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노 마스와 앤더슨 팩이 결성한 프로젝트 그룹 '실크 소닉(Silk Sonic)'

브루노 마스와 앤더슨 팩이 결성한 프로젝트 그룹 '실크 소닉(Silk Sonic)' ⓒ 워너뮤직코리아



긴 겨울이 지나가고, 낮 기온은 15도를 넘나들고 있다. 이럴 때 찾게 되는 것이 낙관적인 분위기를 머금은 음악 아닐까?

브루노 마스(Bruno Mars)와 앤더슨 팩(Anderson Paak)이 지난 5일 발표한 노래 'Leave The Door Open도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브루노 마스와 앤더슨 팩이 새로운 음악 프로젝트인 '실크 소닉(Silk Sonic)을 결성했다. 'Leave The Door Open'은 실크 소닉의 첫 앨범인 < An Evening with Silk Sonic >에 수록될 선공개곡이다.
 
브루노 마스는 그래미 어워드에서 올해의 앨범상 등 11개의 트로피를 거머쥐었고, 2010년대 가장 많은 빌보드 1위 곡을 보유한 남자 솔로 가수로 기록된, 동세대 최고의 팝스타다. 흑인음악 팬들 사이에서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존재다. 닥터 드레의 총애를 받으며 < Compton >(닥터 드레) 앨범에 등장한 그는, 랩과 노래, 드럼 연주 등 다양한 영역에서 절륜한 재능을 과시했다. 한국계 미국인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그는 한국팬들로부터 더욱 친숙한 존재로 여겨진다. 그의 이름의 '팩(paak)'은 어머니의 성인 '밀양 박씨'에서 따온 것이다.
 
앤더슨 팩이 브루노 마스의 < 24K MAGIC > 투어의 오프닝 게스트로 참여하게 되면서, 두 사람의 인연은 시작되었다. 'Leave The Door Open'은 과거에 대한 노골적인 구애로 완성되었다. 두 사람의 커리어를 조금씩 훑어 온 사람들이라면, 아마 이 방향성이 낯설게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브루노 마스는 < 24K MAGIC >에서 뉴잭스윙과 90년대 알앤비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앤더슨 팩도 마찬가지다. 그래미에서 '베스트 랩 퍼포먼스'와 '베스트 R&B 앨범'을 두루 수상한 경력이 말해주듯, 그는  힙합과 알앤비, 소울, 펑크(Funk) 등 흑인음악의 다양한 역사를 공존시키는 데에 능하다.

잘 짜여진 과거 여행
 

브루노 마스와 앤더슨 팩은 시계추를 뒤로 한참 돌려 1970년대에 도달했다. 'Leave The Door Open'은 'Versace On the Floor(2016)'처럼 연인을 위해 얼마만큼을 바쳐도 아깝지 않다 고백하는, 러브 송이다.

두 사람은 시종일관 낭만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에 집중했다. 브루노 마스의 힘 있는 보컬이 가장 먼저 귀에 들어 오지만, 뒤로 물러나 가성의 코러스로 받쳐 주는 앤더슨 팩의 몫도 그만큼 크다. 지난  해 'lockdown'에서 트럼프 시대의 비합리를 비판했던 앤더슨 팩은, 이번에는 다시 날을 젖히고, '이완'을 선택했다.

새로운 것은 없지만, 대신 철저히 과거의 멋을 재현한 트랙이다. 곡의 문을 여는 피아노, 첼로와 비올라, 바이올린 등 현악기, 코러스가 따뜻함을 조성한다. 스타일리스틱스(The Stylistics), 델포닉스(The Delfonics) 등 70년대의 필리 소울 뮤지션들이 연상된다. 녹음실에서 촬영된 뮤직비디오 역시 이 곡이 가지고 있는 빈티지한 질감을 그대로 살린다.
 
이 프로젝트에 전설적인 베이시스트 부치 콜린스(Bootsy Collins)가 참여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그룹 '실크 소닉'의 방향성은 더욱 명확해진다. 부치 콜린스는 제임스 브라운(James Brown), 조지 클린턴(George Clinton) 등 펑크(Funk)와 소울의 거성들과 함께 역사를 쌓아 온 뮤지션이다. 달콤하면서도, 내실 있는 과거 여행이다.

브루노 마스와 앤더슨 팩은 오는 15일(한국 시각) 열리는 2021 제 63회 그래미 어워드에서 첫 라이브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두 사람은 원래 공연 계획이 없었으나, 트위터를 중심으로 실크 소닉의 공연을 요청하는 팬들의 움직임이 일면서 실제 공연이 성사되었다. 수많은 팬들이 이들이 소환한 과거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는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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