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4ㆍ7 재보선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3월 31일 오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시장 후보 초청 관훈토론회에서 패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4ㆍ7 재보선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3월 31일 오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시장 후보 초청 관훈토론회에서 패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관련사진보기

 
"아직도 오세훈 얼굴만 봐도 심장이 뛴다. 그런데 뭐라고? 철거민이 생존권을 위해 망루에 올라갔는데, 그게 폭력행위라고? 어떻게 사람의 탈을 쓰고 그런 말을 할 수 있나. 오세훈은 지금까지 우리 유가족에게 사과 한 마디 하지 않은 사람이다. 딱 그런 사람 다운 말을 했다."

용산참사로 남편 양회성씨를 잃은 김영덕(65)씨가 목소리를 높였다. 김씨의 남편 양씨는 지난 2009년 남일당 건물 망루에 올라 농성을 벌이다 세상을 떠났다.

김씨는 1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의 발언을 두고 "철거민이 있는 건물을 봉쇄하고 철거민을 향해 물대포를 쏘게 한 사람이 여전히 우리를 폭도로 몰아세운다"면서 "오세훈이 또 시장이 된다면 언제든지 제2의 용산참사가 일어날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앞서 오 후보는 3월 3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지난 2009년 6명의 목숨을 앗아간 '용산참사'를 두고 "재개발 과정에서 전국철거민연합회라는 시민단체가 가세해 매우 폭력적 형태의 저항이 있었다"며 "쇠구슬인가, 돌멩인가를 쏘며 저항하고 건물을 점거했는데, 거기를 경찰이 진압하다 생겼던 참사다. 그것이 사건의 본질"이라고 주장했다. 

이 발언 이후 '용산참사 진상규명위원회'(아래 진상규명위)는 3월 31일 성명을 통해 "오 후보의 인면수심에 치가 떨리고 두렵기까지 하다"며 "12년 전 여섯 명의 시민이 하루아침에 사망한 용산참사에 대한 오 후보의 발언에 온몸이 떨려온다. 일말의 양심이 있다면 후보에서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유가족들은 1일 오후 2시 용산참사 현장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연다. 

다음은 김영덕씨와의 통화 내용을 일문일답으로 정리한 내용이다.

"오세훈 후보, 시장 자격 없다"

 
'이명박 정권 용산철거민 살인진압 범대위'와 유가족들은 2009년 1월 23일 오전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앞에서 '검찰의 사건 왜곡 및 축소·은폐 규탄, 구속자 석방, 김석기 서울경찰청장과 원세훈 행정안전부 장관 구속'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유가족들은 '유가족들의 동의도 없이 강제 부검된 시신들이 처참한 모습으로 비닐에 담겨 차디찬 냉동실에 보관되어 있다'며 오열하고 있다.
 "이명박 정권 용산철거민 살인진압 범대위"와 유가족들은 2009년 1월 23일 오전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앞에서 "검찰의 사건 왜곡 및 축소·은폐 규탄, 구속자 석방, 김석기 서울경찰청장과 원세훈 행정안전부 장관 구속"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유가족들은 "유가족들의 동의도 없이 강제 부검된 시신들이 처참한 모습으로 비닐에 담겨 차디찬 냉동실에 보관되어 있다"며 오열하고 있다.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어제(3월 31일) 오세훈 후보의 발언에 많이 놀랐을 거 같다.
"사실 어제 토론회는 제대로 보지 않았다. 오세훈 얼굴만 봐도 심장이 떨리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들이 오세훈이 뭐라고 했는지 아냐면서 '저 XX 그냥 놔둘거냐'고 화를 내더라. 폭력적 형태의 저항이 있었다고? 쇠구슬인가 돌멩인가를 쐈다고? 세상에 어떻게 사람의 탈을 쓰고 그런 말을 할 수가 있나? 용산참사 때 처럼 또 사람 죽일 수도 있다는 말 아니냐. 오세훈은 시장 자격도 없고 돼서도 안되는 사람이다."

-오 후보가 다시 서울시장에 출마했을 때 심정은.
"정말...난개발로 용역 동원해서 6명이 죽은 거 오세훈 때문 아니냐. 무슨 자격으로 얼굴에 철판을 깔고 나오나 싶었다. 대한민국 국민들이 용산 참사를 다 아는데, 또 서울시장으로 나온다는 게 우스웠다. 용산 참사가 그에게는 아무일도 아니었나보다. 나는 아직도 오세훈 얼굴이 보기 싫어서 선거 포스터도 제대로 못 보는데... 시장 후보로 나와서는 안 될 사람이 저렇게 떡 하니 얼굴을 들이밀고 있다."

- 용산 참사 때 시장이던 그에게 사과를 받았나. 
"없다. 사과하려는 의지조차 없었다고 본다. 당시에 유가족에게 사과하려면 얼마든지 할 수 있었다. 유가족들은 내내 분향소에 있었고 병원에 있었다. 마음만 먹으면 와서 우리를 만날 수 있었다. 이런 참사라면 최소한 직접 와서 사과하는게 마땅하지 않나. 오세훈은 그런거 없이 분향소에 와서 슬쩍 얼굴 비치고 간 게 전부다. 그걸 사과라고 할 수 있나?"

-오 후보는 당선되면 남은 임기 1년 안에 속도전으로 재건축·재개발을 추진하겠다고 한다.
"오세훈 공약을 보면서 제2의 용산참사가 생기겠구나 싶더라. 오세훈이 말하는 재건축·재개발은 뭔가? 가진 거 없는 서민들, 집 없이 전세살고 자기 것 없는 상인들을 내쫓겠다는 거다. 오세훈 공약 어디를 봐도 영세민을 보호한다는 말은 없더라. 이런 재개발이 무엇을 뜻하는지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정말 모를 거다. 서울시가 용산 재개발 사업을 추진한 2008년 이후 나는 삶을 잃었다."

-지난해 용산참사 11주기였다.
"코로나 때문에 추모제도 축소하며 가족끼리 조용히 지냈다. 가슴 아픈 게 좀 잠잠해지나 했는데, 오세훈이 이렇게 가슴에 불을 지른다. 아무래도 안되겠다. 이렇게 가만히 있으면, 억울해서 안되겠다. 안그래도 오세훈 어제 발언을 보고, 유가족들에게 기자회견이라도 하자고 했다. 분통이 터져 참을 수가 없다. 조용히 그냥 내 삶을 살고 싶었는데, 안되겠다. 저 사람 저거 시장되면 안 된다고 나라도 나서야겠다."

태그:#오세훈, #용산참사
댓글40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