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서울시로부터 코로나 전담병원 지정 통보를 받은 강남구립행복요양병원 모습.
 서울시로부터 코로나 전담병원 지정 통보를 받은 강남구립행복요양병원 모습.
ⓒ 정수희

관련사진보기

 
서울시가 지난 1일 강남구립행복요양병원(이하 행복요양병원)을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지정하고 코로나19 환자 수용을 위한 절차에 돌입한 가운데 환자 보호자와 행복요양병원 측이 반발하고 나섰다.

서울시는 "행복요양병원이 요양병원 코로나19 환자의 안정적인 병상 배정과 치료를 위하여 감염병 전담요양병원으로 지정됐다"며 오는 15일부터 코로나19 환자 입원이 가능하도록 협조를 부탁했다.

이 같은 서울시 결정에 대해 환자 보호자들은 "행복요양병원 입원환자의 인권을 짓밟는 감염병 전담 요양병원 강제지정 및 퇴원을 거부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 입원환자 보호자는 "설날을 앞두고 이 엄동설한에 중환자로 병상에 계신 연약한 부모님을 다른 곳으로 옮기라는 정부의 일방적 행정 처리에 분노를 느끼고 있다"면서 "부모님이 또다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데 그사이 겪을 고통은 누가 책임질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보호자는 "아무리 국가적으로 위급 상황이라도 어떻게 와상 환자들이 대부분인 요양병원의 환자들을 내쫓고 코로나 전담 병원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 답답하다"며 지정 병원 철회를 요구했다.

이날 행복요양병원 앞에서 전담병원 지정 반대 시위를 한 환자 보호자는 "서울시는 절차상 환자들을 어떻게 할 것인지, 어디로 모셔야 하는지 등의 대안을 먼저 제시해야 하는데 이런 절차가 전혀 없었다"며 "요양병원의 실태를 모르고 있는 탁상행정의 결과"라고 주장했다.

이어 "공무원들은 여기 있는 환자들이 다른 요양병원으로 가면 된다고 간단하게 생각하지만, 여기는 정말로 기저질환이 심각하거나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이 많은 곳이라 다른 곳에서 잘 안 받는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그는 "다른 곳을 찾아보라고 하는데 다른 요양병원을 찾는 것도 몇 개월 걸린다. 중수본과 서울시는 지금이 국가 재난상황이니 이해해 달라고 하는데 우리는 365일이 재난상황이다"라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3일 강남구립행복요양병원 앞에서 환자 보호자들이 코로나 전담병원 철회를 요구하는 피켓 시위를 펼치고 있다.
 3일 강남구립행복요양병원 앞에서 환자 보호자들이 코로나 전담병원 철회를 요구하는 피켓 시위를 펼치고 있다.
ⓒ 정수희

관련사진보기

 
병원 측, 서울시에 전담병원 지정 재고 요청
 

코로나 전담병원 지정에 대해 행복요양병원 측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장문주 병원장은 "현실적으로 우리 요양병원은 감염병 관리 체계가 없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감염병 병원 운영 능력이 없다"라면서 "전담병원 지정 시 직원들의 대규모 사직 발생이 예상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262명 입원 환자 중 대다수가 강제 전원(퇴원)하는 것을 거부하고 있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서울시에 전담병원 지정을 재고해 달라고 요청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장 병원장은 "법적으로 감염법상 감염병 위기 시 감염관리 병원으로 지정할 수 있는 곳은 종합병원이다. 한방병원, 치과병원, 요양병원은 빠져있다. 감염관리법에도 맞지 않기 때문에 2일 서울시에 다시 공문을 보냈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라면서 "해결이 안 되면 법률적인 절차도 고려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환자 및 보호자 대표는 4일 서울시청 앞에서 감염병 전담 요양병원 강제지정 및 강제퇴원(전원)을 거부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 강남내일신문 게재


태그:#강남구립 행복요양병원, #코로나 전담병원 지정, #철회, #서울시
댓글3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강남내일신문이라는 지역신문에서 활동하는 기자입니다. 지역신문이다 보니 활동지역이 강남으로 한정되어 있어 많은 정보나 소식을 알려드리지 못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기사를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