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 <나만 믿고 따라와, 도시어부> 시즌3 예고의 한 장면

채널A <나만 믿고 따라와, 도시어부> 시즌3 예고의 한 장면 ⓒ 채널A

 
채널A 낚시 예능 <나만 믿고 따라와, 도시어부>가 마침내 시즌 3로 돌아온다. 오는 6일 오후 10시 30분 첫 방송되는 <도시어부>는 그동안 대한민국 중장년 남자들의 정적이고 마이너한 취미로 인식되던 낚시라는 아이템을 B급 유머 감성이 넘쳐나는 예능 버라이어티로 탄생시켰다.

<도시어부>는 2017년 9월 첫 방송을 시작하여 2019년 9월에 시즌1을 마감했다. 이후 같은해 12월에 시즌2을 시작하며 올해 2월에 재정비를 위하여 휴지기를 가지기로 했고, 3개월만에 다시 시즌3로 귀환하게 됐다. 시즌3에는 프로그램 시작부터 함께했던 '원년멤버' 이덕화와 이경규가 여전히 개근했고, 시즌2부터 고정 멤버로 가세한 이태곤, 이수근, 김준현도 함께 가는 것으로 확정됐다. 방송 초기만 해도 '낚시로 예능이 될까' 반신반의한 이들이 많았지만 어느새 4년 넘게 방송되며 세 번의 시즌을 맞이할만큼 이제는 성공적인 '낚시 예능'의 원조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했다.

<도시어부>만의 정체성은 '덕업일치'와 'B급 감성'으로 요약된다.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 심취해 그것을 파고드는 행위를 의미하는 덕질이, 곧 생계를 위한 직업이 되는 경우를 의미하는 신조어가 덕업일치다. 고정멤버인 최고령 이덕화에서 게스트 최연소 김새론까지 출연자들 대부분이 대한민국 연예계에서 손꼽히는 실제 낚시광으로 이루어진 <도시어부>는, 출연자들이 방송에 임한다는 느낌다는 오직 낚시에 진심으로 몰입하는 모습을 보인다. 고기 한 마리에 집착하며 울고 웃는 출연자들의 진정성과 리얼리티는 다른 어떤 예능 프로그램과도 비교하기 어렵다.

낚시라는 분야의 특성상 <도시어부>의 구성 자체는 단조롭다. 새벽부터 나가서 하루종일 낚시하고, 에피소드의 마지막 15~20분 정도는 그날의 조황에 따라 저녁식사를 차려서 함께 먹방과 후일담 토크를 나누는 내용이 매회 반복된다.

지루해질 수 있는 빈틈을 메우는 것이 현장에서는 출연자들간의 만담이라면, 제작진은 촌철살인의 편집과 자막으로 유쾌한 분위기를 극대화한다. 낚시무사(이덕화), 용왕의 아들(이경규), 캬바레 낚시꾼(이태곤) 등 각자 고유의 캐릭터를 살려서 서로를 쉴 틈 없이 '디스' 하고 깐족거리며 오디오를 가득 채우는 '아재 개그'가 일품이다.

에피소드가 거듭되면서 조력자인 선장님이나 스태프들까지도 어느새 이 캐릭터쇼의 일원으로 세계관에 편입되는 경지에 이른다. 여기에 축구-애니메이션-SNS 신조어 등 대중문화의 '서브컬쳐'를 적극 활용한 센스 넘치는 자막과 코믹한 CG의 향연은, 온라인 문화 특유의 젊은 감성까지 덧입힌다.

<도시어부>는 출연자들의 캐릭터나 낚시에 대한 지식, 혹은 제작진의 패러디 속에 담긴 중의적인 메시지들을 파악하면서 보면 재미가 더 쏠쏠하다. 하지만 굳이 사전 정보가 없어도 프로그램을 즐기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최근에는 예능 프로그램들도 연속성있는 서사를 강조하거나, 시청자들이 몰입해서봐야만 내용 이해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구성이 많다.

반면 <도시어부>는 이 프로로그램에 채널을 고정해놓고 다른 일을 병행한다거나, 혹은 회차와 도입부를 건너뛰고 아무 에피소드나 중간부터 시청해도 내용을 따라잡는데 아무런 무리가 없는 유형의 예능이다.

에피소드마다 '빅원'이나 '총무게 대결' '배지 뺏기' 등 기본적인 미션은 존재하지만 성공이냐 아니냐는 프로그램의 재미에 그리 중요하지 않다. 낚시라는 레포츠가 그렇듯이 고기를 잡으면 잡는대로, 못잡으면 못잡는대로 프로그램의 흐름을 따라가다보면 시청자들도 현장에서 출연자들과 함게 낚시를 즐기는 듯한 '낚멍(낚시하면서 멍때리기)'의 여유에 빠져들 수 있는 프로그램이 바로 <도시어부>다.

<도시어부>는 시즌1과 2를 거치면서 고정멤버들의 케미가 완성단계로 접어들었다. '고인물듀오'인 이덕화와 이경규가 귀여운 아재들의 낚시여행이라는 프로그램의 정체성을 확립했다면, 이수근-이태곤-김준현 등이 가세하면서 출연자들간 물고 물리는 티카타카로 이야기가 한결 풍성해졌다.

시즌1의 출연자 교체로 인한 혼란, 시즌 2 초반 '대항해시대' 콘셉트가 코로나 19로 흐지부지된 이후, 7인 고정멤버 체제로 프로그램이 재정비된 것은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 시즌2 중반 이후로는 <도시어부>만의 강화된 웃음과 상황극이 주가 되는 '낚시 시트콤'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했다.

<도시어부>가 공개한 시즌3의 고정 멤버들이 지상렬과 박진철 프로가 빠진 것을 제외하고는 새 멤버의 변동이 없다는 것은, 제작진이 새 시즌에도 기존의 색깔과 팀워크를 계속 끌고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장면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시즌2 막바지부터 낚시는 뒷전이고 개그 욕심이 과도해졌다는 비판도 있어서 새로운 변화를 기대했던 시청자들은 조금 아쉽다는 반응도 나온다.
 
 채널A <나만 믿고 따라와, 도시어부> 시즌3 예고의 한 장면

채널A <나만 믿고 따라와, 도시어부> 시즌3 예고의 한 장면 ⓒ 채널A

 
시즌3만의 차별화를 어떻게 보여줄지는 숙제가 될 전망이다. 시즌 1에서 놀라운 활약을 보여준 김새론이나 시즌2의 KCM과 허재처럼 활용할 수 있는 게스트들도 무궁무진하여 에피소드가 진행되면서 언제든 새로운 멤버들의 추가 영입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도시어부>는 시즌3 론칭을 앞두고 이미 지난달 공개한 티저 영상에서부터 변함 없는 B급 감성과 유머감각을 과시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홍콩영화 <영웅본색>을 패러디한 '어부본색'에서 오랜만에 낚시를 떠난다는 사실에 설레하는 이덕화와 이경규, 자신만 빼놓고 낚시를 떠나려는데 분노하여 총구를 겨누는 이태곤, 쓰러진 이덕화와 오열하는 이경규를 앞에 두고 뜬금없이 엉터리 중국어로 영웅본색 OST를 능청스럽게 열창하는 이수근의 모습들은 폭소를 자아냈다.

6일 방송되는 <도시어부> 첫 회는 청도와 영주에서 대장정의 시작을 올린다. 예고편에서는 농구인 출신 배우 박광재가 시즌3의 첫 게스트로 합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일상의 자유를 잃은 요즘, 같은 취향을 공유하는 친구들끼리 모여서 자신들이 좋아하는 낚시-만담-먹방 등을 자유롭게 즐기는 모습, 갑갑한 도시를 벗어나 탁 트인 대자연의 바다나 민물 낚시터의 고즈넉한 분위기가 주는 여유 등은, 그 자체로 시청자들에게도 대리만족의 힐링이 된다. 한층 물오른 입담과 낚시에 대한 애정으로 뭉친 <도시어부>의 예능 낚시꾼들이 또 어떤 케미로 유쾌한 웃음을 선사할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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