던 박재정 등은 예능 프로라는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이렇다보니 제작자 유야호로서도 이들 중 누구를 떨어뜨린다는 게 결코 쉽지 않았으리라.  

8명 대형 구성은 발라드 중심 보컬 그룹으로선 국내외를 막론하고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조합이다. 이에 대해 유야호는 유닛팀 활동도 펼치겠다고 입장을 밝히면서 탄력적 운영을 예고했다. 뿐만 아니라 이미 국내 유명 작곡가들에게 곡 의뢰를 해놓은 상태라고 밝히면서 향후 8인조 완전체 뿐만 아니라 다양한 조합의 활동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MSG워너비 결성을 위한 일련의 방송은 잠시 정체기를 겪는 듯했던 <놀면 뭐하니?>의 인기에 다시 한 번 불을 지피는 계기를 마련했다. 비록 최근 2-3주 분량에 대해선 시간 늘리기식 아니냐는 비판도 있었지만 SG워너비, 라붐 등 방송을 통해 소개된 기성 가수들의 노래가 지각 역주행 인기를 얻을 만큼 확실한 화제몰이에 성공했다.

제작자 유야호의 고심 끝에 예상 외 조합을 탄생시킨 '슈퍼 신인 보컬 그룹(?)' MSG워너비 오디션은 이렇게 성공리에 마무리되었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놀면뭐하니 MSG워너비 유야호 유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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