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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한 부동산 중개업소.
 서울 시내 한 부동산 중개업소.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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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저금리의 부작용을 알아보자. 저금리 정책으로 인한 집값 상승은 특별한 노동을 제공하지 불로소득을 얻을 수 있으므로, 부동산 부자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정책이다. 부동산담보대출의 이자가 적어서 좋고 부동산값이 올라서 좋다. 이는 노동의 가치보다 불로소득을 선호하게 하여 기업의 생산성과 경제의 효율성을 떨어뜨린다.

이러한 부작용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집값이 안정되어야 한다. 집값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금리를 올려야 한다. 금리를 올려 집값을 안정시킨 사례들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 때 다섯 차례의 금리 인상이 집값을 안정시켰다는 것은 금리와 집값이 깊은 관련이 있다는 것을 뒷받침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전 금리 인상은 큰 폭의 집값 하락을 가져왔다.

그렇지만 일부에서는 저금리가 경기회복에 어느 정도 역할을 한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저금리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을 확률이 훨씬 더 높다. 경제자원 대부분을 부동산 소유자, 재벌 대기업 등과 같은 일부 계층이 점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저금리가 경기회복에 그렇게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 이유를 한 번 짚어보자.

부동산 소유자들에게만 돌아가는 저금리 혜택

우리나라 금융기관의 총대출금은 약 3000조 원 정도 된다. 이 중 가계부채가 1700조 원이고 가계부채 대부분은 부동산담보대출이다. 여기에 부동산 담보 중심의 주택임대사업자 대출과 자영업자 대출을 합하면 약 2200조 원이나 된다. 기업대출은 대기업을 포함하여 기껐해야 약 800조 원 정도 된다. 총대출금 대부분은 부동산과 관련한 대출인 것이다

즉 금리가 낮으면 그 혜택은 부동산 소유자들에게 돌아갈 뿐 기업을 중심으로 한 경기회복과는 그렇게 관련이 없다. 오히려 집값 상승에 따른 주거비 증가와 원리금 상환이 소비와 경기를 더욱 위축시킨다. 실제로 지난 10년이 지나는 동안 금리를 낮춰 경기를 회복시킨 적이 단 한 번이라도 있었는가? 그런 경우는 없었다.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금리는 원래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이 더 일반적이다. 내릴 때가 있으면 오를 때가 있는 것이고, 오를 때가 있으면 내릴 때가 있다. 지금과 같이 2012년 7월 이후 12번이나 금리를 인하하여 10년 가까이 저금리 흐름을 계속 이어가는 것이 오히려 비정상이다. 비합리적이고 비상식적이다.

한편 금리를 인상할 경우 취약계층이 더 피해를 볼 것이라는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전체 대출금 중 취약계층이 점유하는 비중은 그렇게 높지도 않다. 취약계층은 신용도가 낮다는 이유로 지금도 높은 금리로 돈을 빌리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취약계층을 위해서는 저금리를 계속 유지하는 것보다 정책자금을 늘리는 방법으로 지원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오히려 금리가 인상되어 집값이 안정되면 취약계층의 주거비는 하락할 것이고 내 집 마련의 꿈을 조기에 이루어지게 할 수도 있다. 이것이 취약계층을 진정으로 위하는 길이다.

정말로 집값 안정을 원한다면 저금리란 독배를 이젠 그만 마셔야 한다. 저금리가 경기침체의 만병통치약이라는 구태의연한 고정관념에 빠져 다른 나라들을 그냥 따라가는 것은 매우 우스꽝스러운 일이다. 저금리가 유지되더라도 부동산으로 자금이 잘 흘러가지 않는 미국이나 일본 같은 나라들을 보고 우리도 그럴 것이라 기대하는 것은 지나친 착각이다.

미국이나 일본 같은 나라는 저금리를 계속 유지하더라도 돈이 부동산으로 잘 흘러가지 않는다. 그 이유는 그들이 경험한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이나 잃어버린 20년과 같은 경제위기가, 바로 부동산값 거품 붕괴 때문에 발생했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저금리 독배 잔치 끝내야

하지만 우리는 아직 그런 위기를 경험하지 못하였다. 부동산값 거품 붕괴의 위험성을 아직 모르고 있다. 저금리가 계속되어 부동산으로 자금이 계속 몰려도 아직 괜찮다는 심리적 낙관에 빠져 있다. 저금리 독배에 취해 합리적 이성을 잃어가고 있다. 누군가는 저금리 독배의 잔치를 끝내야 한다. 그런 선구자(先驅者)가 바로 '오마이뉴스' 독자 우리 모두였으면 좋겠다.

앞으로도 저금리가 계속되어 집값이 상승하고 가계부채가 증가하여, 원리금 상환이 어려워지면 가계부채발 경제위기, 즉 빚의 보복, 빚의 역습이 닥칠지 모른다. 전 세계를 덮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도 빚의 보복이었고, 일본의 잃어버린 20년도 결국은 빚의 역습이었다. 이 두 사건은 모두 집값의 거품이 꺼지면서 발생한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에 앞으로 가계부채발 경제위기가 온다면 그것은 IMF 외환위기나 지금의 코로나 위기보다 더 혹독한 시련이 될 것이다. 정말 끔찍하고 무서운 위기가 될 수 있다. 이런 위기가 다시는 오지 않도록 집값을 반드시 안정시켜야 한다.

단언컨대 집값 대책의 끝판왕은 바로 금리 인상이다. 더 이상 머뭇거릴 여유가 없다. 저금리로 경기도 살리지 못하면서 집값 폭등, 부채 폭증의 부작용을 남기고 우리 경제를 계속 옥죄고 있다. 만약 금리 인상으로 집값이 안정되면 그건 우리 모두에게 이익이다. 그것은 앞으로 예상되는 가계부채의 역습이나 미래의 위기를 사전에 차단할 것이기 때문이다. 집값 안정은 미래 위기의 든든한 백신이 될 것이다.

* 관련 기사
집값 상승의 근본 원인은 바로 저금리다 http://omn.kr/1ruu3
 

태그:#저금리, #부작용, #금리인상, #집값안정, #내집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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