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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마산에서 바라본 사드기지. 사드발사대와 미군 숙소가 보인다.
▲ 사드기지 달마산에서 바라본 사드기지. 사드발사대와 미군 숙소가 보인다.
ⓒ 평화통일시민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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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9일 성주 소성리 사드기지 앞에서 열린 평화행동
▲ 평화행동 4월 9일 성주 소성리 사드기지 앞에서 열린 평화행동
ⓒ 평화통일시민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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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4월 9일, 흐드러지게 피었던 벚꽃이 지기 시작할 무렵 평화통일시민행동은 성주 소성리에 다녀왔다. 사드 철거와 평화를 위해 소성리 평화지킴이로 활동하시는 분들과 함께 사드기지 정문 앞에서 집회도 하고 사드기지가 보이는 달마산에도 다녀왔다. 달마산 정상에 오르니 정말 사드포대가 보였다. 사드가 들어서기 전에는 골프장이었던지라 클럽하우스를 비롯하여 부대시설도 잘 갖추어져있는 모습이었다. 지금은 사드를 운용하는 미군이 이용하고 있다.

번지수 잘못 찾은 오스틴 미국방장관의 불만
 

3월 17, 18일 진행한 한미 외교국방회담에 참가하기 위해 방한했던 오스틴 미국방장관은 사드기지에 대해 불만을 표했다. 사드배치를 반대하는 국민들에 막혀 사드기지 장병들의 안정적 주둔을 위한 공사가 진전이 안 되고 있다는 것이다. "사드기지를 지금 같은 상태로 계속 방치할 것이냐?", "반드시 고쳐져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당황스럽다. 우리가 필요해서 어떻게든 도입하려고 했던 것도 아니고 국민들의 반대에도 미국이 필요해서 주한미군이 운용하는 미국무기를 억지로 우리 땅에 들여와 놓고는 기지가 방치되어 있다고 불만을 표하고 있는 것이다. 얼마나 불편한 상황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애초에 성주 롯데골프장은 처음 만들어질 때부터 회원제로 운영되던 고급시설이었다. 고급 골프장에 있는 시설을 사용하면서 장병들의 안정적 주둔을 위한 공사가 진전이 안 된다고 미 국방부장관까지 나서서 불만을 표하는 모습을 보며 자국 군인들 아끼는 마음 참 끔찍하기도 하구나 하지만 그걸 왜 우리에게 얘기하는지, 번지수를 잘못 찾은 건 아닌지 생각해 보기를 바란다. 우리 국민들은 사드를 성주에 배치해달라고 얘기한 적이 없다. 이게 한미동맹의 참모습이다. 미국은 자기들 마음대로 자기들 이익에 맞게 한반도 땅을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엔 자국 군인들을 그렇게도 끔찍이 생각하는 국방부 장관이 있는데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정부는 그냥 평생 열심히 농사짓고 살던 대로 그냥 살게 해달라고 하는 성주 소성리 주민들을 무시하고 있다. 무시만 하고 있는가? 사드장비 반입하겠다고 수천 명의 경찰을 동원해서 주민들을 폭력적으로 해산시키고 있는 게 바로 이 문재인 정부다. 미국을 위해 미국무기를 우리 땅에 들여놓고 한국군이 성주기지를 지켜주고 장비반입을 위해 공권력을 투입해서 우리 국민들의 삶의 터전을 짓밟고 있는 것이다.

온 국민이 불황, 무기 사재기에 열일하고 있는 국방부
 
사드기지 바로 앞에서 평화행동이 진행된다. 주민들의 투쟁으로 진밭교앞에서 여기까지 왔다.
▲ 사드 기지 앞 사드기지 바로 앞에서 평화행동이 진행된다. 주민들의 투쟁으로 진밭교앞에서 여기까지 왔다.
ⓒ 소성리 평화지킴이 김영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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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국민들은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그런데 가뜩이나 어려운 민생을 돌보는 데 사용되어야 할 세금이 미국산 무기를 구입하고 유지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F-35A 스텔스 전투기와 고도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를 구입하여 실전배치하고 있다. 2019년 실전배치 되기 시작한 F-35A는 2021년 올해 40대 실전배치가 완료될 예정이다. 구입비 7조 4천억 원, 한해 유지비용만도 47억 원을 미국에 꼬박꼬박 지불하게 되어 있다. 거기에 최근에는 성능개량을 이유로 3000억을 더 내라는 요구를 받기도 했다. 2019년 도입되기 시작한 글로벌 호크는 4대 구입비용 1조 1000억에 연간 유지비용으로 553억을 미국에 지불하고 있는 상황인데 그마저도 2대는 고장 나서 운용이 안 되고 있다고 하니 기가 찰 노릇이다.

판문점선언과 9.19남북군사합의의 당사자 문재인 정부는 이렇게 북한을 공격하고 감시하기 위한 미국 무기들을 사들이는 데 거액의 세금을 쏟아붓고 있다. 이 무기들은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고 군비경쟁을 부추기게 될 것이다.

'돈먹는 하마'라는 별칭까지 얻은 경항모 사업도 마찬가지다. 가덕도 신공항만큼이나 쓸모없는 경항모 사업은 국회에서조차 '해군이 대통령을 팔아 경항모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질타할 지경이다.

미국의 대중국포위전략에 긴요하게 쓰일 사드와 도입 무기들

사드배치와 무기도입은 미국의 대중국 포위전략을 위한 군사적 카드로 쓰여지게 될 것이다.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서 미중간 마찰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한미동맹이라는 명분으로 경항공모함이 출동해야 할 수도 있다. 미중간 마찰이 발생할 경우 사드기지는 중국의 제1 공격대상이 될것이라는 경고도 있었다.

문재인 정부는 얼마 전 방위비 분담금도 인상합의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 합의한 '전략적 유연성'에 따라 주한미군은 미중간 충돌이 발생하면 미국의 선봉부대 역할을 할 것이다. 결국 한미 공동 방위의 범위가 한반도를 넘어 우리는 미국의 군사전략 비용까지 분담하게 되는 것이다. 국민의 안전과 고통은 안중에도 없다. 이것이 문재인 정부다. 미국을 위해 우리 땅을 내어 주고 미국무기를 도입하고 미군을 위해 돈까지 쏟아붓는 정부, 그로 인한 고통과 피해는 모두 고스란히 국민들 몫이 되고 있다. 진정 이 정부는 국민들이 고통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안 들린단 말인가? 코로나가 아니었다면 광화문 광장과 한반도 전역에 또다시 거대한 촛불이 타올랐을 것이다.

이번에 성주에 다녀오면서 한 가지 느낀 것이 있다. 4년 전 성주 소성리에서 열린 집회에 참가했을 때는 집회장소가 사드기지에서 한참 아래에 떨어진 진밭교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사드기지 정문앞에서 집회를 할 수 있었다. 그 과정을 소성리 평화지킴이에게 여쭤보니 애초에 집회는 저지당했지만 마을 주민들이 1인시위를 하러 올라가겠다고 하니 경찰이 막을 근거가 없었다고 한다. 할머니 한 분이 1인시위를 하러 올라가고 그 다음에는 할아버지 한 분이 올라가고 또 그 다음에는 지킴이가 올라면서 장소를 확보했다고 한다. 우리가 가는 길이 조금 더디게 느껴질 수도 있고 미약해 보일 수도 있지만 멈추지 않고 꾸준히 한발 한발 전진하다 보면 진반교에서 사드기지 정문 앞까지 온 것만큼 앞으로 갈 수 있을 것이다. 사드철거는 그 끈질김과 집념으로 반드시 해낼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 4월 21일(수) 저녁 7시 서울 보신각 앞에서는 사드기습배치 4년 '사드철거 수요평화촛불'이 개최됩니다. 많은 분들의 참가를 부탁드립니다.

덧붙이는 글 | 이진호 기자는 평화통일시민행동 대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태그:#사드, #소성리, #경항공모함, #MD, #평화통일시민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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