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일러 프리츠(미국)와의 3라운드(32강) 도중 오른쪽 옆구리 근육 부상을 입으며 역전패 위기에 몰렸던 조코비치가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뒤 이어진 16강전을 거뜬히 치러냈다. 우려했던 통증이 중간중간에 조금씩 올라오는 듯 보였지만 196cm 큰 키를 자랑하는 라오니치의 빠른 서브를 받아넘기는데 문제가 없었고 결정적인 순간 조코비치 특유의 멋진 포핸드 크로스 앵글샷이 반대편 코트 구석에 정확히 떨어졌다.

남자 테니스 단식 세계 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가 한국 시각으로 14일 오후 7시 29분 호주 멜버른 파크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벌어진 2021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4라운드(16강)에서 밀로스 라오니치(캐나다, 세계랭킹 14위)를 2시간 56분만에 3-1[7-6, 4-6, 6-1, 6-4]로 이기고 8강에 올라 알렉산더 즈베레프(독일, 세계랭킹 7위)를 만나게 됐다.

조코비치는 이 승리 기록으로 그랜드 슬램 개인 통산 300승(45패) 위업을 이뤘다. 아직까지 테니스 황제로 불리는 로저 페더러(스위스, 362승 59패)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300승에 이름을 올린 것이니 조코비치는 그 어느 때보다 특별한 그랜드 슬램 타이틀에 도전하고 있는 셈이다.

호주오픈 통산 9회 우승 노리는 '노박 조코비치'

옆구리 근육 파열로 인해 어쩌면 남은 대회 일정을 포기하고 기권할 수도 있다는 소식도 들렸지만 노박 조코비치는 거뜬히 키다리 빅 서버를 상대했다. 서브 에이스 숫자로 조코비치보다 16개나 더 많은 밀로스 라오니치가 높은 서브 타점을 자랑했지만 노박 조코비치는 세계랭킹 1위의 의연함을 끝까지 잃지 않았다.

첫 세트는 12번째 게임까지 두 선수 모두 자기 서브 게임을 놓치지 않아 타이 브레이크로 주인을 가려야 했다. 여기서 더 훌륭한 집중력을 드러낸 인물은 역시 노박 조코비치였다. 첫 포인트 기회에서 라오니치의 스매싱이 약간 길게 떨어지는 바람에 흔들리는 것을 읽어낸 조코비치는 침착한 스트로크 싸움을 걸어 라오니치의 실수를 유도했다. 타이 브레이크 3-0 점수로 기선을 제압한 것이다. 첫 세트 마지막 포인트이자 타이 브레이크를 7-4로 끝내는 순간도 라오니치의 포핸드 스트로크가 네트를 넘지 못했다.

두 번째 세트 세 번째 게임이 끝난 뒤 오른쪽 발목 통증 치료를 위해 메디컬 타임아웃을 요청한 밀로스 라오니치는 그 이후 이어진 두 번째 세트 다섯 번째 게임에서 날카로운 포핸드 크로스로 귀중한 브레이크 포인트를 따내며 3-2로 앞서나갔고 이어진 자기 서브 게임에서 위력적인 서브 에이스를 꽂아넣어 4-2로 달아났다. 그리고 라오니치는 열 번째 게임에서 2개의 세트 포인트 기회를 만들어냈고 조코비치의 백핸드 스트로크가 약간 길게 넘어가는 바람에 두 번째 세트를 49분만에 따냈다. 

이어진 세 번째 세트가 실질적인 8강행 갈림길이었다. 네 번째 게임을 통해 조코비치가 귀중한 브레이크 포인트를 따냈다. 라오니치의 첫 서브가 여전히 흔들리는 것을 압박한 조코비치는 끈질긴 스트로크 싸움을 펼치며 라오니치의 실수를 유도하는 전술을 여전히 펼쳤고 라오니치의 포핸드 크로스가 길어 라인을 벗어날 때까지 뚝심을 잃지 않은 것이다. 

이렇게 라오니치가 심리적으로 크게 흔들리는 것을 확인한 노박 조코비치는 내친김에 세 번째 세트를 6-1로 압도했다. 조코비치의 백핸드 크로스 발리 공격이 아름다운 앵글샷 궤적을 그리며 네트를 살짝 넘어 코트 반대쪽에 기막히게 떨어진 것이다.

결국 마지막 세트가 된 네 번째 세트에서도 노박 조코비치는 결정적인 갈림길을 놓치지 않았다. 4세트 점수판이 4-4로 팽팽한 균형을 이룬 아홉 번째 게임이 라오니치의 서브로 시작됐는데 라오니치가 비교적 쉬운 런닝 포핸드 발리샷 실수를 저질렀다. 중요한 포인트라는 것을 읽은 조코비치는 라오니치의 서브 방향을 정확하게 읽고 기막힌 리턴 포인트를 따내며 0:30으로 결정적인 승기를 잡았다. 그렇게 만든 세 개의 브레이크 포인트 기회를 맞아 라오니치의 백핸드 스트로크 실수를 유도해 뜻을 이뤘다.

이어진 마지막 게임에서 노박 조코비치는 17번이나 공을 주고받는 비교적 긴 랠리 끝에 멋진 포핸드 다운 더 라인을 구석에 꽂아넣었고, 침칙한 세컨드 서브 리턴으로 라오니치의 포핸드 크로스 실수를 또 하나 이끌어내며 8강행을 확정했다. 

2016년 윔블던 준우승, 2019년과 2020년 2년 연속 호주 오픈 8강에 오른 키다리 서버 라오니치가 노박 조코비치와의 통산 12번째 만남을 통해 첫 승리를 기대했지만 그랜드 슬램 통산 300승 기록은 물론 18번째 그랜드 슬램 타이틀, 호주오픈 단식 통산 9회 우승을 노리는 세계 1위 노박 조코비치의 의지와 침착한 대응 앞에서 멈출 수밖에 없었다.

이 대회 3년 연속 우승을 꿈꾸는 노박 조코비치는 8강에서 알렉산더 즈베레프(독일, 세계 랭킹 7위)와 만나게 됐다. 

2021 호주오픈테니스 남자단식 16강 결과
(14일 오후 7시 29분, 로드 레이버 아레나, 멜버른 파크)

노박 조코비치 3-1[7-6 타이 브레이크 7-4, 4-6, 6-1, 6-4] 밀로스 라오니치

주요 기록 비교
서브 에이스 : 노박 조코비치 10개, 밀로스 라오니치 26개 
더블 폴트 : 노박 조코비치 3개, 밀로스 라오니치 3개
첫 서브 성공률 : 노박 조코비치 68%(82/121), 밀로스 라오니치 61%(75/123)
첫 서브 성공시 득점률 : 노박 조코비치 78%(64/82), 밀로스 라오니치 76%(57/75)
세컨드 서브 득점률 : 노박 조코비치 59%(23/39), 밀로스 라오니치 48%(23/48) 
네트 포인트 성공률 : 노박 조코비치 69%(11/16), 밀로스 라오니치 60%(12/20)
브레이크 포인트 성공률 : 노박 조코비치 27%(3/11), 밀로스 라오니치 33%(1/3)
리시빙 포인트 성공률 : 노박 조코비치 33%(40/123), 밀로스 라오니치 26%(31/121)
위너 : 노박 조코비치 41개, 밀로스 라오니치 50개
리턴 위너 : 노박 조코비치 4개, 밀로스 라오니치 1개
언포스드 에러 : 노박 조코비치 25개, 밀로스 라오니치 35개
서브 최고 속도 : 노박 조코비치 203km/h, 밀로스 라오니치 223km/h
첫 서브 평균 속도 : 노박 조코비치 188km/h, 밀로스 라오니치 202km/h
세컨드 서브 평균 속도 : 노박 조코비치 153km/h, 밀로스 라오니치 162km/h

노박 조코비치의 그랜드 슬램 연도별 기록
(오른쪽 괄호 안 대회 명칭은 우승 기록)

개인 통산 그랜드 슬램 17회 우승, 300승 45패
2021년 4승
2020년 16승 2패(호주오픈)
2019년 22승 2패(호주오픈, 윔블던)
2018년 21승 2패(윔블던, US오픈)
2017년 9승 3패
2016년 21승 2패(호주오픈, 롤랑가로스)
2015년 27승 1패(호주오픈, 윔블던, US오픈)
2014년 22승 3패(윔블던)
2013년 24승 3패(호주오픈)
2012년 24승 3패(호주오픈)
2011년 25승 1패(호주오픈, 윔블던, US오픈)
2010년 19승 4패
2009년 15승 4패
2008년 18승 3패(호주오픈)
2007년 19승 4패
2006년 9승 4패
2005년 5승 4패

그랜드 슬램 단식 최다승 순위
1 로저 페더러(스위스) 362승 59패
2 노박 조코비치 300승 45패
3 라파엘 나달(스페인) 284승 39패
4 지미 코너스(미국, 은퇴) 233승 49패
5 안드레 애거시(미국, 은퇴) 224승 53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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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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