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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 참여에 첫발을 딛다

10년 넘게 서울에서 세입자로 살아가면서, 나와 내 또래 청년들이 일상에서 경험하는 주거 문제에 관해 알고 싶고, 해결해보고 싶은 마음으로 시정 참여에 첫발을 딛게 되었다. 동료 청년들과 함께 서울시 담당 부서, 서울시 의회와의 숙의와 협력을 통해 정책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경험했다. 구체적으로, 2019년 청년월세지원사업을 제안하고, 사업 시행 후 개선 방향을 서울시 담당부서와 함께 논의하는 과정에 참여했다. 이를 통해 청년 시민의 참여가, 청년 당사자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을 만드는데 기여할 수 있음을 확실히 느꼈다. 

청년 당사자의 시정 참여가 법적으로 보장받기까지

이렇게 청년들의 시정 참여가 가능해진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서울 청년들은 지난 10여 년간 정책 당사자의 시정 참여에 대한 고정관념에 도전해왔다. 정책을 수립하는 사람은 행정가·전문가·정치인이며, 정책 당사자는 인터뷰나 현장방문, 공청회 초청대상에 지나지 않는다는 인식을 깨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청년들의 노력 끝에, 청년통장·청년수당·청년공간· 청년월세지원 등 청년에 대한 우리 사회의 시각을 바꾸고, 새로운 문제 해결 방법을 제시하는 다양한 정책이 만들어졌다. 나아가, 2015년 청년의 삶을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서울특별시 청년 기본조례'뿐 아니라, 2020년에는 청년의 시정 참여를 보장하기 위한 '서울특별시 청년참여 활성화 지원 조례' 역시 제정되었다. 중앙정부 차원에서도 '청년기본법'이 제정되면서, 청년은 '사회의 정당한 구성원으로서 국가·사회의 의사결정에 참여할 권리(제5조 4항)'를 법적으로 보장받게 되었다.

여전히 부족한 청년의 시정 참여

그러나 여전히 청년의 시정 참여는 부족한 상황이다. 이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가 서울시 법정위원회의 청년위원 비율로, 2019년 12월 말 기준 5.4%에 불과하다. 서울시의 인구 중 30%가 청년임을 고려할 때, 청년이 과소 대표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인구 비율은 15%임에도 위원 비율은 47%로 과대대표 된 50대와 그 격차가 매우 크다.

또한, 서울시와 자치구 단위에서 청년 참여기구를 운영하고 있지만, 일상을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벅차 선뜻 참여하기 어려운 청년들도 많다. 이들은 오히려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상황에 놓여있음에도 그 필요를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청년의 참여를 어렵게 만드는, 성장과 욕망을 자극하는 서울시장 선거

이렇게 자신의 목소리를 드러낼 수 없는 청년들을 어떻게 만날 것인가, 고민을 이어가는 가운데 이번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맞이했다. 그런데 이번 선거 국면을 지켜보면서, 청년이 시정에 참여할 수 있는 최소한의 삶의 여유마저 사라지는게 아닐까 우려스러웠다. 이번 선거 국면을 살펴보면, '부동산 개발'로 대표되는, 성장과 욕망을 자극하는 공약이 난무한다. 공존과 나눔보다는 개인의 노력으로 '살아남아야'하는 서울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생존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공부하기도 바쁜 청년들이 어떻게 시민으로서 시정에 참여할 수 있을까? 민주 시민이 되는 것보다 '1등 시민'이 되는게 더 중요한 삶, 획일화된 성공의 기준 아래 경쟁하는 삶이 이번 선거 이후의 서울시가 제시하는 미래라면, 청년들의 시민성과 주도성은 다시 살아날 수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포기할 수 없는 청년 참여

그럼에도 청년은, 불평등을 해소하고, 성평등하며, 지속가능한 서울을 위해 참여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특히 전염병, 기상이변 등 작년부터 우리 사회가 경험한 위기는, 재난의 고통은 우리 사회의 가장 낮은 곳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 속에서 정책이 포괄하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의 삶이 더욱 위협받고 빠르게 붕괴되고 있다.

이에 따라, 위기에 처한 삶을 지원할 수 있는 정책, 촘촘한 사회안전망의 필요성에 대한 서울 시민들의 공감대가 높아졌다. 이를 만들어가는 데 지금까지 청년이 축적해온 참여의 경험이 큰 자산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청년들은 우리 사회의 공공성을 높이지 않으면, 인간 중심의 삶의 양식을 바꾸지 않으면 내일이 아닌 당장 오늘의 삶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문제의식을 지속해서 제기해왔기 때문이다.

청년과 함께 평등한 서울을 만들어 갈 시장을 원한다!

이렇게 '나'와 '우리'를 넘어 서울 '시민'의 삶을 고민하고 적극적으로 개선하려는 의지를 가진 청년들과 함께, 불평등을 해소하고, 성평등하며, 지속가능한 서울을 만들어 갈 서울시장을 원한다. 정책 의사 결정에 청년의 의견을 실질적으로 반영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가지고,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할 수 있는 서울시장을 원한다. 새로운 서울시와 새로운 서울시장의, 가장 열성적이고 흥미로운 조력자가 될 수 있는 자가 있다면 바로 청년일 것이기에.  

태그:#서울시장보궐선거, #평등한서울, #성평등한서울, #지속가능한서울, #청년참여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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