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컬링경기연맹도 다시 안정을 되찾는 분위기이다. 하지만 산적한 여러 과제들이 남은 상황이다.

대한컬링경기연맹도 다시 안정을 되찾는 분위기이다. 하지만 산적한 여러 과제들이 남은 상황이다. ⓒ 박장식

 
김용빈 당선인이 대한컬링경기연맹 회장 당선인에 복귀하면서 컬링계도 다시 안정을 찾아가는 분위기이다(관련기사 : 연맹 회장 선거 두고 '시끌'... 내홍에 빠진 컬링).

서울동부지방법원 제21민사부는 지난 19일 김 당선인 측이 제기한 대한컬링경기연맹의 회장 선거 당선무효 결정 효력정지 등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서 김 당선인을 회장 당선인 직위에 복귀케 했다. 이에 따라 한 달이 넘게 이어져 왔던 대한컬링경기연맹의 내분도 마무리됐다.  

하지만 현재 컬링계에 산적한 과제들이 적지 않다. 당장 단기적인 문제만 따져도 코로나19 거리두기 단계 격하에 따른 새로운 경기 준비, 1년 앞으로 다가온 베이징 동계 올림픽을 대비하기 위한 선수 지원책 마련 등이 필요한 상황이다. 앞으로의 컬링에 있어 단기적으로, 장기적으로 짚어야 할 과제를 찾아보았다.

베이징 올림픽 출전권 앞서... '국대 선수' 도움 필요 

현재 컬링 남녀 국가대표는 모두 비실업팀인 상황이다. 남자 국가대표팀 선수(경기도컬링경기연맹)의 경우 실업팀에 속한 적 없이 컬링에 대한 애정 하나만으로 똘똘 뭉친 지역 선후배 선수 사이이고, 여자 국가대표팀(팀 김은정)의 경우 경북체육회와의 장기계약이 끝난 후 재계약 협상이 불발되어 현재 무적 상태이다.

실업팀으로의 길도 쉽지 않다. 남자 선수들은 경기도 지역 연맹과 시도 지자체 등의 합의를 거쳐 직장운동경기부(실업팀) 창단 등을 추진해야 하고, 여자 선수들 역시 경북, 의성 지역에서 새로운 직장운동경기부 창단의 주인공이 되어야 하는 상황이다. 문제는 각 지자체의 실업팀 창단이 현 상황에서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의성군 관계자는 "(팀 김은정) 선수들의 상황이 좋지 않다보니 군에서 컬링 직장운동경기부 창단 등 선수들을 지원하는 방안 등을 두고 검토가 이루어진 적이 있으나, 올해 예산 편성이 이미 끝나 현실적으로 창단이 어렵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새로운 연맹이 가장 먼저 신경써야 할 일 중 하나는 두 팀 선수들이 다시 안정적으로 컬링을 이어갈 수 있도록 적절한 도움을 주는 것이다. 최소한 당장 실업팀 주선이 어렵다면, 올해만큼은 기업이나 지자체의 지원을 집중적으로 선수들이 안정적인 환경에서 올림픽을 준비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컬링 대회, 방송 중계는 어떻게

지난 2019년은 한국 컬링에 있어서 중대한 변곡점을 맞이한 해였다. 10월 의성국제컬링컵이 컵 대회로는 처음으로 방송중계 되는가 하면, 12월부터는 코리아컬링리그가 MBC스포츠플러스와 함께 개최되면서 선수 개개인이 주목받기도 했다.

하지만 2020년의 상황은 달랐다. 코로나19 범유행과 연맹 내의 문제들이 가시화되며 컬링 대회는 지난 11월 한국선수권 외에는 열리지 않았을 정도다. 다만 한국선수권대회의 결승 경기가 SPOTV에서 생중계되는 등 컬링에 대한 관심은 꺼지지 않았다는 게 다행이었다.

MBC스포츠플러스 측도 코리아컬링리그 흥행을 확인한 만큼, 리그 재개와 관련된 의지는 충분하다. 하지만 코로나 방역 상황이 문제다. 지난해 11월 연맹과 대행사, MBC스포츠플러스가 협의한 내용에 따르면 코로나19 1단계 방역 상황이 2주간 이어져야만 리그의 재개가 가능하다고 알려졌다. 다만 연맹 사무국은 "방역단계와 관련된 부분은 추후 합의를 통해 변경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문제는 지역 보조금이 올해에는 없어 재원 마련에 난항을 겪을 수 있다는 것. 지난 2019-2020 코리아컬링리그에 당시에는 경기장이 위치했던 의정부시 보조금이 상당수 투입됐다. 문제는 해당 보조금이 올해는 경정되지 않아 이를 대체할만한 후원사 등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의정부시 관계자는 "프로 스포츠가 지역 내에서 진행되고 있는 만큼 연맹의 요청만 있다면 컬링 관련 대회도 가능은 하다"면서 "다만 코리아컬링리그의 경우 지난해와 달리 올해 보조금 경정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른 경기의 재개 시점도 문제다. 올해 회장배, 태백곰기, 주니어대회 등 주요 경기 일정이 나와야 하지만, 현재까지 연맹 사무국은 내부 권력 다툼 등의 영향으로 5월 한국선수권 이외의 경기 일정을 확정짓지 못한 상태다. 결국은 새로운 연맹 지도부가 들어서야만 경기 재개 부분에 대해 논의가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컬링경기장 확충 논의도 필요

매년 컬링부가 있는 학교에서 쏟아져 나오는 학생 선수들을 받아들이기에 성인 팀이 턱없이 부족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학 클럽의 확충, 그리고 성인 실업팀의 확대가 절실한 상황이다. 

한 고교팀 지도자는 "선수들이 졸업을 하면 컬링을 계속 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컬링부가 마련된 대학도 많지 않은 데다가, 실업팀 역시 빈 자리가 쉽게 나지 않는다. 선수들이 진학은 물론 진로에 있어서 동력을 찾기에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컬링을 위해 수 년 이상을 투자해 온 선수들을 위해서, 더욱 실력이 좋은 선수들이 설 자리를 찾게끔 하기 위해 대학 팀이나 실업팀의 확충이 필요한 상황이다. 컬링장 역시 부족하다. 현재 한국 내에서 컬링이 가능한 경기장은 8개. 이천훈련원과 진천선수촌을 제외하면 일반인 이용이 가능한 컬링장은 6개에 불과하다.

실업팀이나 컬링경기장의 확충은 선수들의 오랜 숙원이었다. 지역 연맹, 지자체, 그리고 연맹이 삼각편대를 꾸려 논의해야 할 가치가 충분하다. 다만 예산이 소모되는 만큼 장기적인 계획으로 추진해야 한다. 무엇보다 청사진에 그치지 않는 논의가 중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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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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