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한국 시각) 2020 메이저리그 정규 시즌이 종료됐다. 코로나19로 인하여 제 시기에 개막하지 못하고 60경기 단축 시즌으로 진행 되었으며, 일부 구단에서 확진 선수들이 발생하여 위기를 맞았으나 다행히 리그 중단 없이 정규 시즌을 마쳤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활동했던 4명의 한국인 선수들 중에서는 3명의 소속 팀이 포스트 시즌에 진출했다. 추신수의 소속 팀 텍사스 레인저스는 월드 시리즈 중립 경기장 개최권까지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메리칸리그 최하위에 그치며 그대로 시즌을 마감했다.

김광현의 소속 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류현진의 소속 팀 토론토 블루제이스 그리고 최지만의 소속 팀 탬파베이 레이스는 포스트 시즌에 진출했다. 특히 카디널스는 코로나19 집단 확진 발생으로 인해 많은 경기가 밀렸음에도 불구하고 시즌 막판에 더블헤더를 포함하여 23연전이라는 강행군 끝에 극적으로 포스트 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극적인 첫 시즌, 1차전 등판 준비하는 김광현

김광현은 포스팅 시스템을 통한 메이저리그 도전이 두 번째였다. 2014 시즌이 끝난 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협상을 했으나 결렬되었고, 이후 KBO리그에서 FA 재계약을 체결한 뒤 팔꿈치 수술(토미 존 서저리)까지 받았다.

그러나 김광현은 포기하지 않고 다시 포스팅 시스템을 신청했다. 카디널스와 협상 끝에 계약하여 스프링 캠프에서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으나 코로나19로 인해 시즌 준비가 중단됐다. 평소와는 다른 시즌 준비로 인해 컨디션 관리가 어려웠음에도 불구하고 김광현은 묵묵히 메이저리그 첫 시즌을 준비했다.

기존에 선발 로테이션에 다른 선발투수들이 미리 자리를 잡고 있었고, 선발 이력이 있었던 카를로스 마르티네스가 선발 복귀를 희망하면서 메이저리그 경력이 없던 김광현은 일단 마무리투수로 시즌을 시작했다. 그러나 개막전에서 긴장 속에 첫 세이브를 기록한 이후 한동안 세이브 상황이 찾아오질 않았다.

동료 선수들이 집단으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김광현은 한동안 경기를 치르지 못했다. 이후 경기가 재개되면서 김광현은 다른 선발투수들의 부상 이탈로 인하여 선발 로테이션으로 복귀했다.

비록 규정 이닝을 채우진 못했지만 김광현은 39이닝 24탈삼진 3승 무패 1세이브 평균 자책점 1.62를 기록하며 시즌을 마쳤다.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한 첫 경기만 투구수 늘리는 과정이라 3.2이닝에 그쳤고, 이후 6경기에서 모두 5이닝 이상을 던지며 선발투수로서 본연에 충실했다.

정규 시즌이 끝난 뒤 카디널스의 마이크 실트 감독은 포스트 시즌 선발 로테이션의 순서를 발표하는 과정에서 김광현을 와일드 카드 시리즈 1차전 선발투수로 발표했다. 실트 감독은 김광현이 그 동안 잘 던져 왔음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김광현, 아담 웨인라이트, 잭 플래허티의 순서로 로테이션을 발표했다.

시즌 마지막 로테이션의 순서를 크게 흔들지 않았다. 김광현은 25일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정규 시즌 경기로 시즌을 마쳤고, 이후 5일을 쉰 뒤 등판하게 된다. 2차전 선발투수인 베테랑 웨인라이트는 신참 시절인 2006년 임시 마무리투수로 팀의 우승을 이끈 바 있었으며 역시 팀이 우승했던 2011년에는 부상으로 시즌을 쉬었다.

한국인 투수가 포스트 시즌 1차전에 선발로 등판하는 것은 역대 2번째다. 2018년 류현진이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시절 내셔널리그 디비전 시리즈 1차전에 선발로 등판한 적이 있었다. 당시 류현진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상대로 7이닝 8탈삼진 무실점 승리투수가 되어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진출에 기여했다(2018년 다저스 최종 성적 내셔널리그 챔피언).

다만 카디널스는 디비전 시리즈부터 선발 로테이션 뒷순서가 변수다. 다코타 허드슨이 토미 존 서저리를 받으며 시즌을 접었고, 마르티네스도 부상으로 인해 등판이 어렵다. 포스트 시즌 라운드마다 한 시리즈를 이동과 휴식 없이 연이어 치르기 때문에 5선발도 필요한 상황에서 카디널스에게는 고비가 될 전망이다.

5일 휴식 후 2차전에 등판하는 류현진

류현진은 9월 25일 뉴욕 양키스와의 경기에서 7이닝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되면서 블루제이스의 포스트 시즌 진출을 확정지었다. 투수들의 무덤이라 불리는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서 시즌 5승 2패 평균자책점 2.69로 리그 4위에 오르며 자신의 진가를 드러냈으며 소속 팀의 포스트 시즌 진출까지 이끌었다.

올 시즌 류현진이 선발로 등판했던 12경기에서 소속 팀 블루제이스는 9경기를 승리했다. bWAR 3.0으로 아메리칸리그 2위였고 fWAR 1.9로 리그 7위를 기록했는데, 이 2가지 지표 모두 팀내 1위였다. 쉽게 정리하면 올 시즌 류현진의 활약이 없었다면 블루제이스는 포스트 시즌 진출은 없었을 것이다.

원래 로테이션 순서였다면 류현진은 4일 휴식 후 와일드 카드 시리즈 1차전에 선발로 등판하는 순서였다. 그러나 류현진은 와일드 카드 시리즈 상대인 탬파베이 레이스를 상대로 올 시즌 2경기에서 9.2이닝 4실점으로 승패를 기록하지 못하며 고전했다.

또한 정규 시즌 마지막 등판에서 4일 휴식 후 7이닝을 던졌고, 이에 따라 류현진에게 하루 추가 휴식이 부여됐다. 4일 휴식보다 5일 휴식 후 등판했을 때 류현진의 성적이 더 좋았던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납득이 될 부분이다. 이에 따라 와일드 카드 시리즈 1차전에는 올 시즌 레이스에 강했던 맷 슈메이커(3경기 상대 15이닝 6자책 ERA 3.60)가 선발로 등판한다.

이어서 2차전은 류현진, 3차전은 타이후안 워커가 등판한다. 와일드 카드 시리즈가 휴식 없이 3전 2선승제로 치러지기 때문에 로빈 레이 등 나머지 선발투수들은 불펜으로 이동하여 힘을 보탠다. 부상에서 복귀하는 네이트 피어슨도 포스트 시즌에 합류한다면 불펜으로 등판할 예정이다.

다만 블루제이스는 올 시즌 류현진이 선발 로테이션에서 차지하는 존재감이 크다는 점이 이후 약점이 될 수도 있다. 반대로 말하자면 류현진을 제외하고 확실하게 한 경기를 맡길 선발투수가 없다는 뜻이다.

평상시의 포스트 시즌에는 이동일이 있기 때문에 선발투수 4명으로도 충분히 포스트 시즌을 치를 수 있었다. 보통 5선발 또는 루틴 변경에 영향이 적은 선수가 불펜으로 이동했다. 그러나 중립 경기장에서 이동일 없이 치르는 이번 포스트 시즌에서는 5선발도 필요한 만큼 류현진에게 불펜의 부담을 줄여줘야 할 책임이 생겼다.

최지만은 회복 속도에 따라 출전, 추신수 소속 팀은 시즌 마감

류현진의 와일드 카드 시리즈 상대 팀인 탬파베이 레이스는 올 시즌 아메리칸리그 1위 자격으로 아메리칸리그 포스트 시즌 시드 1을 받았다. 다만 월드 시리즈에서 로스앤젤레스 다저스를 만날 경우 정규 시즌 승률에서 뒤지기 때문에 4경기 중 3경기만 홈 경기 유니폼을 입는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9월에 전력을 이탈했던 최지만은 역시 부상에서 회복 중인 얀디 디아즈와 함께 29일 회복 훈련을 치렀다. 다른 부상 선수들도 포스트 시즌 출전을 앞두고 회복 훈련을 치르고 있는데, 이들과 관련하여 케빈 캐시 감독은 긍정적인 소식을 가져다 줬음을 언급했다.

다만 최지만의 와일드 카드 시리즈 출전 여부에 대한 확실한 발표는 없었다. 와일드 카드 시리즈의 로스터 제출 마감시한은 아직 조금 남았지만, 만일 이 로스터에서 제외될 경우 기존 선수의 부상으로 갑작스럽게 교체가 필요할 경우가 아니라면 다음 라운드인 디비전 시리즈가 되어야 로스터에 합류할 수 있다.

최지만이 와일드 카드 시리즈 로스터에 들어가더라도 류현진과의 투타 맞대결을 볼 수 있는 가능성은 상당히 낮다. 철저하게 플래툰 시스템에 맞춰 출전 선수를 구성하는 캐시 감독의 성향을 감안하면 포스트 시즌에서도 류현진을 상대로 최지만이 타석에서 맞대결할 가능성은 적다. 실제로 올해 정규 시즌에서 류현진이 등판했던 2경기 모두 최지만은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

추신수는 소속 팀이 아메리칸리그 최하위에 머물면서 시즌을 그대로 마감했다. 손목 인대 부상이 완전히 낫지 않았지만, 레인저스와의 7년 계약이 만료되는 상황에서 현역 연장을 원했던 추신수는 시즌 마지막 날 경기 출전을 강력하게 희망했다.

이에 레인저스는 시즌 마지막 경기에 추신수의 가족들을 초대하는 몰래 카메라 이벤트를 준비했다. 통증 때문에 스윙도 제대로 하기 힘들었던 추신수는 1번타자로 출전하여 볼넷이나 번트 출루를 노렸고, 결국 번트로 내야안타에 성공한 뒤 대주자로 교체되며 레인저스에서의 계약기간 7년을 마쳤다(799경기 타율 0.260 114홈런 419볼넷 355타점 464득점).

포스트 시즌에서도 이어지는 슈퍼 코리안 데이, 기대되는 활약

올해의 포스트 시즌은 9월 30일부터 아메리칸리그가 하루 일찍 시작한다. 내셔널리그는 10월 1일부터 포스트 시즌 일정을 시작하며 디비전 시리즈와 리그 챔피언십 시리즈까지 이러한 일정이 유지된다.

이렇게 되면서 김광현과 류현진은 정규 시즌에 이어 포스트 시즌에서도 같은 날에 출전하게 됐다. 아메리칸리그의 포스트 시즌 2차전과 내셔널리그의 포스트 시즌 1차전이 같은 날 진행되기 때문에 서로 시간대만 차이가 있을 뿐 같은 날 동시에 승전보를 전해 올 가능성이 또 생긴 것이다.

이번 포스트 시즌은 리그 당 8팀 씩 총 16팀이 시리즈 중간에 경기장을 이동하지 않는다. 와일드 카드 시리즈만 상위 시드 팀의 경기장에서 모든 경기를 치르고, 디비전 시리즈부터는 서로 다른 리그의 경기장을 빌려 중립 경기장 제도로 치른다.

이에 따라 내셔널리그의 디비전 시리즈와 챔피언십 시리즈는 아메리칸리그의 경기장인 글로브 라이프 필드(텍사스 레인저스 경기장)와 미닛 메이드 파크(휴스턴 애스트로스 경기장)에서 치른다. 아메리칸리그는 내셔널리그의 경기장인 다저스 스타디움(로스앤젤레스 다저스 경기장)과 펫코 파크(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경기장)에서 치른다.

중립 경기장에서 치르기 때문에 홈 유니폼, 원정 유니폼만 구분이 있으며 무관중 경기이기 때문에 홈 팬들의 응원 효과가 있는 홈 어드밴티지의 의미가 사라졌다. 시드 8의 팀이 1라운드에서 리그 1위 팀을 만나지만 전력 차이를 제외한 나머지는 불평등 조건이 없다. 리그 1위인 다저스와 레이스가 1라운드에서 광탈할 가능성도 있다는 뜻이다.

그러한 이유로 이번에 포스트 시즌에 진출한 16팀은 모두 월드 챔피언에 대한 희망을 갖고 있다. 16팀이 사실상 공정한 조건의 토너먼트를 치르기 때문에 카디널스나 블루제이스도 상위권 팀들을 제치고 우승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블루제이스와 레이스는 첫 라운드부터 만나기 때문에 류현진과 최지만 두 선수 중 한 명은 광탈의 아픔을 감수해야 한다.

물론 디비전 시리즈부터는 김광현과 류현진의 등판 날짜가 달라질 수는 있다. 일단 경우에 따라 김광현과 류현진이 월드 시리즈에서 선발 맞대결을 펼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겼다. 김광현과 류현진 그리고 최지만 3명의 한국인 선수들이 포스트 시즌에서 팀의 승리를 이끌며 포스트 시즌에서도 슈퍼 코리안 데이를 만들 수 있을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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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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