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2021 시즌의 개막을 알리는 FA 커뮤니티 실드가 펼쳐졌다.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30년 만에 우승 타이틀을 거머쥔 위르겐 클롭 감독의 리버풀과 미켈 아르테타 감독의 부임 후 첫 트로피(FA컵) 획득에 성공한 아스널이 30일 오전 0시 30분(한국시간) 영국 축구의 성지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격돌했다.

양 팀의 대결은 승부차기 끝에 아스널의 승리로 끝났지만 이번 시즌의 시작을 알리는 의미 있는 경기임과 동시에 시즌 시작부터 우승 타이틀을 획득할 수 있는 중요한 경기였다. 아스널은 이날 승리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커뮤니티실드 21회 우승 기록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16번의 우승을 기록했다. 흥미진진했던 이날 경기를 되돌아보자. 
 
선발 라인업_아스널
 
지난 시즌 잉글랜드 FA컵 대회에서 프랭크 램파드 감독의 첼시를 누르고 우승을 차지하며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아스널은 이날 경기에서 3-4-3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골문에는 아르헨티나 출신의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즈 골키퍼가 선발 출전했다. 지난 6월 21일 브라이튼과의 리그 30라운드에서 닐 무페이의 무리한 동작으로 인해 시즌 아웃을 당했던 베른트 레노가 복귀하였지만 아르테타 감독은 시즌 말미에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었던 마르티네즈를 선택했다.

3백에는 중앙에 브라질 출신의 베테랑 수비수 다비드 루이스를 중심으로 장신 수비수 롭 홀딩이 함께 나섰고, 영리한 움직임과 날카로운 크로스를 가진 키어런 티어니 역시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미드필더 라인에는 중앙에 팀의 든든한 살림꾼 그라니트 자카와 임대 복귀한 이집트 출신의 모하메드 엘네니가 호흡을 맞췄다. 양쪽 윙백으로는 빠른 발을 이용하여 공격적인 오버래핑을 선보이는 헥토르 베예린과 97년생의 윙백 에인슬리 메이틀랜드 나일스가 측면을 공략하기 위해 선발로 나섰다.

공격진에는 자타 공인 아스널 최고의 선수 피에르 에메릭 오바메양을 필두로 좋은 침투력을 가진 에디 은케티아와 2001년생 왼발잡이 유망주 부카요 사카가 리버풀의 골문을 조준했다.
 
선발 라인업_리버풀 FC
 
1989-1990 시즌 이후 30년 만에 리그 우승 타이틀을 차지한 리버풀의 위르겐 클롭 감독은 아스널을 상대로 4-3-3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골키퍼는 리버풀의 든든한 수문장 알리송 베커가 아스널 선수들의 공격을 막아내기 위해 어김없이 선발로 나섰다.

4백에는 중앙에 세계 최고의 수비수 버질 반 다이크와 97년생의 잉글랜드 센터백 조 고메즈가 나섰다. 왼쪽에는 리버풀의 든든한 살림꾼 앤드류 로버트슨이 나섰다. 오른쪽에는 로버트슨과 영혼의 단짝인 알렉산더 아놀드의 근육 부상으로 인해 팀의 유스 출신인 네코 윌리암스가 선발로 출전했다.

미드필더 라인에는 후방지역에서 항상 든든하게 포백을 보호해 주며 종종 번뜩이는 중거리 골을 터트리는 파비뉴와 지난 시즌 동료들에 비해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여준 네덜란드 미드필더 조르지니오 베이날둠이 나섰다. 남은 한자리에는 주전인 조던 헨더슨의 무릎 부상으로 인하여 베테랑 멀티 자원 제임스 밀너가 출격했다.

3톱에는 리버풀이 자랑하는 날카로운 삼지창 일명 '마누라 라인'으로 불리는 사디오
마네, 호베르투 피르미누, 모하메드 살라가 선발로 나섰다. 
 
양 팀을 뒤덮은 부상 악령
 
이날 경기의 선발 라인업이 발표된 직후 많은 축구팬들은 고개를 갸우뚱했을 것이다. 바로 양 팀 라인업에 주전 선수들의 이탈이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아르테타 감독의 아스널에서는 장기 부상 중인 주전 골키퍼 베른트 레노를 비롯해 수비진에서는 센터백 자원인 파블로 마리와 칼럼 채임버스 그리고 슈코드란 무스타피까지 부상으로 인해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했다.

또한 공격진 역시 가브리엘 마르티넬리가 지난 6월 훈련 중 다친 무릎 부상으로 재활 중에 있다. 부상과는 별개로 알렉산드로 라카제트와 니콜라스 페페와 같은 주전급 자원들도 이날 경기 엔트리에서 제외되었고, 첼시로부터 이적해온 윌리안 역시 데뷔전을 다음으로 미루게 되었다.

부상으로 신음하는 것은 리버풀도 마찬가지였다. 팀의 주장 조던 헨더슨의 무릎 부상과 월드클래스 윙백 알렉산더 아놀도 역시 부상으로 이 날 경기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또한 중원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가져가며 팀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수 있는 알렉스 옥슬레이드 채임벌린 역시 부상으로 인해 친정팀과의 맞대결이 불발되었다.
 
경기 포인트
 
이날 경기의 포인트는 얼마나 효율적으로 경기를 운영했는가에 있다. 이날 승부차기 끝에 패배한 리버풀은 공 점유율을 유리하게 가져가며 경기의 주도권을 잡았다. 또한 슈팅 역시 8:15로 거의 2배에 가까운 슈팅을 시도했다. 패스 성공률 역시 아스널은 78%로 리버풀의 86%보다 저조한 성공률을 기록했다.

측면에서의 크로스 역시 아스널은 14개를 기록한 반면 리버풀은 10개가 더 많은 24개를 기록하며 경기 내내 아스널의 수비진을 괴롭혔다. 그러나 통계 수치를 비웃듯 90분이 지난고 난 후 양 팀은 1:1의 스코어로 승부차기에 돌입하였고 결국 리안 브루스터의 실축으로 우승 타이틀은 아스널에게 돌아갔다.

아스널은 이날 경기에서 선 수비 후 역습 전술을 펼쳤다. 전반 12분 선제골을 기록한 오바메양의 골 장면을 보면 선 수비 후 역습 전술의 정석을 보는 듯한 장면이 펼쳐졌다. 오른쪽 측면에서 볼을 잡은 부카요 사카가 리버풀 진영에 아스널 선수가 많이 없자 바로 오바메양을 보고 반대편 공간에 볼을 전달했고 오바메양을 볼을 잡은 후 본인의 전매특허인 오른발 감아 차기로 골을 기록했다.

선제골을 헌납한 리버풀은 결국 전반전을 본인들 주도하에 끌고 갔음에도 불구하고 인상적인 공격 장면 하나 남기지 못하고 후반전을 맞이해야했다. 후반전에는 여러 교체 자원들을 통해 전반전보다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며 교체로 들어온 미나미노 타쿠미가 후반 73분 동점골을 기록하며 추격에 나섰지만 아스널의 수비를 더 뚫기에는 리버풀의 공격은 너무 안일했다.

이날 경기에서 유일하게 리버풀 선수 중 눈에 띄는 활약을 한 로버트슨의 크로스를 통해 골을 노렸지만 높은 신장을 가진 다비드 루이스와 롭 홀딩에게 계속 막혔다. 90분 안에 효율적으로 경기를 이끌어 가지못한 리버풀을 기다리고 있는 건 패배였다.
 
리그 개막까지 약 2주 정도 남은 가운데 아스널은 이날 보여준 모습을 잘 이어갈 수 있을지, 리버풀은 빠르게 팀의 문제점을 파악해 디펜딩 챔피언의 위엄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인지 9월 12일 개막하는 2020-2021 프리미어리그를 기다리며 양 팀을 비롯한 프리미어리그 팀들의 행보를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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