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FC서울전에 나선 인천 유나이티드 선수들

지난 13일 FC서울전에 나선 인천 유나이티드 선수들 ⓒ 노성빈

 
인천 유나이티드가 수원FC를 꺾고 귀중한 승점 3점을 챙겼다.

인천은 17일 오후 인천 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1 2021' 5라운드 수원FC와의 경기에서 막강 화력을 앞세워 수원을 4-1로 물리쳤다.

이로써 인천은 2연패의 사슬을 끊어내고 8위로 올라선 반면, 수원FC는 이날 경기에서도 승리를 추가하지 못하면서 5경기째 무승행진을 이어가게 됐다.

페널티킥에 퇴장... 두 가지에 울고 웃은 인천

지난 13일 인천은 FC서울과의 경기에서 아쉽게 0-1로 패했다. 경기 내용이 나쁘지 않아 더 큰 아쉬움을 남겼다. 이날 인천을 패배로 몰아넣은 것은 퇴장이란 변수였다.

후반 30분 서울 수비수 황현수를 등지고 있던 송시우가 팔꿈치로 황현수의 얼굴을 가격해 퇴장을 당하며 인천은 수적 열세에 몰렸다. 이전까지 아길라르, 네게바를 투입해 공격의 고삐를 당기던 인천은 이후 더 이상 무리하게 라인을 올릴 수 없었고 이는 서울 공격진에 공간을 만들어주는 결과를 낳았다. 결국 마지막 5분을 버티지 못하고 기성용에게 통한의 결승골을 허용한 인천은 다잡은 승점 1점을 놓치고 말았다.

이후 4일 만에 다시 열린 홈 경기. 이번에는 상대팀 선수의 퇴장으로 인해 이득을 봤다. 후반 25분 수원FC 수비수 박지수가 핸드볼 파울을 범해 페널티킥을 허용함과 동시에 경고를 받았다. 이미 후반 13분 똑같은 상황에서 경고를 받았던 그는 경고누적으로 퇴장을 당했다. 이로써 인천은 남은 시간 동안 수적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인천은 그렇게 잡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이어진 페널티킥 기회에서 키커로 나선 김현이 침착하게 득점을 성공시켜 역전에 성공한 인천은 후반 32분 네게바, 후반 43분 문지환의 추가골이 터지는 등 공격력이 폭발하며 4-1의 대승을 거뒀다.

페널티킥도 인천을 들었다 놨다 했다. 1-1로 맞서던 후반 13분 박지수의 핸드볼 파울로 얻어낸 페널티킥 상황에서 키커로 나선 아길라르는 오른쪽 골대 상단 구석을 노리고 슈팅을 시도했으나 볼이 크로스바를 넘어가 역전의 기회를 날리고 말았다. 

하지만 12분 뒤 다시 한 번 얻은 페널티킥 기회에선 앞서 저지를 것과 같은 실수를 범하지 않았다. 김현이 침착하게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면서 인천은 비로소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1골 2어시스트' 아길라르, 무고사 공백 지워내다

올시즌 5경기를 치르는 동안 인천은 과거와 다른 모습을 보였다. 그동안 시즌 초반엔 주축선수들의 이탈과 새로운 선수 영입, 그리고 감독의 전술이 팀에 제대로 녹아들지 못하면서 성적도 덩달아 오르지 않았다. 인천은 대다수 시즌 초반엔 장기간 무승 행진을 이어가다 연패의 늪에 빠졌고 이는 결국 시즌 막판 피 말리는 잔류 경쟁을 초래했다. 

그러나 올시즌엔 과거보다 단단해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는 조성환 감독의 전술이 녹아들었다는 점, 베테랑 김광석, 오반석이 합류해 수비가 안정됐다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 가지 흠이라면 무고사가 이탈한 공격진이다. 무고사는 현재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아 전열에서 이탈한 상태다. 인천은 지난 4경기 중 3경기에서 김현을 그 자리에 기용했지만,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못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 인천의 공격을 이끈 것은 아길라르였다. 지난시즌 임대로 인천에 복귀해 17경기에서 2골 3도움을 기록하며 인천의 잔류를 이끌었던 그는 올시즌 초반에도 자신의 장기인 넓은 시야와 킥을 이용한 한 방으로 공격을 이끌어나가고 있다.

그의 활약은 포항 스틸러스와의 개막전부터 돋보였다. 아길라르는 이 경기에서 선제골을 시작으로 2라운드 대구FC전에서 결승골, 3라운드 울산 현대전에서 김광석의 득점을 어시스트 하는 등 3경기에서 2골 1어시스트로 매 경기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지난 주말 서울과의 경기에선 골대를 맞추는 등 불운이 따르긴 했지만 후반전 교체투입되어 경기흐름을 바꾸는 등 인천의 공격을 주도했다.

이날 경기에서도 전반 32분 네게바의 패스를 받아 주발인 왼발이 아닌 오른발슛으로 득점을 성공시키며 상대의 허를 찔렀다. 후반 32분에도 페널티박스 안에서 수비를 앞에 두고 왼발 아웃 사이드 패스로 네게바의 득점을 어시스트한 그는 이어 후반 43분 코너킥 상황에서 문지환의 골까지 어시스트 하는 등 이날 인천이 기록한 4골 가운데 3골에 관여하며 팀 승리에 일등공신이 되었다. 물론 후반 13분 역전의 기회에서 페널티킥을 실축해 아쉬움을 남겼지만 그 아쉬움을 경기막판 2어시스트로 만회했다.

1골 2어시스트를 기록한 아길라르는 3골로 팀내 최다득점 1위를 기록함과 동시에 김인성, 일류첸코와 함께 득점랭킹 공동 1위에 올랐으며 도움 부분에서도 3어시스트를 기록해 고승범(4도움)에 이어 도움랭킹도 2위에 오르는 등 눈에 띄는 활약을 보이고 있다. 

아길라르의 활약은 두 가지 측면에서 의미가 컸다. 첫째로는 팀이 연패탈출에 성공했다는 점이었다. 만약 수원FC전에서 승리하지 못해 무승행진이 계속되었을 경우 선수단의 자신감이 떨어질 수 있었다. 하지만 그의 활약 속에 연패를 끊어내면서 인천은 앞으로의 일정에서 부담을 덜게 되었다.

둘째로는 무고사의 공백을 완벽하게 메웠다는 점이다. 무고사의 이탈로 인해 아길라르의 영향력도 감소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정확한 킥과 시야를 바탕으로 세트피스는 물론 공격 시엔 동료들에게 도움을 주고 득점이 필요할 땐 직접 해결사로 나서기도 했다. 말 그대로 팀의 공격을 진두지휘하며 에이스로서의 역할을 해내고 있다. 아길라르의 활약 속에 인천 역시 시즌 초반 수월한 행보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아길라르 지난 5경기 성적*
1) 포항스틸러스전: 1골(인천 1-2패)
2) 대구FC전: 1골(인천 2-1승)
3) 울산 현대전: 1도움(인천 1-3패)
4) FC서울전: 공격포인트 없음(인천 0-1패)
5) 수원FC전: 1골 2도움(인천 4-1 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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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유나이티드 K리그 1 수원FC 아길라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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