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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최고위원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최고위원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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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민주당 당원들의 소위 '문자폭탄'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정당의 당원이 소속 국회의원들의 활동에 대해 지지 의사 또는 반대 비판 의사를 표하는 것은 극히 자연스러운 것이다. 그 방식은 핸드폰 문자메시지를 통해서든, 기타 SNS 계정을 통하든, 아니면 언론을 통해서든, 심지어는 직접 대면을 통해서든 다양할 것이다.

어떤 플랫폼을 사용하든 표현의 자유라는 큰 영역 속에서 이루어진다. 특히 정당의 당원들이 정당의 지도급 인사들에 대한 적극적인 의견 개진은 정당정치의 활성화라는 차원에서 바람직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럼에도 그런 행위를 '문자폭탄'으로 명명하며, 그런 행위들에 대해 비판을 가하는 것은 그리 타당해 보이지 않는다. 타당해 보이지 앟는다는 것을 넘어, 민주당 당원들의 적극적인 정치행위를 방해하려는 불순한 책동으로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무엇이 문제인가?

보내는 개별 당원들은 대부분 그 의원에게 문자메시지를 한 번 보낸다. 그럼에도 그것을 받는 의원은 여러 번 받게 된다. 보내는 사람은 한 통의 문자를 보냈건만, 받는 국회의원 입장에서 수백 수천 통이 오기 때문에 '문자폭탄'으로 둔갑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국회의원 입장에서 수천수만 통이 쏟아지더라도, 그것 때문에 개별 당원이나 유권자들의 의사개진이 방해되어서는 안된다. 당연히 비난할 일도 아니다. 물론 표현의 방식에 있어서 욕설을 한다거나 하는 것은 당연히 자제돼야 한다. 하지만, 나머지의 경우는 문제삼을 일이 아닌 것이다.

최근의 논쟁도 민주당의 4.7 재보선 패배 이후 민주당 쇄신 방향과 관련한 것들이다. 당원과 지지자들 입장에서 동의하기 어려운 주장을 하는 정치인에 대해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의사를 표한 것이다. 그것을 받아들이고 받아들이지 않고는 국회의원들 본인의 몫이며, 그 책임은 나중에 선거로 지는 것이다.

욕설하고 과도한 인신공격을 하는 문자메시지 발신자에 대해서는 차단을 하거나, 더 적극적으로는 법적 조치를 취하면 된다. 그러나, 그런 과도한 경우가 아니라면 오히려 해당정치인들은 그소리를 진지하게 경청하는 것이 마땅하다.

이번의 경우도 재보선 패배가 '검찰개혁, 특히 조국 지키기나 윤석열 몰아내기에만 몰두하다 보니 민생을 놓쳐서 졌다'는 식의 평가에 대한 지지자들의 반론인데, 그것은 충분히 논쟁해볼 만한 내용이다.

과연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 작업이 조국 수호나 윤석렬 찍어내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는가, 아니면 검찰개혁의 기수인 조국 전 법무부장관에 대한 정치적 테러에 대한 대응이었는지 또는 검찰의 기득권을 수호하기 위해 최악의 정치검찰로 변질한 윤석열의 퇴출이었는지는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군 논쟁거리였다. 그에 대한 일부 민주당 국회의원의 입장에 대해 민주 당원들의 의사개진은 매우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본다.

그에 대해 나름 자기의 소신에 따라, 다소 결이 다른 입장을 피력한 국회의원이라면 그에 따른 비판은 충분히 감수해야 하는 것이다.

그것도 감수할 자신이 없으면 아예 처음부터 그런 주장을 왜 했는지 반문하고 싶다. 자신의 입장을 피력해놓고선 재반론은 하지 말라는 식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심지어 자칭 진보적 인사라 하는 일부 인사들까지 그런 비판의 대열에 합류하는 것을 보면, 우리사회 기득권 세력들에게 있어 가장 성가신 존재들인 민주당의 핵심당원들을 '문자폭탄 세력'으로 매도하는 프레임에 경도된 것이라 할 것이다. 개탄스럽기 그지 없다.

김용민 의원이 고 김대중 대통령의 담벼락을 소환했는데, 일각에선 김용민의 담벼락과 김대통령의 담벼락은 다르다고 말한다.

과연 다를까?

이명박 정부 시절 김대중 대통령이 담벼락에라도 대고 욕이라도 하라고 하신 것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민주시민들이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행동하는 양심을 실천하라는 가르침이었다.

그렇다면 김용민의 담벼락은 무엇인가? 검찰개혁을 위한 방법론에 있어서의 이견에 대해 적극적인 의사개진은 오히려 권장돼야 할 일이라는 뜻이다. 그것은 고 김대중 대통령이 평생을 투쟁해 일궈낸 '민주주의'라는 큰 틀에서 결코 벗어나는 일이 아니다고 본다. 

김대중 대통령도 검찰을 비롯한 국가권력기관의 개혁을 위해 한평생 노력하신 분이며, 그 분의 뒤를 이어 고 노무현대통령도 쓰러졌고, 또 그 뒤를 이어 문재인 대통령이 검찰개혁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많은 국민들과 함께하고 있다. 바로 그 검찰개혁은 김대중 민주주의의 일환이고, 노무현 민주주의 중요한 목표였고, 문재인 민주주의의 핵심과제 중 하나다.

그렇기 때문에 김용민의 담벼락은 김대중부터 이어져 내려온 담벼락의 2021년 판인 것이다. 김용민의 담벼락은 김대중의 담벼락과 결코 다르지 않다. 

소위 '문자폭탄'은 탄핵과정에도 있었고, 2018 지방선거 전에도 있었고, 2020 총선 전에도 있었다. 그럼에도 탄핵도 성공하고 민주정부도 수립했으며, 지방선거과 총선도 압승했다.

따라서 문자폭탄 보내는 소위 '강성당원'들 때문에 지난 보선 참패한 것도 아닌데, 그것 때문에 향후 대선도 어려울 것이라고 예단하는 것은 결국 검찰개혁 중단하고 종부세 완화하라는 것이 민심이었다라는 말에 동의하라는 말밖에 되지 않는다고 본다.

과연 누가 그것을 학수고대하고 있을까?

태그:#문자폭탄, #담벼락, #검찰개혁, #김용민, #조응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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