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인터넷과 모바일 보이는 라디오 서비스로 SBS 라디오를 감상하던 청취자들은 평소와는 다른 풍경을 목격할 수 있었다.

각 프로그램 진행을 맡은 DJ들과 초대손님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방송에 임하는 모습은 최근 들어 악화되고 있는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를 실감케 했다. 평소와 다름없이 재치 넘치는 멘트로 사람들을 즐겁게 해줬지만 마스크 착용한 DJ들의 이날 모습에선 사뭇 비장함도 감지되었다. 

라디오 DJ들, 24일부터 마스크 쓴 채 생방송 진행​
 
 지난 24일 방송된 SBS파워FM '두시탈출 컬투쇼'

지난 24일 방송된 SBS파워FM '두시탈출 컬투쇼' ⓒ SBS

 
<김영철의 파워FM>을 비롯해서 <두시탈출 컬투쇼>, <붐붐파워> 등 SBS 인기 라디오 DJ들은 24일 마스크를 쓴 채 2시간 생방송을 활기차게 이끌어 나갔다. 프로그램 시작에 앞서 컬투쇼 DJ 김태균은 "보이는 라디오를 통해 보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마스크를 낀 채 진행중이다. 그래서 평소보다 소리가 탁하게 들릴 수도 있다"라고 양해의 말을 전했다. 이어 "상황이 상황인 지라 이제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써야 한다고 한다. 마스크 착용 지침에 따라야 한다. 코로나에 질 수 없다"라며 지금의 분위기를 설명했다.

스페셜 DJ로 월요일 방송에 참여한 개그맨 문세윤은 "요즘 마스크 성능이 좋아서 잘 들린다. (우리는) 답답하지만 청취자들을 위해 목소리를 크게 내겠다"면서 김태균의 진행에 힘을 보탠다. 

이보다 앞서 활기찬 아침 시간을 만들어주던 <김영철의 파워FM> 역시 DJ 김영철을 비롯해서 고정 초대손님인 성우 정형석, 박지윤 등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프로그램에 임했다. 연일 속사포 멘트와 흥에 넘치는 분위기로 진행하는 김영철에게도 쉽지 않은 하루였던 모양이다. 개인 SNS를 통해 "숨이 가파르고 안경에 김이 서리는..." 이라는 글과 함께 사진을 올려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몇몇 진행자들은 간혹 발음이 엉킨다거나 방송 말미 숨가쁜 호흡을 들려주기도 한다. <붐붐파워>를 이끄는 예능인 붐은 24일 생방송에서 마스크를 쓴 채 2시간 내내 춤까지 선보이며 라디오를 진행하다 탈진에 가까운 지친 모습을 보여 청취자들에게 웃음과 걱정을 동시에 안기기도 했다.

이밖에 이준, 허지웅 등 많은 SBS 진행자들이 마스크 착용 사진을 프로그램 공식 SNS에 올리면서 24일부터 이뤄진 서울시 전역 실내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 시책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장시간 말하기도 쉽진 않지만... 청취자 위해 힘 낸다​
 
 24일 방송된 SBS파워FM '김영철의 파워FM'

24일 방송된 SBS파워FM '김영철의 파워FM' ⓒ SBS

 
안전을 우선으로 고려한 SBS라디오의 선택은 나름의 숨은 속내가 있어 보인다. 이미 지난주 각종 계열사가 입주한 SBS 상암 프리즘센터는 근무자 코로나 확진으로 폐쇄되는 홍역을 치른 데다 목동 본사 인근에 위치한 CBS 라디오는 아예 셧다운이라는 초유의 상태를 겪기도 했다. 이미 각종 보도를 통해 소개된 것처럼 주요 드라마, 예능 제작이 속속 중단되는 등 방송사들도 코로나19를 피해가지 못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까지 고려되는 시점에서 라디오의 가치는 그 어느 때 보다 중요해졌다. PD, 작가 등 소수 정예 제작진으로 이뤄진 라디오 프로그램은 코로나 19 시대 '집콕' 생활을 해야 하는 청취자에게 버팀목 같은 존재다. 라디오 방송 중단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막기 위해서라도 미리 방역에 힘쓰고 조심하는 것은 꼭 필요하다. 요즘 같은 시대 그들이 있어 참 고맙다.
 
 붐, 허지웅 등 SBS라디오 DJ들은 지난 24일 방송부터 마스크를 쓴 채 생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붐, 허지웅 등 SBS라디오 DJ들은 지난 24일 방송부터 마스크를 쓴 채 생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 SBS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SBS라디오 코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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