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포스트> 포스터

<아웃포스트> 포스터 ⓒ 제이앤씨미디어그룹

 
최근 전쟁영화의 트렌드는 체험감이다. 실제 전장에 있는 느낌을 주며 마치 게임을 하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끔 만든다. 게임이 현실감과 스릴감에 초점을 둔다면, 영화는 여기에 스토리를 통한 감동을 더할 수 있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론 서바이벌>과 < 1917 >을 들 수 있다. 두 작품 다 실감나는 전쟁 장면으로 화제를 모았던 영화다.
 
<아웃포스트>는 이런 패러다임을 이어가는 영화라 할 수 있다. 뉴욕 타임즈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영화는 미군 최고의 명예이자 생존한 사람은 받기 힘든 명예 훈장을 수여 받은 실제 인물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이 사실만으로 얼마나 극한의 상황에서 이들이 싸웠는지를 알 수 있다. 실제 미 육군사관학교 출신인 로드 루리 감독은 디테일이 살아있는 실감나는 전쟁 장면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아웃포스트> 스틸컷

<아웃포스트> 스틸컷 ⓒ 제이앤씨미디어그룹

 
영화는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배경으로 한다. 9.11 테러 이후 미국은 배후로 지목된 오사마 빈 라덴과 그가 이끄는 조직 알카에다를 소탕하고자 한다. 무장 이슬람 정치단체이자 당시 아프가니스탄을 지배하고 있던 탈레반이 미국에 비협조적인 자세를 취하며 빈 라덴과 알카에다를 숨기려 하자 미국은 전쟁을 택한다. 이 전쟁의 승자는 미국이지만, 빈 라덴과 알카에다 핵심 인사들은 외국으로 도망친다.
 
아프가니스탄을 지배했던 탈레반을 몰아낸 만큼 새 정부가 들어설 때까지 미국은 임시로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한다. 이들은 침략자로 보이지 않기 위해 주민들과 협조하며 언제 테러와 총격을 가할지 모르는 탈레반의 공포와 마주한다. 키팅 대위를 비롯한 대원들이 머무르는 전초기지는 군 조사단조차 '방어 불가능' 판정을 내린 공간이다.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방어가 불가능한 이곳을 대원들은 사수하고자 한다.
 
작품은 전반부와 후반부로 나눠 이야기를 진행한다. 전반부는 서스펜스의 느낌이 강하다.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전초기지에서 미군들은 언제 날아올지 모르는 총알과 폭탄의 공포 속에서 생활한다. 운동을 하다 총에 맞는가 하면, 수색을 하다 대포에 맞아 목숨을 잃기도 한다. 그럼에도 이들이 전초기지를 지켜야 하는 이유는 산 위의 주민들과 연관되어 있다. 미군은 주민의 안전을 지켜주면서 자신들이 적이 아님을 보여줘야 한다.
  
 <아웃포스트> 스틸컷

<아웃포스트> 스틸컷 ⓒ 제이앤씨미디어그룹

 
때문에 이들이 탈레반을 숨겨주고 있을 것이란 의심 속에서도 최대한 협조한다. 주민들은 죽은 여자를 데려와 미군의 폭격 때문에 죽었다며 억지를 부린다. 이 과정에서 미군 개가 주민을 물자 상병은 어쩔 수 없이 개를 죽인다. 주민들의 심기를 거슬렀다간 기지가 탈레반에게 위협을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시도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전초기지란 공간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서스펜스의 묘미를 보여준다.
 
후반부는 이 서스펜스를 터뜨리며 폭발력 넘치는 전쟁 장면을 만들어낸다. 산 위에서 아래로 공격을 퍼붓는 탈레반의 모습은 그 규모만으로 긴박함을 자아낸다. 로드 루리 감독은 이 긴장감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두 가지 기법을 택한다. 바로 롱테이크와 오너스 기법이다. 롱테이크는 한 장면을 길게 가져가는 걸 말하고, 오너스는 무편집 기법이다. 이를 통해 장면 전환을 최대한 제한하고 전쟁 장면을 길게 가져간다.
  
 <아웃포스트> 스틸컷

<아웃포스트> 스틸컷 ⓒ 제이앤씨미디어그룹

 
이를 통한 효과는 현장감이다. 오너스 기법은 주로 다큐멘터리에서 현장감을 주기 위해 사용된다. 편집 없이 거칠게 화면을 가져가면서 생생한 화면을 보여준다. 여기에 롱테이크를 통해 전쟁 장면을 길게 가져가면서 실제 그 장소에 있는 듯한 느낌을 더한다. 이는 < 1917 >이 편집한 장면을 이어 붙여 마치 하나로 보이게 만드는 원 컨티뉴어스 숏처럼 전장의 생생한 열기를 온몸으로 느끼게 만든다.
 
때문에 영화의 후반부는 폭발력이 넘친다. 잠시도 쉴 틈을 주지 않고 공격 또 공격한다. 이 공격은 관객을 향하는 공격이기도 하다. 관객과 영화가 함께 호흡하면서 몰입을 극대화시킨다. 최절정에 이를 때까지 호흡을 끊지 않으며 적의 공격을 받는 듯한 느낌에 빠진다. 이는 전쟁영화가 줄 수 있는 가장 아찔한 순간이며, 애국심을 자극하는 코드 없이 군인에 대한 존경과 경의를 표하게 만든다.
 
<아웃포스트>는 현대 전쟁영화가 어떤 패러다임을 바탕으로 만들어지는지 보여주는 작품이다. 희생과 애국심을 강조했던 기존의 연출에서 벗어나 전장의 실상을 디테일하게 담아내고 전쟁 장면에 힘을 주며 현장감을 이끌어낸다. 이념과 대립에서 벗어나 극적인 재미와 전쟁의 처절함을 얼마나 실감나게 담아내느냐가 화두가 되었음을 보여준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준모 시민기자의 블로그에도 게재됩니다.
아웃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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